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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끌어당기는 프로의 언어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20년 8월
평점 :
학부모로 살아가다 보면 매 학기 아이들에 관한 내용들을 적는 설문지가 도착한다. 학교에 제출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은 커지고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다 시간에 쫓겨 대충 써서 보내게 된다. 보내 놓고도 찝찝함이 사라지지 않아 마음이 불편하다. 새로운 모임이 만들어져 나가게 되면 자기소개를 하고 모임 때마다 자신의 의견을 말해야 할 일이 계속 이어진다. 머리로는 이야기를 정리한다고 하는데 막상 발표를 할 때가 되면 경직된 몸과 혀는 헛소리를 횡설수설 늘어놓곤 한다. 떨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자리에 앉지만 무슨 말을 했는지도 기억나지 않아 뜨겁게 달아오른 얼굴만 부여잡고 스스로를 자책한다. 신학기에 학교에 보내는 안내장을 척척 써내고, 새로운 모임에서 발표할 때 떨지 않고 논리 정연하게 핵심만 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이토 다카시는 『확 끌어당기는 프로의 언어』에서 ‘공감을 얻는 프로의 언어’의 특징 다섯 가지를 설명한다.
공감을 얻는 프로의 언어는 논점을 분명히 한다.
공감을 얻는 프로의 언어는 마음에 다가간다.
공감을 얻는 프로의 언어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공감을 얻는 프로의 언어는 말하는 사람의 얼굴이 보인다.
공감을 얻는 프로의 언어는 강한 인상을 주는 훅(핵심)이 있다.
■ 공감을 얻는 프로의 언어는 논점을 분명히 한다.
첫째, 세 가지로 포인트를 압축하라. 책을 읽고 토론 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할 때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이유를 말해서 상대방을 설득한다. 근거를 제시할 때 가장 이상적인 개수는 세 개다. 사이토 다카시는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있을 때 내용의 포인트를 세 가지로 압축하라고 한다. 스티브 잡스의 스탠퍼드 대학 연설과 도쿄 올림픽 유치위원회 프레젠테이션을 사례로 들어 포인트 세 가지로 압축했을 때의 효과를 보여준다.
둘째, 두 개의 선택지를 제시하라.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선택지를 주고 한 가지를 고르라고 하면 혼란을 겪는다. 하지만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하면 더 쉽게 선택한다. 이렇게 두 개의 선택지를 제시하는 이항대립도식은 원하는 결론으로 유도하고 싶을 때 상대에게 공감을 얻기 쉬운 화법이다.
셋째, 가정법을 사용하라. ‘만약 내가 ~라면..’이라는 가정법을 사용하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고 자신의 뜻을 전달할 수 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찰리 채플린은 <위대한 독재자>를 제작해 히틀러를 비판한다. 가정법을 이용해 하고 싶은 말을 부드럽지만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넷째, 공감을 얻고자 할 때는 질문을 먼저 해라. 질문을 한 후 문제의식을 제시하면 상대방의 공감을 얻기 더 쉽다. 질문은 하나의 답이 나오는 것이 아닌 여러 가지 정답이 나올 수 있는 발문을 해야 한다. 발문은 생각해야 할 주제를 더 깊이 생각할 수 있게 해주고, 서로의 의견을 나눌 수 있게 해준다.
다섯째, 주장을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키워드나 키프레이즈를 정한다. 키워드, 키프레이즈를 사용하면 주장하는 말의 포인트를 더 쉽게 이해하고, 더 강하게 기억할 수 있다. 추상적인 이념이나 정신도 구체적인 경험과 연결해 키워드로 만들면 더 깊이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로 바꿀 수 있다.
■ 공감을 얻는 프로의 언어는 마음에 다가간다.
첫째, 공감을 얻고 싶을 때 상대방의 장점을 분명하게 말로 표현해 칭찬한다. 스스로 깨닫지 못한 자신의 장점을 찾아 자신의 가치를 발견해준다면, 당신에 대해 더 깊이 공감할 것이다.자신보다 지위가 높거나 덕망이 있는 사람이 자세를 낮추고 같은 눈높이로 이야기를 해줄 때 마음이 움직여 상대방의 말에 공감하게 된다.
둘째, 언어의 힘을 통해 주인의식을 일깨운다. 헬렌 켈러는 한 연설에서 ‘이것이 여러분에게 기회입니다’라고 말하면서 ‘기회’라는 키워드로 사람들의 주인의식을 환기시켰다. 올리버 스톤 감독도 원수폭 금지 세계 대회 히로시마 대회장에서 ‘제가 화를 내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러분도 화를 내야 합니다.’라는 말을 통해 행동해야 하는 건 바로 자신들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했다. 사이토 다카시는 종교, 정치, 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주인의식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 주인의식을 일깨우는 것이 언어의 힘이라고 말한다.
