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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주소록
무레 요코 지음, 권남희 옮김 / 해냄 / 2019년 10월
평점 :
책이 참 사랑스럽다.
예쁘다.
책의 표지가 한장의 엽서같다.
<고양이의 주소록>
카모메 식당으로 잘 알려진 무레 요코의 새로운 책이 발간되었다. 고양이의 주소록
그가 말한다.
“아무리 동물을 좋아해도 마음대로 건드리는 것은 그들에게 큰 민폐다. 나는 최근에야 겨우 그런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또한 동물들 덕분이다. 그러니 이 책을 읽고 동물이란 참 사랑스럽구나 하고 생각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습니다.”
동물이란 참 사랑스럽구나... 라고 생각을 해준다면 기쁘겠다는 그의 말이... 가슴깊이 들어온다.
그 후로 집에서 동물을 키워도 절대 재주를 가르치지 않았다. 재주를 익히느라 고생한 만큼 수명이 줄어들것같았다. 그런 일이 있은 후에 키운 동물들은 애교가 많고 밥을 잘 먹는 능력밖에 없었지만 덕분에 모두 오래 살았다. 키우는 사람한테는 역시 그게 제일 기쁜 일이다 (22)
이렇듯 동물을 사랑하는 저자가 이야기 하는 동물과의 에피소드는 정말 재미있다.
벼룩소동
집에 돌아오니 어젯밤 우리 대화를 들었는지 토라는 현관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내 뒤를 얌전하게 따왔다
빡빡이가 되는 건 절대 싫은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눈앞에 얌전하게 앉아서 벼룩 약을 발라주길 기다리고 있었다....(중략)
그대로 마사지를 계속해주자 벌러덩 드러누워서,
"여기도 해줘"
하는 식으로 팔다리를 활짝 펴고 겨드랑이 아래며 다리죽지 부분을 내밀었다.
"아. 예예, 알겠습니다요"
그렇게 말하면서 몸을 계속 비벼주었더니 눈을 감았다. 그리고 전신 마사지를 받은 토라는 벌렁 드러누운채 입을 헤벌리고 잠이 들었다.
어쩜 그녀가 풀어놓는 토라와의 소동이야기는 옆에서 이야기 하는것을 듣는 것 처럼 생생하게 들렸다.
눈앞에.. 그 일들이 그대로... 선명하게 그려진다.
소문을 좋아하는 고양이
“전파사 부부는 어쩐지 이혼할 것 같더라.”
이런 말을 하면서 모습을 지켜보니 지금까지 자고 있던 시로가 벌떡 일어나서 언제나처럼 옆으로 다가와 한쪽 귀를 쫑긋 세우고 음음, 하고 얘기를 듣고 있더란다.
“하여간에. 소문 얘기 할 때만 그래요. 대체 그런 얘기 들어서 뭐가 좋다는 건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그녀의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놓는 이 책 고양이의 주소록
동물을 사랑하는 그녀의 마음이 느껴져서 감동적이었다. 왜 1993년 출간 이후 지금까지 50만부 이상 팔렸는지... 알 것 같다.
요즘 버려지는 동물이 참 많다는 기사를 보게 된다. 한 때는 가족이었던 그들이... 버려지는
조금은 안타까운 그 기사를 접할때면 그녀의 이 책이 생각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