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 영화로 세상을 논하다 - 비판적 시각을 길러주는 우리 영화 읽기
이임정 외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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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 영화로 세상을 논하다는 총 20편의 영화와 함께 읽으면 좋은 도서 50선을 소개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영화를 보고 영화에서 이야기 하는 사회 문제를 들여다 본 후 더 깊이 있는 사고와 비판력을 기를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이 책을 함께 읽고 영화를 본 후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더 확장해서, 소개된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하며 책을 읽기 시작해 본다.

 

청소년들이 사회의 많은 문제들을 영화를 통해 공유하면서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5페이지)

 

1<어른들은 모르는 우리들만의 비밀><<우리들>>, <<4>>, <<벌새>>, <<영주>>를 소개하고 있다. 네 작품은 힘든 상황을 이겨나가면서 성장하는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주인공들의 이야기와 사회적 이슈가 되는 문제들을 연결해 우리에게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윤가은 감독의 <<우리들>>은 사춘기 열한 살 아이 선이 겪고 있는 친구관계, 왕따 문제와 입시 위주의 사교육 문제 등 아이와 연관된 여러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다. 열한 살 아이들의 우정을 봉숭아매니큐어를 대비시켜 이야기한다. 선과 지아는 진짜 우정과 가짜 우정을 구별할 줄 알게 되고 그 과정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한다. 사회에서 이슈가 되는 문제를 다루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정지우 감독의 <<4>>1등만 기억하는 세상을 비판하는 영화다. 올림픽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는 영웅이 되지만 은메달을 딴 선수는 금메달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수영선수 준호는 메달을 많이 땄지만 1등은 해보지 못했다. 준호의 엄마는 아들에게 재능이 있다는 믿음으로 아이가 받을 상처나 아픔보다 메달(1)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준호는 코치에게 매를 맞으며 훈련을 계속하고 이 사실을 알고도 엄마는 1등을 위해 준호를 보호하지 않고 코치의 폭력에 침묵한다. 부모는 아이가 행복하길 바라지만, 그 행복의 기준을 아이에게 맞추지 않고 부모 자신이 세운 기준으로 아이의 행복을 바라고 아이를 키운다. 수영을 좋아하는 준호는 자신의 꿈이 아닌 엄마의 꿈을 위해 수영을 하면서 수영을 그만둔다. 하지만 자신의 꿈을 위해 수영을 다시 시작한 준호는 홀로 대회 준비를 하고 대회에 출전한다. <<4>>은 아이의 행복을 바라는 부모들에게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꿈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아이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행복을 이야기하고 있다.

 

김보라 감독의 <<벌새>>는 독립영화로 세계 영화제에서 많은 상(45관왕)을 받은 것으로 유명해진 영화로 2019년 청룡영화제에서 <<기생충>>을 제치고 각본상을 받았다. 중학교 2학년 은희는 성적으로 학생을 평가하는 학교와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아빠와 오빠로 인해 힘든 사춘기를 보낸다. 한문학원에서 김영지 선생님을 만나고 은희의 마음을 아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 것 같아요’(41페이지)라는 질문을 받지만 답이 생각나지 않아 혼란을 겪는다. 김용지 선생님을 만난 후부터 스스로 자신을 사랑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 노력한 은희는 친구들을 진심으로 바라보고 이해하면서 성장해 나간다. 영화 <<벌새>>는 주인공 은희와 함께 은희의 가족들과 친구도 함께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영주>>의 감독 차성덕 감독은 영화는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관객을 불편하게 해야 한다’(54페이지)고 말한다. 열 살 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부모님의 이야기를 주인공에게 이입한다. 부모의 보호를 받던 남매가 어느 날 갑자기 부모의 부재로 인해 겪게 되는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을 이야기한다. 영화는 이 이야기만을 하지는 않는다. 교통사고 피해자인 영주 남매와 함께 가해자인 두부 가게 아저씨의 삶도 함께 들여다 볼 수 있게 하면서 피해자와 가해자가 서로를 보듬고 용서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1부는 영화와 사회적 이슈를 연결하고, 영화 속 인물들의 심리를 심리학적 관점에서 설명한다. <<우리들>>에서는 왕따 문제, 사교육 문제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4>>1등만을 인정하는 사회와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스포츠계의 폭력과 부모의 잘못된 행복관과 교육관에 대해 비판한다. <<벌새>>에서는 성적 순으로 아이들을 평가하는 교육 시스템과 가정 폭력의 문제점, 사춘기 아이들의 방황, 학업 스트레스 등을 이야기 한다. <<영주>>는 학교, 사회, 가정이 제 역할을 제대로 못할 때의 문제점을 이야기 한다. 심리학점 관점에서 바라본 영화 해석은 <<우리들>>에서는 심리학자 매슬로의 욕구 이론으로 아이들이 친구들에게 인정받기를 바라는 마음을 설명한다. <<벌새>>에서는 등장인물들의 그림자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림자는 융의 이론과 연결된다.

