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고양이 달빛문고 8
이향안 지음, 김주경 그림, 김규림 북디자이너 / 아이음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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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를 비롯한 소설에서 재미와 감동, 그리고 교훈까지 삼박자를 모두 갖춘 작품을 찾기란 무척 어렵다. 특히 동화의 경우 독자의 수준을 고려해 눈높이에 맞는 구성과 표현으로 주제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호흡이 긴 소설에 비해 작가의 의도가 작품 속에 여실히 드러나게 하는 것은 힘든 일일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이향안의 동화 <5시 고양이>는 이 어려운 일(?)을 해내고야 말았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고양이는 주인이 없는 들고양이이다. 이 고양이는 어느 날부터 이 사람 저 사람에게 항상 같은 시간에 나타나 먹을 것을 얻어 먹곤 한다. 매일 12시에는 거동이 불편한 노란 대문 할머니네에 들러 외로운 할머니의 벗이 되어 '단짝이'로 불리고, 오후 3시에는 학원에 가기 싫어하는 우람이의 친구가 되어 놀이터의 고양이인 '놀양이'가 되고, 오후 5시에는 봄봄 네일숍에 찾아와 봄봄이랑 놀아주는 '5시 야옹이'로, 그리고 밤 9시에는 하루의 장사를 마무리하는 생선 가게에 와서 팔다 남은 생선을 물고가는 '먹보'가 된다.

고양이 한 마리가 여러 사람을 찾아와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불리게 되는 것은 봄봄이가 학교에서 만든 천목걸이를 '5시 야옹이' 목에 걸어주자 그 목걸이에 하얀 편지지를 곱게 접은 편지를 매달고 오면서부터이다. 졸지에 편지 배달부가 된 고양이. 그 덕분에 봄봄이는 자신이 '5시 고양이'라 부르는 고양이가 시간 마다 다른 사람에게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래서 고양이가 어디 살고, 주인은 누군지 궁금해서 다른 시간 대 고양이를 만나는 사람들을 만나려 하는데.....


비슷한 일화를 바탕으로 창작된 이 동화는 고양이를 통해 부모에 대한 효도와 이웃들의 배려와 관심, 그리고 홀로 설 수 있는 힘과 용기라는 주제를 전달하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 읽기에는 내용이 좀 많은 감이 있지만 3, 4학년만 되도 충분히 읽고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동화이다. 초등학교 2학년이 되는 딸이 "글자가 좀 많지만 재밌어."라고 하니 말이다. 

고양이의 뒷 이야기가 궁금해지며 고양이의 홀로서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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