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간 국어강사를 하면서 세월이 많이 흘렀음을 절감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학생들의 어휘력이다.
어렵고 생경한 단어가 아니라 쉽고 자주 사용하는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뜻을 전혀 모르는 학생들을 보며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하다.
현재 수험생인 2004년생은 월드컵도 보지 못한 세대이자 태어났을 때부터 인터넷을 접한 영상세대이다. 그러다보니 각종 IT 기기는 이전 세대에 비해 능숙하게 다루지만, 모르는 단어를 사전을 뒤적거려 찾아본 경험이 없이 편리한 검색에 의존하는 것에 익숙하여 어휘력이 많이 부족하다.
부족한 것이 영어가 아니라 우리말이라 문제다.단어를 모르니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문해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그래서 수능 국어 문제도 단어의 뜻과 쓰임을 묻는 문제가 전체 문제수의 10%를 넘게 출제되고 있고,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고 단기간에 성적을 끌어올리기 가장 어려운 유형이기도 하다.
이런 학생들을 보며 어휘력은 벼락치기가 아니라 어린시절부터 꾸준히 쌓아야 하고, 어휘력을 쌓기 위해서는 독서를 하다가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아날로그적으로 사전을 찾아 뜻과 용례를 익히는 것이 중요함을 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