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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 탐험 킹피셔 지식 탐험 시리즈 4
지니 존슨 지음, 박윤경 옮김, 임종환 감수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출간된, 같은 제목의 입체북을 이미 갖고 있는 마당이라 자연스럽게 비교하며 읽게 된 <정글 탐험>.
이 책은 백과로 이미 익숙한 킹피셔 출판사에서 만들어진 지식 탐험 시리즈다.
출판사에 대한 믿음이 있어 내용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신뢰를 가지고 책을 펼쳤다.
아니나 다를까 시원시원한 사진과 복잡하지 않으면서 많은 걸 담고 있는 구성, 제본 등 고루 마음에 든다.

표지부터 시원스럽게 투명창으로 돼있어 마치 망원경의 렌즈를 통해 정글의 은밀한 세계를 들여다 보는 느낌으로 표지를 넘길 수 있다.
이 책은 생소하게도...일반적인 정글 이야기로 구성돼 있지 않고, 세계 최고의 숲 연구가라는 날리니 나드카니 박사를 화자로, 박사의 시선을 따라가며 정글의 이모저모를 엿볼 수 있는 형식이다.
따라서 일방적인 설명이 아니라 정말로 나무를 기어오르고, 바닥을 기어다니며 정글을 지키는 동식물과 사람들을 만나는 듯 생생하고 더욱 가깝게 다가온다. 엄마나 선생님이 직접 설명해 주는 듯한 친절한 가이드 역시 어렵지 않고 술술 잘 들어온다.

무엇보다 높이 살 만한 건 바로 구성.
밖에서 안으로 무작정 파고드는 방식이 아니라 <숲바닥-나무 위-숲지붕-가장 높은 곳>의 순으로 아래부터 위까지 찬찬히 훑어가며 그 속에 살아 있는 곤충, 식물, 동물 등을 살펴 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야말로 앞표지의 투명창을 통해 들여다 보는 느낌 그대로다.

미약하긴 하지만 중간중간 펼침면도 있어 숲바닥부터 숲지붕까지 한눈에 시원스럽게 볼 수도 있고, 투명필름은 깜짝 숨김 기능 같은 건 없지만 중간에 한두 페이지 정도 있으니 읽는 재미도 있다.
스프링 제본이라 펼치기 좋은 것 역시 마음에 든다.

다만 종이질은 기대보다 떨어진다.
원본도 그런지 모르겠으나 무광택치고는 덜 고급스럽고, 만지는 표면의 느낌이 좀 거친 편이다. 그래도 이 가격에 이 정도 상세한 내용과 화려한 사진들로 구성돼 있다면 종이질 정도는 욕심을 버려야 하는 게 당연한지도.

아이와 함께 탐험가가 되어 정글 여행을 실컷 하고 난 뒤, 마지막 여운에도 아쉬움은 남는다. 신비로운 정글, 지구의 생명수와 같은 정글의 이로운 점과 훼손으로 인한 안타까움에 공감하고, 정글을 계속 탐험하고 연구하고 지켜 보는 이들의 노력에 대해 자연스럽게 박수를 보내게 되는데, 사실 여기까지만이다.
정작 정글을 보호하기 위해 극소수의 연구가와 탐험가들을 제외한 대다수의 일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작은 노력, 관심에 대한 공감을 함께 언급했다면 책을 읽고 난 아이들의 뒷이야깃거리가 좀더 풍성해지지 않을까 싶다.

'탐험 시리즈'라는 표제에 걸맞게 정글 하나를 통째로 탐험한 듯 흥미진진하고 생생했던 책 속으로의 여행. 정글에 대한 한 권의 미니백과라 불러도 손색없을 만큼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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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실력이 밥 먹여준다: 초등 낱말편 1
김경원 외 지음, 오성봉 그림 / 열린박물관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얼마 전 성인용 '국밥'을 구매할까 고민하다 리스트에 담아 두기만 했었는데, 초등용 '국밥'을 먼저 만나게 됐다.
아이가 아직 초등생은 아니지만, 한창 '글자'에 관심을 갖는 시기여서 우리말 한 글자라도 제대로 알고, 예쁜 말, 다양한 어휘를 들려 주고픈 마음에 열심히 살펴봤다.

저자 서문에도 언급했지만, 요즘의 조기영어교육 열풍은 도를 넘어선 수준이다. 아직 우리말도 제대로 뱉어낼 줄 모르는 아이들이 영어 환경에 먼저 노출되는 것이 일반적인 교육 풍경이 되고 있다.

