장내세균의 역습 - 식이섬유와 유산균을 많이 먹으라는 말은 잘못됐다
에다 아카시 지음, 박현숙 옮김, 김나영 감수 / 비타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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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내 장은 튼튼해라 생각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여전히 장은 튼튼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별 문제 없던 나의 장은 조금씩 이상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찬 음식을 먹거나 기름진 돼지고기를 먹고 나면 배가 살살 아파오기 시작해 힘든 경험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무엇이 젊을 때의 나의 장의 상태와 나이 든 후의 장의 상태를 변화시켰을까? 나의 잘못된 식습관이 원인이었을 것이라 짐작된다. 장이 튼튼하다는 자만으로 음식을 가리지 않고 먹었던 습관이 지금의 나의 장 환경을 만들었다. 장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유산균 제를 먹어보았지만 나에게는 맞지 않아 지금은 먹고 있지 않다.

 

장내세균의 역습은 일본소화기학회 전문의 에다 아카시가 장 트러블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을 진찰한 경험과 전문적인 지식을 소개한 책으로 장내세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과민성 장 증후군은 일반적으로 복통, 복부 팽만감 및 불쾌감, 배변 습관 변화 등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 병으로 생활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민성이란 말 속에 내포되어 있듯 이 병은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성 질환으로 취급되고 있다. 심리적인 문제로 분류되면서 이 병의 원인을 환자의 심리 상태에 돌린다. 자격증 시험을 치르는 시험장에서 울리는 내 배의 꾸르륵 소리 때문에 신경 쓰여 계속 물만 마셨던 적이 있다. 배가 고픈 것이 아님에도 배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는 것도 과민성 장 증후군의 증상이라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이 소리는 왜 나는 것일까? 과민성 장 증후군은 아시아 전체 인구의 9.7%’(23페이지)가 앓고 있고, 이 비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왜 과민성 장 증후군으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일까? 장내세균의 역습에서는 이 문제의 원인의 중심에 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장에 문제가 발생할 때 복통, 복부 불쾌감, 복부 팽만, 배변 습관 변화, 속 쓰림, 구토, 과도한 포만감과 더불어 만성 피로, 나른함, 에너지 부족, 집중력 저하, 기억 장애와 인지 기능 장애, 뇌 기능 저하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과도하게 증식한 장내세균이 내독소를 발생했을 때 장뿐만 아니라 뇌와 간에도 손상을 주고, 생리통과 자궁내막증에도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몇 년 전 이유 없이 피곤함이 심해져 피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받았던 적이 있다. 검사 결과는 이상 없음으로 나왔지만, 피곤함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다행히 시간이 지난 후 나아졌지만, 피곤함으로 인해 온 몸이 납덩이를 인 것 같던 당시에는 큰 병에 걸린 건 아닌지 겁도 나고 검사 결과를 받은 후에도 답답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았었다.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소장 내 장내세균 폭주가 원인이었을 것이라 짐작된다. 서양식 육류 위주의 고지방 식습관과 밀가루 섭취가 장내세균의 폭주의 원인으로 밝혀지고 있다. 생선보다 고기를 더 좋아하고, 밀가루 음식을 즐겨 먹었던 나의 식습관이 장 건강을 해치는 가장 큰 원인이었던 것이다. 소장을 건강하게 유지해야 에너지가 만들어져 기운이 생긴다.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해 소장에 무리가 발생하고 소장 내 장내세균이 과도하게 증식할 때 내가 느꼈던 극심한 피로감 외에도 여러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사람의 인체에 유익한 균인 장내세균이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해 해로운 균으로 변해 몸을 공격하게 된다. 이것이 장내세균의 역습이다.

 

장내 세균은 필요하지만 그 수가 너무 많아지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원인이 된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생명체인 세균은 산소가 없는 인간의 장에 자리 잡고 인간의 몸과 마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간의 신체 기관 중 가장 먼저 발달한 소화관에 존재하는 장내 세균이 뇌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도 있다. 장내세균의 역습54~55페이지에는 인체 장내세균 지도가 수록되어 있다. 우리 몸속 장내 세균을 박테로이데테스, 후벽균문, 프로테오박테리아문, 방선균문4개 그룹으로 분류하고 장내 세균의 종류를 적어놓았다. 인간의 몸속에는 다양한 종류의 장내세균이 존재한다. 이들은 서로의 균형을 통해 인간과 공존하는 삶을 살아간다. 장내세균 중 특정 세균이 과도하게 많아지면 장내 환경의 균형이 깨지면서 질병의 원인이 된다.