 

2<세상에 감추어진 중요한 진실>에서 <<논픽션 다이어리>>, <<괴물>>, <<기생충>>, <<직지코드>>는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영화 속 인물과 배경을 통해 우리 모두에게 사회문제를 재인식시키는 영화다.

 

정윤석 감독의 <<논픽션 다이어리>>는 연쇄살인 지존파 사건,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를 하나의 덩어리로 연결한 영화다. 이 영화는 사건과 사고가 특정 집단이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 속에서 만들어진 문제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사회가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그로 인해 어떤 비극적인 사건들이 일어날 수 있는지를 잊지 말라고 알려주고, 그를 막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게 하는 영화다.

 

<<괴물>>은 봉준호 감독의 작품이다. 전쟁 후 폐허가 된 나라를 재건하기 위해 빠르게 경제성장을 이룬 한국은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면서 눈부신 발전을 이룬다.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강한 법이다. 빠른 경제 성장으로 발생하는 사회문제는 감추어지고 그를 배경으로 영화 <<괴물>> 괴물은 만들어지고 더 커졌다. 영화는 국민을 지켜주지 않는 정부와 언론을 믿지 못한 현서의 가족들이 납치된 현서를 구하기 위해 직접 괴물에게 맞서는 모습을 보여준다. 국가는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와 부조리함 앞에서 국민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어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실렸다. 아카데미영화제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한 <<기생충>>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된 영화다. 한국 사회의 불평등, 국가와 권력의 문제, 소시민들의 삶을 다룬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기생충>> 속에도 직접적·간접적으로 들어가 있다. 영화 속 다양한 상징의 의미를 찾으면서 영화를 본다면 더 재미있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를 만든 것은 구텐베르크라고 알려졌고, 그렇게 배웠다. 우광훈 감독의 <<직지코드>>는 최초의 금속활자가 고려의 직지라는 가설을 바탕으로 최초의 금속활자를 추적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역사적 근거가 될 증거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직지가 구텐베르크보다 더 먼저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데 구텐베르크와 관련된 모든 것이 추정일 뿐이라는 사실이 가장 놀라웠다. 증거 자료가 아닌 돈이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문화재의 가치를 자본에 두고 있는 서양은 약탈 문화재를 돌려주지 않고 그들의 미술관, 박물관, 도서관에 소장한다. 문화재를 약탈당한 나라는 문화재의 가치를 정신에 두기 때문에 되찾으려는 것이다. 예전에 직지와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는 인쇄술의 발달로 이어져 활자본의 대중화를 이끌어 사람들의 의식을 바꾸고 종교 개혁을 이끌었다. 그런데 왜 직지는 최초의 금속활자임에도 불구하고 인쇄술의 대중화와 더불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졌었다. 직지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한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약탈 문화재의 환수는 우리 문화의 정신을 되찾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환수에 대한 노력은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직지코드>>는 이를 우리에게 알려주는 영화다.

 

3<기록, 그 너머의 역사>에 소개된 <<말모이>>, <<남산의 부장들>>, <<택시운전사>>, <<1987>>은 우리의 지난 역사를 되새기고, 우리가 민주 국가에서 자유를 누리면서 살아갈 수게 되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음을 알려준다. 개인은 권력 앞에 무력한 존재이지만, 무력한 개인이 함께 할 때 국민을 탄압하는 권력을 무너뜨릴 수 있다.

