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마음이 불행하다고 말했다
손미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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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삶에 지친다는 느낌이 든 적 있다면, 열심히 살고 있는데 행복하지 않다면, 지금 가고 있는 길이 맞는지 확신이 없다면, 이유를 알 수 없는 우울감이나 무력감에 난데없이 눈물이 흘러내릴 때가 있다면’

<<어느 날, 마음이 불행하다고 말했다>>, 8페이지

 이런 적이 있다, 그것도 자주. 이유 없이 눈물을 쏟았던 경험이 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답을 얻고 싶어 책을 읽기 시작했다.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지는 아침, 파란 하늘엔 흰 구름들이 듬성듬성 떠다니고 있다. 기분 좋게 불어오는 미풍이 얼굴을 간질인다. 시간 맞춰 몇 번을 깨어도 일어나지 않는 아이들과 기상 전쟁을 마치고 두 아이 모두 나간 집은 정적이 흐른다. 기분 좋은 정적과 찬란한 햇빛과 파란 하늘, 부드러운 미풍. 기분 좋아야 하는데, 이게 뭐지? 이 감정은 무얼까? 갑자기 아무런 이유도 없이 눈물이 쏟아진다. 이 날씨에 웬 눈물이지? 이유도 없고 나도 이 감정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순간순간 멍해지고 혼자 있을 때면 때를 가리지 않고 눈물이 쏟아졌다. 지금도 나는 내가 왜 그런 상태에 빠졌는지 알지 못한다. 짐작되는 건, ‘번아웃증후군’일 뿐.


 갑자기 불행하다는 감정에 휘말린 손미나작가는 호텔에서 소개해 준 구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구루는 인간을 해석하는 방법 중 한 가지를 이야기 한다. ‘인간을 정신, 마음, 몸 이렇게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 존재로 보는 것’이다. 자기계발, 책임 완수, 사회생활에서의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정신’은 성취에 관여하는 요소인데 이것은 힘도 세고 만족을 모른다고 한다. 정신의 지배를 받게 되면 뭔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계속 더 노력하라고 스스로에게 강요한다는 것이다. ‘마음’은 욕심이 없고 아주 사소한 일에도 만족한다. 즉흥적인 즐거움이나 본능적인 욕구를 충족시켜줄 때 만족한다. 마음은 쉽게 만족하는 대신 상처도 잘 받아 정기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한다. ‘몸’은 아끼고 존중하며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면 좋은 컨디션으로 정신과 마음이 원하는 것을 도와주지만, 잘해주는 척하거나 의리를 저버리는 일은 참지 못한다. 정신의 지배를 받게 되면 책임감과 완벽주의에 사로잡혀 ‘성취’와 관계없는 일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해 마음을 챙기지 못한다. 정신이 목표로 하는 일에 혹사당하다 재충전으로 나아지면 다시 또 혹사당하는 것을 반복하던 몸은 배신감을 느끼고 병을 얻거나, 무기력에 빠져들게 된다고 한다. 열심히 살아온 만큼 마음과 몸은 약해진다.


 그동안 나도 여러 가지 목표를 정해놓고 시간을 쪼개서 하나하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힘들 때면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러고 있나’라는 생각에 포기하고 싶었지만, 포기하면 스스로에게 지는 것 같아 더 열심히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모든 목표를 다 이룬 건 아니지만 장기 목표 중 하나를 성취한 후 만사가 귀찮아졌다. 무기력에 빠지고 거의 일 년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진짜 회복된 건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나는 마음의 소리를 듣고 마음이 원하는 것을 해주었나?’라는 질문을 해봤지만 대답은 ‘아마도 그럴 걸?’이라는 자신 없는 대답만 나온다. 나의 정신은 마음과 몸을 얼마나 혹사시켰던 걸까? 마음, 정신, 몸이 잘 어우러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손미나작가는 상대방의 눈을 10분 동안 들여다보는 경험을 하던 중 1분도 되지 않아 눈물을 쏟아낸다. 요가가 끝난 후 함께 눈을 마주봤던 중년 여성이 ‘꼭 한 번 안아주고 싶은데 괜찮을까요?’라면서 따뜻하게 안아준다. 이 부분을 읽을 때 마음 속 깊이 무언가가 뜨겁게 요동쳤다. 마음이 먹먹해지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나는 이렇게 힘들 때 누군가에게 힘들다 말한 적이 있었나? 없었다. 그렇게 말하면 ‘힘들면 그만해, 누가 너한테 그렇게 하라고 강요했어?’라는 답이 올까봐 힘들어도 혼자 버티면서 살았다. 다른 사람의 만족이 아닌 오직 나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쉼 없는 삶을 살았다. 구루의 말처럼 내 안에 ‘오랫동안 상처 입은 상태로 방치된 아이’가 있는 것도 모르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자, 할 수 있어 등등’을 되뇌면서 살았다. 그렇다면 내 마음이 원하는 건 뭘까? 나도 모르겠다. 계속 물어보는데도 마음에서는 답이 없다. ‘상처 받은 아이’가 움직이질 않는다. 어떻게 해야 이 아이가 움직여 나에게 답을 줄까? 손미나작가는 ‘버킷리스트’를 작성한다. 나도 나만의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보려 한다. 삶은 길지만 또한 짧다. 그 시간 동안 행복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는다.


 불행하다는 마음을 느낀 순간부터 100일간의 여행을 통해 ‘현재 살아 있는 순간을 느끼고 즐겨야 한다’를 깨달은 손미나작가의 삶은 여행 후 많은 것이 바뀌었다. 또 다시 불행하다는 감정이 몰려와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사람들마다 번아웃증후군에서 벗어나는 방법들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100일 동안의 여행은 나에게는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나만의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아서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천천히 갖다 보면 지금의 상황보다는 더 나아지리라 믿는다. 거의 1년 동안의 무기력한 상태에서 조금씩 빠져 나오는 중이다. 혼자서 빠져 나오는 길은 더디고 힘들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나아간다. 『어느 날, 마음이 불행하다고 말했다』, 이 책을 조금 더 일찍 만났더라면 더 빨리 회복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완전히 빠져 나온 건 아니지만, 내가 나아가는 길이 바른 길이라는 걸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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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챙김'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길 바란다. 『어느 날, 마음이 불행하다고 말했다』는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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