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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산 - 삶은 '혼자'가 아닌 '함께'의 이야기다
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이경식 옮김 / 부키 / 2020년 9월
평점 :
데이브드 브룩스는 ‘자아의 자기’를 소멸하고 심장과 영혼이 등장할 때 사람들은 두 번째 산에 오를 준비를 끝낸다.(138페이지)고 말한다. ‘자아의 자기’를 비우고 심장과 영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두 번째 산’을 오를 수 있다.
『두 번째 산』을 읽는 동안 한 인물이 떠올랐다. <울지마, 톤즈>의 주인공 ‘이태석 신부님’이다. <울지마, 톤즈>를 몇 년 전에 보면서 많이 울었다. 얼마 전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또 울었다. 의대를 졸업하고 신부가 되어 톤즈로 간 신부님은 자신의 모든 걸 바쳐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했다. 자신의 몸이 망가지는 것도 느끼지 못하고 사람들은 위해 헌신하다 대장암 판정을 받고 투병하다 돌아가셨다. 철학자 수전 울프는 “ 한 사람의 인생은 오로지 어떤 것을 무척 깊이 신경 쓰며 보살필 때만, 어떤 것에 사로잡혀서 흥분하고 관심을 기울이며 개입할 때만 의미를 가질 수 있다.”(173페이지)고 말한다. 수전 울프의 말처럼 이태석 신부님도 ‘톤즈의 아이들을 깊이 신경 쓰며 보살피면서, 그들에게 사로잡혀 관심을 기울이며 개입’하면서 그들을 사랑하고 헌신하는 삶을 살았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의대를 나와 의사로서 돈과 명예를 얻을 수 있었는데 이태석 신부님은 왜 톤즈로 갔을까? 무엇이 이태석 신부님을 움직였을까?
책은 1부는 ‘두 개의 산’에 대해 말한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첫 번째 산에 오르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다. 첫 번째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목표는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정한 성공의 기준에 따라 좋은 집, 화목한 가정, 멋진 휴가, 맛있는 음식, 좋은 친구들 등을 갖는 것이다. 첫 번째 산을 목표로 행복한 삶을 꿈꾸다 불행 앞에서 좌절하거나 세상을 탓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고통의 경험 속에서 자기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기를 내려놓고 타인을 위해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있다. 자아를 넘어 타인을 보살피고자 하는 전인적인 인간이 된 사람들은 고통의 계곡을 올라 두 번째 산의 정상에 오른다. 이들은 최고 수준의 인간은 선물을 주는 사람이라 말하면서 타인에게 헌신하는 삶을 살아간다. 헌신하고, 자신을 내려놓고, 자신을 던져 버리는 것이 두 번째 산에 오른 사람들의 관심사이다.
나는 그동안 첫 번째 산의 정상을 향해 ‘자아의 자기’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지금도 그 노력은 계속되고 있는 중이다. 나는 ‘자아의 자기’를 찾는 나의 정체성 찾기가 모든 것의 최고의 정점이라 착각하고 살았다. 이 책은 첫 번째 산을 넘어 그 너머의 두 번째 산으로 나아가라고 말한다.
두 번째 산에 오른 사람들은 직업, 결혼, 철학과 신앙, 공동체 중 하나 혹은 전부를 위해 헌신한다.
2부에서는 소명으로서의 직업에 대해 이야기한다. 직업을 선택할 때 크게 ‘커리어’와 ‘소명’ 중 무엇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다. 커리어로서 직업은 교육을 받고 역량을 키운 후 일자리를 알아보고 투자한 시간과 노력을 들인 만큼 보상을 받기를 원한다. 소명으로 직업을 받아들이게 되면 돈이나 생활의 편함 보다는 ‘인생이 자신에게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데이비드 브룩스는 소명의식은 “지금 여기에서 나에게 주어진 의무는 무엇일까?”라는 질문(206페이지)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그는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기 위해 ‘내가 하고자 하는 동기를 부여받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계속 더 잘하고 싶어 할 만큼 사랑하는 활동은 무엇일까? 내 존재의 근원에서 나를 사로잡을 정도로 내가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241페이지)에 대해 질문해 보라 한다. 직업을 탐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장기적인 동기 부여’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다.