셋째, 말할 때 자신이 어떤 입장에서 말하는지를 나타내라. 어떤 입장에 서서 이야기를 하느냐에 따라 말의 방향과 사람들과의 관계가 결정된다. 무엇인가를 전하려 할 때는 어떤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밝혀야 한다.
넷째, 개인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보다 다른 사람의 에너지를 공감해줄 때 더 강한 전달력을 갖는다. 다른 사람의 기쁨과 슬픔 또는 고민 등을 함께 느끼고 함께 고민해주는 사람의 말은 더 많이 공감하게 되고 큰 힘을 갖는다.
■ 공감을 얻는 프로의 언어는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인종, 국경, 시대조차 초월해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말이 있다. 대표적인 말로 링컨 대통령의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가 있다. 이 말들의 특징은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캐치프라이즈(선전 구호 등)를 반복한다는 것이다. 전하고 싶은 의미를 반복되는 언어로 설명하면서 동시에 어떤 이미지를 떠오르게 한다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나는 꿈이 있습니다’를 반복하면서 자신의 꿈을 듣는 사람이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연설을 했다. 킹 목사는 ‘붉은 언덕 위에 흑인과 백인이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는 이미지’로 인종 차별이 사라진 세상을 이야기한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왕가리 마타이는 ‘어린 시절 아름다운 강물의 이미지’를 이야기 하면서 환경문제와 세계 평화를 이야기한다. 이미지는 이해하기 쉬운 만큼 더 큰 공감을 불러온다. 많은 사람이 공유하고 있는 상징이나 영상, 이념 등이 있을 때 그 이미지를 활용하면 더 깊은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다.
■ 공감을 얻는 프로의 언어는 말하는 사람의 얼굴이 보인다.
자기가 직접 겪은 체험을 생생하게 이야기할 때 체험을 통한 현실감과 진정성이 느껴진다면 그것을 듣는 사람은 깊게 공감한다.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하거나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자신의 신념과 주관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그것을 지하의 수맥처럼 유지한다면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평소에도 진실하게 자신의 경험과 철학을 이야기하는 습관을 들여 자신만의 정신적 유전자를 명확히 해야 한다.
■ 공감을 얻는 프로의 언어는 강한 인상을 주는 훅(핵심)이 있다.
시간이 지난 후에도 기억해내기 쉬운 훅을 넣는 것이 공감을 얻을 수 있은 화법의 비결이다. 자기 인생에 영향을 미친 말을 인용하거나 마지막에 다시 그 말을 반복하는 것이 포인트다.
언어의 핵심을 찾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말의 일관성이다. 전달하고 싶은 말이나 주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한다. 공감을 얻지 못하더라도 호소하고 싶은 말은 흔들리지 말고 계속해야 한다. 자신이 갖고 있는 신념의 중심을 잡고 일관성 있게 호소한다면 공감하는 사람들은 조금씩 늘어날 것이다. 사람들을 설득하거나 공감을 얻고자 할 때 역설적인 화법을 사용하면 더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역설과 더불어 대상을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고 메타포(은유, 암유)를 이야기 속에 포함시킨다면 의미와 이미지가 함께 어우러져 더 확실하게 기억에 남는다.
지금까지 ‘공감을 얻는 프로의 언어’의 특징을 설명했다. 『확 끌어당기는 프로의 언어』에는 프로의 언어를 사용한 총 스물 네 명의 사례가 등장(부록 참고,인물 설명, 188~199페이지)한다. 나도 이들처럼 ‘프로의 언어’를 나의 언어로 만들 수 있을까?
2013년 아르헨티나에서 실시한 2020올림픽-패럴림픽 유치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기 위해 일본 팀은 두 명의 외국인 코치로부터 멋진 퍼포먼스를 발휘하기 위해 지도를 받는다. 말할 때의 제스처와 표정까지도 실제를 위해 여러 차례 리허설을 한다. 철저한 준비를 통해 연설은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로 인해 올림픽 개최지로 도쿄가 선정될 수 있었다.(156~161페이지)
뜬금없이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공감을 얻는 프로의 언어의 특징을 책을 읽고 알 수는 있겠지만, 그 언어가 나에게 체화되기 위해서는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노력한 이들처럼 프로의 언어란 무엇인지를 잘 알고, 직접 써보고 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생각한다. 그때가 된다면 나의 말과 글도 ‘공감을 얻는 프로의 언어’가 되어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 믿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