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부서지기 전에 에버모어 연대기 1
에밀리 킹 지음, 윤동준 옮김 / 에이치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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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작가를 만났다. 흥미 있는 작품이나 작가를 만나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서 약간의 흥분 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궁금해져 빨리 읽고 싶은 욕망으로 마음이 간질거린다. 에밀리 킹, ‘이라는 이름을 보고 스티븐 킹이 연상되어서 작가 이름에 눈이 갔지만, 작품은 큰 기대 없이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읽기 시작하고 놓을 수 없어 새벽 2시가 훌쩍 넘은 시간까지 한 번에 읽었다. 한 번 손에 든 책을 끊지 않고 쭉 읽은 건 참 오랜만이다. 요즘 나의 독서는 다섯 권에서 많게는 열권까지(가끔 나의 정신없는 독서에 질리기도 한다) 같이 읽기하고 있는 중이다. 읽고 싶어서, 궁금해서, 눈이 먼저 가서 등등의 여러 이유로 책을 읽다 보니 한꺼번에 여러 권을 읽게 된다. 함께 읽기 하는 책들을 모두 제치고 끊김없이 한 번에 읽은 책이 에밀리 킹의 별이 부서지기 전에이다. ‘에버모어 연대기시리즈 중 1권인 별이 부서지기 전에를 다 읽고 난 후 다음 시리즈가 너무 궁금해 미치겠다. 중학교 때 엄마 몰래 읽던 순정만화를 빌릴 때면 다음이 너무 궁금해 참을 수 없어 완결된 작품만 빌렸었다. 그렇기에 재미있게 읽은 이 책의 다음 시리즈가 미치도록 궁금하다.

 시계태엽심장을 지닌 소녀 에버리는 가족을 죽인 원수를 갚기 위해 마크햄을 쫓는다. 킬리언 마크햄이 잃어버린 왕국의 전설 속 왕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알기 위해 킬리언과 함께 왕국을 찾아 길을 떠난다. 왕국에 도착한 킬리언은 공주의 심장을 찌르고 세계를 파괴하기 위해 에버리 오빠의 피가 묻은 공주의 심장 하트우드로 나무 병정들을 깨운다. 무너져가는 왕국에 남겨진 에버리와 재미슨은 요정의 도움으로 밖으로 나가는 관문을 통과해 일행들에게 돌아온다. 킬리언과 나무 병정들과의 대결로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되지만, 에버리가 하트우드를 빼앗아 바다로 던진 후 나무병정들은 힘을 잃고 무너진다. 킬리언을 잡으려 했지만 킬리언이 고래에게 먹히면서 결국 놓치고 만다. 에버리는 아벨린의 검을 되찾고 킬리언의 음모를 막은 후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 뒤를 쫓는다. 여기까지가 에버모어 시리즈 1별이 부서지기 전에의 내용이다. 이 다음 내용이 너무 궁금해 다음 권을 찾아 읽으려 한다. 별이 부서지기 전에는 한 소녀가 가족의 원수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보여주는 판타지 모험 소설이다. 그 과정에서 여왕의 식민지 정복, 식민지 정착을 위해 죄수들을 유배 보내는 과정,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부왕을 살해하고 종교를 탄압하는 제국의 여왕, 귀족 재미슨의 가정 폭력으로 고통 받았던 삶, 귀족의 드레스를 훔쳤다는 이유로 범죄자가 되어 섬으로 유배되는 어린 소녀 퀸의 모습을 통해 본 당시 사회의 부당함 등 여러 사회문제들도 다룬다.

 킬리언 마크햄으로 인해 신화 속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난 일로 밝혀지면서 신화는 역사가 되어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신화 속 잃어버린 왕국의 왕자는 사랑에 맹목적인 인물이지만 역사에 모습을 드러낸 왕자는 세계를 파괴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괴물이다. 자신의 앞길을 막는 사람들은 잔인하게 죽이고, 왕국의 관문을 찾기 위해 사람까지 잔인하게 죽이는 킬리언 왕자의 모습과 식민지를 정복하고 자신의 왕좌를 위해 아버지를 죽이고 백성들을 속이고 있는 제국의 여왕은 같은 인물로 겹쳐져 보인다.

 잃어버린 왕국을 찾기 위해 필요한 아벨린의 검과 길을 안내해주는 데이지 꽃은 마음이 순수한 사람들의 눈에만 보인다. 잃어버린 왕국의 공주 마드로나, 일곱 세계의 창조주 아이오차, 시간의 지배자의 연합된 힘을 상징하는 데이지 꽃은 순수함을 나타내는 꽃이다. 창조주가 일곱 세계를 벨 때 사용했던 아벨린의 검은 일곱 세계로 연결된 에버우드의 문을 여는 열쇠이다. 킬리언 왕자와 여왕의 탐욕은 사람을 죽이고 세상을 파괴하는 힘이다. 세상을 지키려는 에버리는 이들의 탐욕에 맞서고 시간의 지배자는 에버리를 시간의 운반자라 부른다. 아벨린의 검과 데이지 꽃은 에버리에게 반응하고 그 앞에 모습을 보여준다. 시간을 지배하고 시간을 운반하는 자들의 힘은 탐욕에 찌든 이들보다 강하다.

 

별이 부서지기 전에에서 주된 인물은 시간의 운반자 에버리와 시간의 지배자이다. 킬리언 마크햄이 세계를 파괴한 후 시간의 지배자를 죽인 미래의 모습을 본 에버리에게 시간의 지배자는 너는 진실을 느꼈고 가능성을 두려워했다. 단 하나의 거짓말이 죄 없는 영혼을 부수고 꿈을 파괴할 수 있다.”(별이 부서지기 전에, 353페이지)라 말한다. 마크햄은 거짓을 말했고, 그 거짓으로 인해 잃어버린 왕국의 문은 열렸다. 그로 인해 하나의 세계가 파괴되었다. 남은 세계를 파괴한 후의 모습을 본 에버리에게 시간의 지배자는 마크햄의 음모를 막기 위해 아벨린의 검을 되찾아 오라고 말한다. 일행이 있는지를 묻는 에버리에게 시간은 무한하다. 우리는 여기에도 없고 저기에도 없지만 모든 곳에, 모든 것에 존재한다. 다만 인간의 마음이 하나의 틀에 자신을 가두는 것을 편하게 여기기에 우리는 지금과 같은 시간의 형식을 선택했다.”(별이 부서지기 전에, 354페이지)라 대답한다. 유한한 시간에서 살아가는 에버리와 무한의 시간에 살아가는 시간의 지배자와 그가 말하는 우리, 그리고 불사의 몸을 지닌 킬리언 마크햄. 유한한 시간과 무한한 시간을 갖고 있는 존재 중 과연 누가 더 행복할까? 유한한 시간을 갖고 있는 에벌리는 무한한 시간을 갖고 있는 불사의 존재 마크햄을 쫓아야 한다. “시간은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 우리는 어제, 오늘 그리고 영원히 동일하다.”(별이 부서지기 전에, 356페이지)는 시간의 지배자의 말처럼 에벌리와 마크햄의 시간은 동등한 시간일까? 유한한 시간을 살아가는 에벌리는 무한한 불사의 존재 마크햄의 음모를 막을 수 있을까? 다음 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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