부모로서의 내가 견지하고자 하는 신념(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할까?) 중 하나가 '언어가 생각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모국어를 제대로 이해하고, '잘' 사용할 줄 알아야 생각이 깊고 풍부해지며, 논리적인 사고의 체계도 자리잡게 된다는 믿음이다.
모국어 바탕이 튼튼한 아이라면 언제든 외국어도 잘 받아들일 수 있다는 생각에 영어 조기교육 열풍을 애써 외면하며 우리말 책을 열심히 읽히고 있다.

초등용 '국밥'의 표지에 담긴 '어휘력이 좋아지고 생각이 깊어지는 국어 풀이 사전'이란 문구는 그래서 믿음이 간다.
비교적 얇은 편인 이 한 권에 담고 있는 예시 어휘는 그다지 많은 편은 아니다. 4부로 나뉘어 있고, 각 부마다 8개의 비교 어휘가 담겨 있으니, 전체적으로는 32개의 어휘에 대한 해설과 예가 담긴 셈이다.
하지만, 한 단락마다 몇 장에 걸친 해설이 형식적이지 않고,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도 이해하기 쉽도록 찬찬해서 내용이 빈약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내용 있는 이야기책을 읽는 듯 눈에 쏙쏙 들어오는  해설과 예문을 읽는 재미에 이 책의 본질을 잠시 잊는 순간도 있을 정도다^^;

어린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흔히 혼동하기 쉬운 혹은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사용하곤 하는 어휘들의 설명은 아, 그렇구나! 싶도록 섬세하다. 특히 짓기나 일기, 편지 등 '생각이나 말'을 '글'로 옮기는 일에 익숙치 않은 어린이들에게는 단순히 읽는 데서 끝나지 않고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 보인다.

부록으로 딸려온 '초등학생을 위한 글쓰기 가이드북' 역시 부록이라기엔 과할 정도로 내용이 꽤 실하고 알찬, 글쓰기 기초 가이드북으로 손색이 없다.

한 가지 유감스러운 점은, 학력 일등주의에 편승한 듯한 띠지 광고문구.
'상위 1% 우등생을 마드는 국어 낱말 학습법'이라는 자극적인 광고는 우리말과 글을 바르고 풍부하게 익히는 것이 단지 학과공부를 잘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생각의 깊이를 더하고 영혼을 풍부하게 하기 위함이라는 근본적인 목적이 상술에 이용된 듯해 씁쓸하다.
차라리 끝까지 점잖게, 아름다운 우리 말을 제대로 알자는 취지를 강조했으면 지금보다 덜 팔리는 책이 됐으려나? ^^;;

재미있게 곁들여진 삽화와 컬러풀한 속지 디자인, 각 단락 끄트머리에 재미로 풀어 볼 수 있게 담긴 퀴즈 등 어린이용에 걸맞는 세심한 구성이 돋보이는 초등용 국밥.
자녀와 부모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읽으며 대화해 보면 더욱 좋을 만한 책이다.
조만간 성인용 '국밥'도 읽어 볼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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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시원한 선물 (부모용 독서가이드 제공) - 장독대 그림책 1
다미안 하비 지음, 지혜연 옮김, 린 챔프맨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세상에서 가장 ''시원한'' 선물>이라는 제목만 보고 그 ''시원한'' 선물이 과연 무엇일까 궁금했다. 나름대로 상상하기론...아이들 그림책의 단골 소재인 ''똥'' 이야기가 아닐까 했는데, 막상 받아 보니 시원하면서도 가장 기특한 선물에 관한 이야기였다.

참을 수 없는 간지러움을 해결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 보는 아빠 고릴라. 하지만, 어떻게 해도 시원하기는 커녕 간지러움만 더할 뿐이다. 아빠 고릴라의 간지러움을 해결해 줄 구원의 손길은 과연 누가 내밀어 줄까?

등줄기에 간질간질 참을 수 없는 가려움은 밀려오고, 내 손이 닿지 않아 시원하게 긁을 수는 없을 때, 등긁개 효자손만큼 고마운 존재가 없다. 하지만, 결혼한 이들이라면 효자손은 비교할 수 없는 시원~한 손길을 경험한다. 바로 아내 혹은 남편의 사랑 듬뿍 담긴, 구수~한 된장 뚝배기 같은 옆지기의 손.
나는 아직 남편에게 등의 맨살을 내밀어 본 적이 없지만, 남편은 등이 가려울 때면 늘 내 손부터 찾는다. 등줄기에 시뻘건 장대비가 쏟아지도록 긁어 주고 나면 역시 우리 부인님 손이 세상에서 제일 시원하다나~ 그렇게 흡족해할 수 없다.