 

장내 세균이 이상 증식을 했을 때 이를 막기 위해 장 스스로 정화 운동을 한다. 소장은 음식물을 소화시킬 때는 연동 운동을 멈춘다. 장이 공복 상태에 들어가면 연동 운동을 하고, 이때 꼬르륵 소리가 난다. 이것은 장 스스로 정화 운동을 하고 있다는 신호이다.(149페이지) 현대인들은 영양 과잉 섭취로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기 전에 음식물을 섭취하고 이는 장 스스로의 정화 운동을 방해하게 된다. 나 또한 배가 고파서가 아닌 끼니때가 되었을 때나 간식으로 음식물을 섭취해 장이 쉬는 시간을 주지 않고 있다. 장의 연동 운동, 즉 정화 운동이 멈추면 장에 해로운 세균들이 증식하게 된다. 장내 세균의 증식은 장의 염증을 유발하고, 만성화된 염증은 장뿐만 아니라 다른 장기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장을 편안하게 하는 방법으로 책에서는(장내세균의 역습) ‘규칙적인 생활’, ‘오메가 3 지방산 섭취’, ‘녹황색 채소 섭취’, ‘사골국물(천연 젤라틴)’, ‘비타민과 미네랄 섭취’, ‘저포드맵 식사법(211페이지, 저포드맵 식사의 진행)’을 실천하라고 적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보충은 사람에 따라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 장 건강에 좋은 유익균 섭취가 장 트러블을 해결하는 최고의 해결법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기존에 장 건강에 좋은 음식으로 소개되었던 발효식품, 낫토, 요구르트 등이 오히려 장 속 세균을 과잉 증식시켜 가스, 복통, 설사, 변비 등의 장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장내세균의 과잉 증식을 예방하고 장 건강을 지키기 위해 여러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 방법들은 사람들마다 다른 효과와 부작용을 나타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개개인의 상태에 맞는 처방이 필요하다. 장 트러블을 단순히 배변의 문제와 배에 차는 가스, 배에서 나는 소리만 생각했던 나의 생각은 장내세균의 역습을 읽고 난 후 완전히 뒤집혔다. 단순한 장의 문제가 아닌 몸 전체와 심리까지 영향을 미치는 장내 세균에 대해 더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장내세균의 역습은 소화기 내과 전문의가 장내세균에 대한 지식과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장내세균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적고 있다. 장내세균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과 증상과 해결 방법을 알려준다. 장내세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더 깊이 있게 알게 된다면 여러 질병의 원인을 다각도에서 찾아 올바른 치료 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장내세균의 역습은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환자의 질병을 진료하고 처방하는 의사들도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 생각한다. 전문의들이 읽고 진단하고 처방을 내릴 수 있는 처방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잘못된 진단은 잘못된 처방을 내리게 한다. 환자는 잘못된 처방으로 인해 계속 질병을 앓게 되고 그로 인해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병의 원인을 찾을 때 눈에 보이는 부분과 보이지 않는 부분을 함께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발췌글

9

오랫동안 장 트러블로 고통 받으며 당연히 누려야 할 삶의 질과 행복을 포기해온 환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19

과민성 장 증후군은 일반적으로 복통, 복부 팽만감 및 불쾌감, 배변 습관 변화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거의 10명 중 1명이 과민성 장 증후군 증상을 앓고 있으며, 장 문제로 장기간 혹은 빈번하게 휴가를 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47

장내세균의 역사는 지구 탄생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균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생명체 중 하나로 42억 년 전에 탄생했다. 당시 지구는 산소가 거의 없는 상태였고, 세균은 그 무산소 세계에 생존했다. 지구상에서 산소가 발생한 이후 산소를 싫어하는 세균은 다시 산소가 없는 환경을 찾아 살게 된다.

사람의 대장 속도 산소가 거의 없다. 그래서인지 현재 알려진 장내세균 대부분이 대장에 서식하고 있다.

 

77

소장에는 장내세균이 매우 적어야 정상이다. 이에 비해 대장에는 소장의 수십 배에 달하는 장내세균이 서식하고 있다. 이 균형이 깨지면 소장 속 장내세균이 폭발적으로 증식한다.

 

112

가스의 어원은 그리스어의 카오스이다. 말 그대로 소화관에 쌓이는 가스는 혼돈 그 자체이다. 건강한 사람은 매일 몇 리터의 가스를 발생한다.

 

129

소장을 건강하게 유지하면 기운이 생긴다. 세포의 미토콘드리아가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146

건강한 사람일수록 장내세균 종류도 다양하다. 세균 종이 다양할수록 면역력이 높아져 몸 전체 건강에 도움이 된다.

 

148

인체는 세균 과잉 증식을 억제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마련하고 있다. 잘못된 종류의 세균이 소화관 바깥 특히, 혈액으로 새지 않도록 면역계를 침입한 세균이나 바이러스, 진균 등의 특정 병원체를 공격한다.

 

152

세균은 몸속 원래 있어야 할 장소에 있으면서 제 역할을 다할 때 유익균 역할을 한다. 잘못된 장소로 이동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적은 외부가 아니라 우리 내부에 있다.

 

226

장내세균을 유전학적으로 조사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알려진 상식과는 다른 진실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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