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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야 - 다이앤 리 장편소설
다이앤 리 지음 / 나무옆의자 / 2019년 12월
평점 :
올해 봄이었던걸로 기억한다.
아, 작년이 되었구나, 2019년 5월쯤이었던가?
제 15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로야책을 읽었었다.
로야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남편과 딸과 지내는 다이엔 리의 자서전 같은 소설이다.
부모와 딸, 나 역시 엄마의 딸이자 한 아이의 엄마로서, 공감할 수 있는 말이 정말 많아 재미있게 감동적으로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 다이앤 리의 신작 주야
이 책은 전작인 로야에 이은, 아니 로야 그 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즉 주야는 로야에 이어지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저자는 실제로 로야 이전에 주야가 있었다고 밝혔다. 로야를 썼을 때 이미 주야를 끝냈고 이런 이유로 로야는 전체가 아니라 부분임을 말했다.
로야를 읽었을 때의 답답함이 이제서야 조금 풀림을 느낀다.
목차가 인상깊다.
1. Variatio 14 2. Variatio 15 3. Variatio 16 4. Variatio 17 5. Variatio 18 6. Variatio 19 7. Variatio 20 8. Variatio 21
9. Variatio 22 10. Variatio 23 11. Variatio 24 12. Variatio 25 13. Variatio 26 14. Variatio 27 15. Variatio 28 16. Variatio 29
17. Variatio 30
클래식 음악 애호가인 작가가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에 헌정하듯 두 작품의 챕터가 모두 합해 서른 개의 변주로 이루어진 졌다고 한다.
주야
내가 부모를 만난 것도 사고였다. 예전엔 사고인 줄 모르고 인과율이나 연관성으로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를 이해하려 했다. 엄마는 지금도 잘잘못을 따지며 책임을 물으려 하지만, 자식이 부모를 만나는 것도 부모가 자식을 만나는 것도 예상할 수 없는 일이다. 유전자를 논하며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를 기대하는 사람도 있긴 한데, 글세, 삶은 생각보다 자명하지 않다. 그래서
수백만년에 걸쳐 인류는 이어져 오고 있고, 그중 단 한 명도 같은 사람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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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니 수개월전에 읽었던 로야가 떠오른다. 로야와 주야가 뭔가 한 화면에 담기는 느낌이다. 그리고 나는
그냥... 뭔가 서글픈 감정이 생긴다. 무심한 엄마라기 보다는, 바쁜 엄마를 가진 나는,
왜 지금까지도 내 엄마는 그렇게 바쁜지... 요즘도 ... 생각할 때가 많다.
가끔씩 안부전화를 해도 .. 바빠서 빨리 끊을 때가 많은 엄마다.
그런 엄마를 이해하면서도 .. 한편으로는 속상하기도... 하다.
아직도 나는 어른이 되어가지 못하고 있나보다.
부디 내 딸로 태어나줘.. 그 말엔 공감 못하겠다.
난... 엄마만큼 나를 사랑할 자신이 없다.
답답함과 서글픔이 공존했던 이 책, 주야
역시나 이 책을 읽으면서 가족, 엄마, 내 엄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