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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외로워서 그랬던 거야 - 제1회 ‘아리가토 대상’ 대상 수상작 ㅣ 꿈결 청소년 소설 1
기타바야시 우카 지음, 조찬희 옮김 / 꿈결 / 2014년 4월
평점 :
오랜만엔 잔잔한 이야기를 들은 것처럼 마음이 따듯해지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무기는 올해 부모님의 이혼으로 인해 살던 동네를 떠나와서
엄마와 할아버지와 함께 생활하게 된다. 새로운 곳에서의 모든 것이 낯설고 버겁듯이 고무기에는 학교생활이 쉽지가 않다. 그래서 자꾸 학교를 빠지게
되었고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엄마에게 괜한 짜증과 심술을 부린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들이 그저 원망스럽게만 느껴지는 날들이
계속된다. 그러던 중 어느 날, 할아버지가 쓰러지신 걸 발견하게 된다. 할아버지는 이미 암이 폐와 뇌로까지 전이된 상태. 그런 할아버지를
살리고자 고무기와 엄마는 힘을 다하게 되고 그 과정 속에서 고무기는 할아버지의 사랑했던 어느 할머니의 이야기도 알게 되고 엄마와의 갈등도 점차
해결해 나간다. 고무기는 점점 성숙해져가고 있었고 자신만이 힘든 것이 아니라 모두 다 사람을 그리워 하면서 마음속에 슬픔을 간직하고 살아간 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빠와의 관계도 이와 다를 바 없었다. 다른 여자를 만나 행복해하고 있을 줄 알았던 아빠도 자신을 그리워하고 있었음을.
또한 외로워했음을 고무기는 알게 된다. 그런 아빠를 용서하고 서로를 위로해 주게 된다.
고무기의 성장 과정도 그렇지만 고무기의 할아버지가 정말 멋있는
할아버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할아버지가 남기신 편지는 정말 감동적이었고 고무기에게 이런 할아버지가 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고무기는 할아버지의 투병 생활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할아버지에게 힘이 되기 위해 애쓰며 할아버지를 대신해 밭을 갈구려는 모습이 대견해
보였다. 고무기는 더 이상 외로운 소녀가 아니었다.
우리는 모두 외롭다. 그것을 겉으로 티 내지 않을 뿐. 시간이 영원할
것처럼 우리는 생활하지만 조금이라도 자기 자신에게 솔직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생활이 바빠 느끼지 못 했던
고마움이라던가, 슬플 때는 슬프다고 솔직하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우리에겐 필요하다. 그런 말을 아낄 정도로 우리에겐 많은 시간이 주어진 것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