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상처도 꽃잎이야
이정하 지음 / 문이당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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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다시 사랑이 온다』 이후 3년 만에 이정하 시인의 신작이 발간되었다.

『괜찮아, 상처도 꽃잎이야』

당신을 사랑하느라 길을 잃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가끔 삶이 비틀거려도 그것마저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고 믿었었다. 나에게 있어 사랑은 그래, 당신이 내게 무엇을 줄 수 있을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 내가 나에게 다독거리는 거지. 내 몫의 아픔을 정직하게 받아들이자고.

당신을 사랑하는 한,

포기하지 않고 나의 길을 가고 있는 한 상처도 꽃잎이야

포기하지 않고 나의 길을 가고 있는 한, 상처도 꽃잎이라는 그의 말이, 가슴깊이 다가온다.

이 글귀는 비단 사랑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위로만은 아닐거라 생각된다.

음... 나는 그랬다. 단순히 사랑, 이별이 아닌,

삶도.... 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 순간.... 상처도 꽃잎이라고....

그렇게... 말이다.

바람과의 동행

바람이 내게 일렀다

이제 그만 돌아가라고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다시 나서야 한다고

깊고 깊어 적막한 이 밤에도

바람은 쉬임없이 자신의 길을 간다

왜냐고 묻지 마라

그저 가야 하니까 가는 것이다

머물러 있으면 바람이 아니니까

길만 흐른것이 아니라 나도 흘렀다

기쁘기도 슬프기도 한 길을

걷다가 뛰다가 때론 쉬기도 하면서

수많은 시간을 흘러왔다

왜냐고 묻지마라

가야 하니까 가는 것이다

멈추는 그곳이 무덤이니까

함께 갈 거냐고 묻는 바람에게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부터 바람과 동행이다

바람에 온전히 몸을 맡기면 된다

사랑, 그 외로움

사랑한다고 말하고서부터

나는 더 외로워졌다

혼자라서 외로운 게 아니라

누군가를 사랑해서 외로웠다

혼자 외로운 건 그 실체가 모호하지만

누군가를 사랑하면 더 구체적으로 외로워진다

사랑한다는 것은 이렇듯

외로움을 견뎌내는 일인가 보다

철저히 혼자서

결혼해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보니...

어느새... 나는 사랑을 했던... 그 감성 가득한... 그 시간들을 잊고 사는 것 같다.

그런데 .. 이런 시를 보면.. 읽다 보면 그때 그 감정, 그 시간으로 돌아간 느낌이 든다.

마치,

옛 유행가를 들으면 느껴지는 그 감정들 처럼,

깊어가는 가을

가슴 따뜻하게 해줄 시 한편과.... 시집 한권과 함께 겨울을 준비하는건 어떨까?

마음이 따뜻해질것이다.. 내 삶을 고단함을 위로받을 수 있을것이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들이든, 지금은 헤어진 사람들이든

일상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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