 

제목 <<말모이>>우리의 말들을 모았다라는 뜻으로 일제강점기에 편찬하고자 했던 사전의 이름이자 말을 모으는 운동이었다.(120페이지) 엄유나 감독은 이 운동을 각색해 우리 말과 얼을 지키려 했던 사람들의 노력을 보여준다. 우리가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는 우리글과 말은 이런 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존재할 수 있었다. 자신의 언어를 잃은 민족은 전부를 잃는 것과 같다. 지금 내가 이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분들의 노력과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우민호 감독의 <<남산의 부장들>>은 중앙정보부장 김재규가 대통령 박정희를 암살한 사건을 다룬 영화다. 독재 정권에 반대해 민주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탄압한 중앙정보부 부장이 독재 정권의 중심축인 대통령을 암살했다.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경제를 살린 대통령, 민주주의를 탄압한 독재 대통령이라는 평이 갈리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한 김재규에 대한 평가도 나뉜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국민의 자유는 억압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역사의 평가는 후대의 몫이다. <<남산의 부장들>>은 우리에게 이 사건을 다시 알려주면서 어떤 평가를 할 것인지 우리에게 묻고 있다.

 

<<택시운전사>><<남산의 부장들>>과 연결해서 보면 좋은 영화라 생각한다. 장훈 감독은 5.18민주화 운동의 현장에 있었던 외국 기자와 기자를 광주까지 태워준 택시운전사를 주인공으로 역사의 현장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국민에게 총을 쏘는 군인들, 자기 나라 군인들에게 죽임을 당하면서 폭도로 매도되었던 국민들, 그날의 참상을 세상에 알린 기자와 그를 도운 택시 운전사의 이야기. 영화 속 장면들은 너무나 처참해 숨이 막힐 지경이다. 실제 현장은 이보다 더 처참했으리라 생각한다. 그 당시에 나머지 국민들은 군인들이 폭도를 진압한다는 것으로 알고 일상생활을 이어갔다. 묻혀버렸을 진실은 한 외국 기자의 보도로 알려졌고, 광주시민들은 폭도의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권력 앞에서 얼마나 무력하게 무너질 수 있는지, 약한 인간들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얼마나 강인해질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영화다.

 

장준환 감독의 <<1987>>은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택시운전사>>에 이어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을 이야기한다. 19876월 항쟁은 장기집권을 노리는 전두환의 야욕을 막고 대통령직선제를 이끌어 낸 민주화항쟁이다.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습니다’(169페이지), 이 말은 조사를 받던 박종철 학생이 사망했을 때 정부 측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아이가 들어도 웃긴 말을 정부 관계자는 공식 입장으로 발표한다. 박종철 사망 후 민주화 운동은 더 격렬해졌고, 19876월 또 다른 학생 이한열이 민주화 시위 중 최루탄에 맞아 부상을 입고 치료 중 끝내 사망한다. 민주화 항쟁 희생된 분들과 항쟁을 계속한 이들로 인해 우리는 더 자유로운 세상에서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영화는 우리에게 이런 사실을 기억하라고 말하고 있다.

 

4<인간의 탐욕이 만든 재난><<연가시>>, <<설국열차>>, <<기묘한 가족>>, <<삽질>>의 네 영화를 통해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일어날 수 있는 재난을 보여준다. 재난 상황에서 인류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박정우 감독의 <<연가시>>는 인간의 몸으로 들어가 뇌를 조종하는 기생충 연가시로 인해 아수라장이 되어가는 가상의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여준다. 병을 낫게 하는 치료제와 백신이 없을 때 불안해하는 모습은 백신이 없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과 비슷해 보인다. 연가시로 고통 받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코로나를 이겨내기 위해 애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전염병과 같은 재앙은 계속될 것이다. 영화는 이런 재앙이 닥쳤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우리에게 이야기 하고 있다.