3부는 결혼에서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처음 사람을 만나 서로에게 호기심을 느낀 두 사람은 서로와 헤어지기 싫어질 때 결혼을 한다. ‘콩깍지가 낀다’라는 말처럼 상대방의 모든 것이 좋아 보인다. ‘콩깍지’, 즉 상대를 이상화를 더 많이 할수록 결혼 생활은 더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결혼 생활을 하면서 이상적인 모습으로 보였던 것들이 단점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친밀함과 사랑으로 함께 했던 부부는 이때부터 싸움을 시작한다. 싸움을 계속하다 서로 화해하고 상대방의 잘못을 용서한 부부는 오랫동안 관계를 지속하지만 그렇지 못한 부부는 이혼까지 하게 된다. 감정 코칭을 개발한 심리학자 가트맨 부부가 행복한 결혼 생활을 바라는 부부들에게 ‘만일 당신이 피곤한데 배우자가 어떤 대화를 제시하면 친절하게 받아라. 정신이 산만한데 배우자가 대화를 제시하면 친절하게 받아라. 스트레스에 짓눌려 있는데 배우자가 대화를 제시하면 친절하게 받아라.(359)’라는 규칙을 제시한다. 상대가 어떤 말을 하더라도 ‘친절하게 받아라’는 것이 가트맨 부부가 제시하는 규칙이다.
4부는 철학과 신앙에 대한 헌신이다. 철학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알려준다. 더 충만하게 사는 데 헌신한 많은 학자에 대해 알게 됨으로써 새로운 인생관과 세계관을 세울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철학은 역사 속 도덕 생태계를 소개하고, 지적인 용기와 정서적인 지식을 전달한다. 철학을 통해 사랑할 만한 새로운 것들을 깨닫게 된다. 신앙은 삶의 지평을 열어주고 거기에 기대어 자기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한다. 신앙에서 말하는 삶이란 개인의 인생뿐만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하는 공동의 인생을 의미한다. 신앙을 갖게 되면서 인식의 질적 변화를 가져온다. 모두가 함께하게 되는 것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 이외의 모든 것에서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이기적인 자아는 존재하지 않는다. 신앙생활은 추상적인 이념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공동체에 속해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까지 포함된다.
5부는 건강한 공동체란 무엇인지를 말한다. 과거에는 한 마을 공동체가 형성되어 있었다. 마을 구성원 모두의 일들을 공유하면서 힘든 일은 서로 도우면서 살아갔다. 물론 이런 마을공동체가 서로에게 너무 깊이 개입하는 과정에서 오는 마찰도 있었지만, 서로 의지하고 도우면서 살았던 시대에 개인의 일은 공동체 모두의 일이라는 개념이 있었다. 구성원들 간 관계가 깊게 형성되고 신뢰가 쌓여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공동체는 건강한 공동체이다. 건강한 공동체는 규범과 서로 돕는 관습이 마련되어 있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애정이 사람들 사이에 존재한다. 현대에는 공동체의 개념이 희미해지고 개인의 자유를 더 강조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개인들은 자유를 누르는 대신에 서로 고립된 삶을 살아간다. 자아 욕구를 중심으로 하는 개인주의 세계관에서 인간관계와 헌신을 중심에 두는 관계주의 세계관으로 나아가야 한다. 데이브드 브룩스는 두 번째 산에 사는 사람들,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에 의해 공동체를 복원할 수 있다(512페이지)고 말한다.
두 번째 산에 오른 사람들은 직업, 결혼, 철학과 신앙, 공동체 중 하나 혹은 전부를 위해 헌신한다고 말했다. 이태석 신부님은 이 중 직업, 철학과 신앙, 공동체에 헌신하다 갔다. 의사라는 직업으로 개인적인 성공을 향해 가지 않고 신부라는 직업을 선택한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겠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톤즈에서 헌신한 이태석 신부는 그만의 철학과 신앙의 힘으로 공동체를 위해 헌신한 인물이다. 내전으로 희망을 잃었던 톤즈에 이태석 신부의 헌신은 희망의 씨앗을 심어주었다. 『두 번째 산』은 첫 번째 산을 넘어 두 번째 산을 오르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우리에게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책이다.
책은 두 개의 산, 직업, 결혼, 철학과 신앙, 공동체에 대해 더 많은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결론 <개인주의를 넘어 관계주의로>에 ‘초개인주의’, ‘관계주의’, ‘한 사람이 된다는 것’, ‘좋은 사회란 무엇인가?’, ‘상호 의존 선언’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을 적어놓았다. 이 책을 읽는 분들은 꼭 읽어 보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