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은 놀이공원이다 - 두근두근, 다시 인터뷰를 위하여
지승호 지음 / 싱긋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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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인터뷰한 글은 잘 안본다.

제대로 된, 믿고 볼 수 있는 인터뷰만 보게 된다.

언론에 쏟아지는 인터뷰는 무슨 말을 하는지, 도대체 무슨 생각을 전하고자 하는지 ... 의도를 모르겠다.

창을 다게 된다. 책을 덮게 된다.

이런 내게

“인터뷰는 인터뷰이를 둘러싼 이미지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라며 국내 유일의 전문 인터뷰어로 활동하며 '인터뷰’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고 있는 '인터뷰어'가 있다.

그를 우리 시대 최고의 질문가라고 한다. 지승호

그는 타인은 그에게 놀이공원이었다고 말한다.

인터뷰를 준비하는 과정은 마치 놀이공원에 가기 전 그곳에서 친구와 재미있게 놀고 있는 자신을 상상하는 일이나 마찬가지였다고, 인터뷰 하는 과정은 놀이공원에서 평소 만나기 힘들었던 친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듯한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인터뷰 녹취를 풀고 교정하는 과정은 추억의 장면들을 기록하고 정리하는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독자들의 반응은 그가 SNS에 올리것을 보면서 미처 놀이공원에 같이 오지 못한 친구들의 공감과 같은 것이라고,

"사르트르는 ‘타인은 지옥’이라고 했습니다. 어쩌면 ‘타인은 지옥’이라고 생각하는 우리의 생각들이 모여 우리가 사는 세상을 점점 더 지옥으로 이끄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타인에게는 내가 바로 타인일 테니까요. 저 역시 제가 힘든 것만 생각하면서 타인을 지옥으로 여겼던 것 같습니다. 저 역시 타인에게는 지옥이었겠지요.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 타인을 다시 놀이동산으로 생각하려 합니다. 그리고 힘이 닿는 한, 저 역시 타인에게 놀이공원 같은 사람이 되려 합니다. 저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말이지요. 그러면 일도 다시 즐거워지겠지요. 일상의 고통을 좀더 견뎌낼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겠지요. 이 책 역시 여러분의 놀이공원이자 대화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책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앞으로도 ‘설렁설렁’ 인터뷰를 해나가겠습니다. ‘설렁설렁’이라는 말은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일을 처리하거나 움직이는 모양’이라는 뜻입니다."

그 역시 타인에게 놀이공원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그들에게 놀이공원이었을까? 그리고 그에게 타인은 놀이공원이었을까?

그의 인터뷰를 들어보기로 한다.

이 책은 2018년 2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월간 「인물과 사상」에 실린 인터뷰 기사를 골라 묶은 것이라고 한다.

김승섭 교수, 김규리 배우, 강원국 작가, 목수정 작가 강용주 의사, 이은의 변호사, 주성하 기자, 서지현 검사

이렇게 8명을 인터뷰 한 내용을 책으로 담았다.

8건의 인터뷰 기사,

그 중 목수정작가의 인터뷰를 관심있게 읽었다.

"프랑스의 초등학교 시민윤리 교육 교과서를 보면 존엄과 존중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요, 그것의 시작은 자기 자신에 대한 존중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존엄은 자신이 인권을 가진 존재임을 인정하는 것이고, 존중은 다른 모든 사람도 내가 가진 것처럼 그것을 가졌음을 인정하는 것이거든요. 스스로 존엄한 존재임을 깨달아야 한다는 걸 초등학생한테 가장 먼저 가르치는 거죠. 굉장히 단순한데, 건전한 신체를 가져야 하기 때문에 잠을 충분히 자야 하고, 몸에 해로운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하고, 이를 잘 닦아야 하고, 몸이 더러워지지 않도록 청결을 유지하는 것을 가르치는 일부터가 하나의 인권 교육이에요. 거기서부터 출발해서 자유를 가질 권리, 남에게 부당하게 체벌당하지 않을 권리, 노동자로서 휴식할 권리, 너무 많이 일하지 않을 권리를 얘기할 수 있는 거죠."

재미있게 읽었던 이 책,

인터뷰어는 독자를 대신해 질문을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가끔 인터뷰를 보면 누구를 위한 질문인지 헷갈릴때가 많다. 그런데 그는 다르다. 누구든지 이해하기 쉽게 질문하고 또 그에 대한 답을 얻는다. 그의 글을 보면 이해가 된다.

어떤 가미도 없는 인터뷰는 우리가 신뢰할 수 밖에 없다.

앞으로도 많은 인터뷰를 통해 믿고 볼 수 있는 인터뷰를 접할 수 있도록 그에게 조용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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