 

<<괴물>>, <<기생충>>에 이어 책에 실린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는 한정된 공간에서 생존해야 하는 열차 안을 배경으로 한다. 인간으로 인해 망가진 지구는 온 세상이 얼어붙는다. 살아남기 위해 열차에 탄 사람들은 칸으로 나뉜 계급화 된 공간에서 살아간다. 최하층민이 살던 꼬리 칸에서 시작한 반란은 열차의 모든 칸을 거쳐 맨 앞 칸 열차 설계자 윌포드에게 도달하게 한다. 인간의 욕망으로 만들어진 기계는 인간에 의해 파괴되고 유일한 생존자인 아이들 요나와 티미는 열차 밖 세상으로 나간다. 얼어붙은 세상은 절망적이지만 멀리 보이는 북극곰을 통해 미래의 희망을 암시하면서 영화는 끝난다. 세상이 멸망한다면 인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살아남은 생존자들의 삶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상상하게 만드는 영화는 지구를 파괴하고 있는 인류에게 경고장을 던짐과 동시에 인류의 희망은 인류라고 말하고 있다.

 

이민재 감독의 <<기묘한 가족>>은 기업의 이익을 위한 실험으로 인해 탄생한 좀비가 등장한다. 좀비를 발견한 가족은 좀비에게 물리면 회춘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돈을 받고 사람들을 좀비에게 물게 한다. 인간이 만든 좀비 바이러스는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세상에 널리 퍼진다. 회춘이라는 달콤한 꿈을 꾸던 사람들은 발현하기 시작하는 좀비 바이러스로 인해 좀비로 변해 사고하는 능력을 잃고 공격성만 남게 된다. 최초에 좀비에게 물렸던 가족의 아버지 만덕이 바이러스 항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가족들은 만덕을 이용해 바이러스를 치료해준다. 바이러스로 일상이 어려워진 현재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백신과 치료제이다. 바이러스는 자국만을 위해 치료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백신은 인류 모두에게 제공되어야 한다.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생겨난 바이러스는 인간을 공격하고, 바이러스에 대한 해법은 결국 인간만이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영화는 말하고자 한다.

 

<<삽질>>은 김병기 감독의 작품으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시민단체와 환경단체의 반대에도 밀어 붙였던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녹조 라떼 라는 불명예를 얻은 실패한 사업 중 하나로 기록된다. 정부는 4대강을 반대하는 단체를 압박하고 언론을 통제하면서 4대강 사업을 밀어붙였다. 이 영화는 환경 보다 경제적 이익을 내세우면서 여론을 무시한 정부의 비민주적인 행태를 고발한다. 지구를 살아가기 위해 환경은 지켜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도 지구촌 여기저기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환경이 파괴되고 있다. 인류가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해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5<손잡고 가야 할 길>에 실린 <<신과 함께>>, <<엑시트>>, <<나의 특별한 형제>>, <<82년생 김지영>>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와 이 관계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영화들이다. 사람은 홀로 살아갈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의 인연은 더 귀하고 소중하다.

 

주호민의 웹툰 <신과 함께>를 원작으로 한 영화 <<신과 함께>>1, 2편으로 나뉘어 상영된 영화다. 사람은 죽은 후 어디로 가게 될 것인가에 대한 답으로 저승세계를 배경으로 현생에서 한 행동에 대한 심판을 받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인간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과 사람들의 모습에 더불어 인간 세상에서 발생하는 부조리함을 보여준다. 이 영화를 보면서 무엇이 선이고 악인지, 진정한 인과응보란 어떤 결말을 나타내는지도 고민하게 되었다. 사람의 인연은 어떻게 연결되고 끊기는 걸까? 무엇이 사람들을 서로 연결하는 끈으로 작용하는지 궁금하다. 나와 인연이 닿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다.

 

가스 테러로 도시가 마비된 재난 상황을 그리고 있는 이상근 감독의 <<엑시트>>는 두 주인공의 탈출 과정을 통해 재난 속에서 피어나는 가족애와 인간애를 보여주는 영화다. 가족을 위해, 어린 학생들을 위해 구조될 수 있는 기회를 양보한 두 주인공은 위로 올라오는 가스를 피해 더 높은 지점을 찾아가고 극적으로 구조되어 가족을 만나게 된다. 영화 속 이야기이지만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이야기는 재난 상황에서 어떤 사람이 진정한 영웅인지 말하고 있다.