그런데, 나도 최근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
물론 남편의 투박한 손과는 비교할 수 없는, 바로 네 살된 아들녀석의 고사리손이다. 요즘들어 부쩍 손맛이 매워진 아이에게 종종 어깨나 다리 좀 주물러달라는 애교섞인 주문을 하곤 하는데, 며칠 전엔 뻐근한 뒷목을 두드리던 아이가 갑자기 엄마 등을 긁어 준단다.
간지럽지도 않은 등을 긁어 준다니, 최근 재밌게 읽고 있는 이 책이 떠올랐던 걸까?
꼼지락~ 꼼지락~ 등줄기를 오르락거리는 고사리손의 촉감이 간지럽기도 하고, 강약 조절이 안 돼 후비듯 긁을 땐 아프기도 하고. 감탄과 칭찬을 연발하는 엄마 곁에서 뭔가 대단한 일을 해낸 듯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는 아이를 보며 나는 물론 아이도 세상에서 가장 시원하고도 감동적인 선물을 받은 셈이 되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누구나 이맘때쯤 경험해 보는 이야기.
마냥 아기 같던 녀석이 어느새 컸다고 꼼지락거리는 고사리손으로 어깨를 두드리고, 등을 긁어 줄 때의 그 기쁨과 놀라움과 대견함! 부모가 되어 보지 않고는 경험할 수 없는, 세상에서 가장 값진 보물이요, 선물이다.

아이 입장에서는 부모 마음이 어떨지를 엿볼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장난스럽고 우스꽝스러운 아빠 고릴라의 행동들을 재미있는 의성어와 몸짓을 섞어 가며 읽어 주면 아이는 그저 재밌어라 킥킥거리고 흉내를 내며 이내 아빠 고릴라도 되고, 아기 고릴라도 되어 등을 비비고 긁어대며 흠뻑 동화된다.
그리고는 아빠 고릴라의 괴로운 간지러움을 단번에 해결해 주는 시원한 해결사가 바로 자신과 비슷한 아기 고릴라라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끼며 아기 고릴라=스스로의 능력에 자존감을 느낀다.
<세상에서 가장 시원한 선물>이 주는 가장 큰 미덕이 바로 여기에 있다.
사랑하는 아빠, 엄마는 항상 자신을 보호하고 모든 뒤치닥거리를 해주는 커다란 그늘 같은 존재인데, 아직 어린아이일 뿐인 자신이 아빠, 엄마를 위해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해냈다는 대견함!
자신도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무슨 일이든 스스로 하도록 독려하는 가장 훌륭한 격려가 되는 셈이다.
또, 가장 가까운 곳에서 언제든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가족''의 소중함도 더불어 느낄 수 있는 이야기이다.

크게 기대하지 않고, 그저 재밌겠다 싶은 이야기 속에서 아이는 자신이 꼭 필요한 존재이고, 누구보다도 중요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욕에 충만하게 되고, 부모는 생활 속에서 실제 느꼈던 감동과 기쁨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그렇지, 우리집 이야기네~ 하며 무릎을 치게 된다.

특히 큼지막한 본문 사이사이에 재미난 의성, 의태어를 눈에 확 띄는 글씨체로 바꿔 넣은 점이 마음에 든다. 의성/의태어 부분만 손으로 짚어 재밌는 목소리로 흉내를 내며 읽어 주면 아이가 까르르~ 넘거간다.
특히 아빠 고릴라가 온갖 수단을 동원해 등을 긁어대는 장면마다 반복되는 ''쓱쓱벅벅''이란 의성어를 아이가 그렇게 좋아할 수 없다. 책장을 덮고 나면 서로 등을 내밀며 쓱쓱벅벅 긁어 주는 재미란!


다만, 아쉬운 건 아빠 고릴라 곁에서 잔소리만 하는 모습으로 그려진 엄마 고릴라...ㅠ,.ㅜ
엄마 고릴라가 긁어 주면 단번에 해결될 것을 멀리 집밖으로 나가 고생하는 아빠 고릴라라니. 끝까지 엄마 고릴라는 아빠 고릴라의 괴로움은 아랑곳 않고 아기가 깬다며 타박뿐이다.
흠...이 책을 읽는 세상의 엄마들이 섭섭해하지 않을 수 없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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