 

육상호 감독의 <<나의 특별한 형제>>는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다. 영화는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장애인 세하와 동구는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의지하면서 살아간다. 장애인은 돌봐주어야 하고 보호받아야 한다는 고정된 생각을 벗어나 장애인도 충분히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보여준다. 장애인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은 장애인과 편견을 갖고 있는 사람 모두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잘못된 편견을 벗고 모두가 같은 존재로 함께 하는 세상을 꿈꾸게 하는 영화다.

 

김도영 감독의 <<82년생 김지영>>은 조남주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처음 이 작품이 나왔을 때 누군가는 페미니즘 소설이라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작품을 읽고 난 후 여자 주인공이 힘들고 방황하는 만큼 남자들도 똑같이 힘들고 방황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로 산다는 것이 힘든 만큼 남자로 살아간다는 것도 힘든 삶이라 생각한다. 남아선호사상으로 아들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에서 아들로 산다는 것 또한 짓누르는 무게와 책임감에 숨이 막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과 영화는 단순히 페미니즘을 이야기 한다고 단정하기 보다는 여자와 남자를 떠나 모두가 귀하고 동등한 존재라는 것을 말하고자 한 것이라 생각한다.

 

십대, 영화로 세상을 논하다는 영화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돌아보고 그 안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해법을 찾을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다섯 개의 소제목 <어른들은 모르는 우리들만의 비밀>, <세상에 감추어진 중요한 진실>, <기록, 그 너머의 역사>, <인간의 탐욕이 만든 재난>, <손잡고 가야 할 길> 별로 각각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한다. 영화를 소개하면서 영화를 보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질문을 적어놓아서 글을 읽는 동안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더 하게 한다. 영화 분석 글 뒷부분에 실린 <함께 보면 더 좋은 추천 영화>에서는 소개한 영화와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그 뒤에는 <우리 영화와 함께 하는 토론·논술 활동>에서 영화를 보고 난 후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질문을 별표로 난이도를 표시해 적어 놓았다. 질문은 영화 내용에 대한 질문과 더불어 사회 이슈를 보여주는 자료와 함께 영화와 사회 문제를 연결해서 생각하게 하는 질문들이다. 영화를 함께 보고 난 후 이 질문들을 가지고 이야기 나눈다면 영화를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책을 끝내기 전 부록 : <한국독서문화연구소 우리 영화 연구팀이 선정한 도서 50>에서는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영화와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을 소개하고 있다.

 

영화는 하나의 주제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등장인물과 여러 배경을 통해 감독은 사회에 만연한 문제를 영화 속에 담고 있다. 영화를 보는 우리는 영화를 보면서 우리 사회의 문제를 재인식하고 그 문제들은 왜 발생하는지, 어떻게 해야 해결가능한지를 생각하고 비판할 줄 아는 사고를 길러야 한다. 영화 제작자를 꿈꾸는 나의 아이에게 이 책을 주면서 영화를 보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소개하려 한다. 십대, 영화로 세상을 논하다를 통해 아이가 더 깊이 영화를 보고 느끼기를 바래본다.

 

 

발췌글

5

선정기준은 영화가 얼마나 그 사회를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는가, 현대 사회가 잃어버린 가치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가, 사회적 문제에 대한 담론 형성에 얼마나 기여했는가입니다.

영화는 사회의 실재적인 문제와 그 문제를 둘러싼 다양한 인간의 민낯을 세밀하게 묘사합니다. 영화의 세상이 우리가 마주한 현실을 은유하는 것이라면 영화는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 선과 악이 공존하는 세계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49

좋은 책과 좋은 영화는 보면 볼수록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줍니다.

 

66

많은 사람이 사건과 사고는 개별적인 문제이며 특정한 집단 또는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이것들은 개별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라는 구조 속에서 만들어진 문제라고 말하는 영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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