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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를 김치냉장고에 넣었다 - 꿈, 무의식, 그리고 정신분석 이야기
윤설 지음 / 새움 / 2019년 9월
평점 :
시체를 김치냉장고에 넣었다
내 책상위에 놓인 이 책을 보더니 남편이 말한다
"와~ 책제목 너무 살벌하네~ "
시체를 김치냉장고에 넣었다니, 무슨 소설같은 이야기지만 이 책은 15년간 내담자를 만나 상담을 했던 저자가 스스로 내담자가 되어 정신분석가에게 6년 가까이 분석 받은 기록을 담은 책이다.
꿈, 어린 시절 했던 놀이, 상상으로 만들어낸 세계, 이를 통해 의식보다 더 강력하게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무의식을 들여다본다. 어려운 이론 대신 상담자이자 내담자인 저자의 불안과 우울, 꿈과 상상을 분석한 경험, 에피소드를 함께 이야기 하여 더욱 공감이 되었다.
부모들은 가끔 아이들이 '아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는 것 같다. 아이는 어른의 축소판이 아니다. 아이에게 어른처럼 생각하고 배려하지 못한다고 야단을 치고, 어른처럼 생각하고 배려해주길 요구해서는 안된다. 아이는 아이다워야 한다. 아이였을 때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표현하고 받아들여지는 경험이 부족하게 되면, 성인이 되어서도 타이의 감정만 볼 뿐 자신의 감정은 알아차리지 못하고 산다. 상담을 한다는 것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잃어버린 '내면 아이'를 찾아주는 과정이다. '내면 아이'의 억울함, 무서움,창피함 미움, 부러움을 성인이 된 자신이 부모가 되어 안아주고 담아주는 것이다. (205)
한동안 아이가 피아노를 배우기 싫다며 슬럼프에 빠진 적이 있었다.
그때 원장님과 상담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원장님이 하신 말씀이 있다.
"00이는 아직 아이예요.. 이제 겨우 7살인데... 지금도 너무 잘하고 있어요~"
그때 원장님이 이제 7살이라는 말에... 뜨끔했다.
가끔 저자의 말대로 나는 내 아이가 아이라는 사실을... 것도 미취학어린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곤 한다.
어리광을 부리고 떼쓰는 모습을 보며 왜 저러나... 싶고 ... 이해하지 못할때가 있으니..
물론 그 시간이 지나고 나서 나는 후회를 한다. 그리고 아이에게 내가 아이를 이해하지 못함을 못했음을 사과하곤 하지만... 아이는 아이다워야 한다는 저자의 말...
아이였을 때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느끼고 표현하고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해야한다는 이말,
뜨끔했다. 다시 한번 내 머리속에, 가슴속에 깊숙이 담는다.
처음 가는 길에서 두렵다고 말하고 주춤거려도 괜찮다고, 실패할 수도 있다고 말해주는 부모의 목소리가 내면화된 사람은 새로운 길을 갈 때, 스스로에게 그런 말을 해줄 수 있다. 그리고 다시 한발을 내딛을 수가 있다. 그런 사람은 실패가 두려워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사람이 되진 않는다 (262)
많은 에피소드들을 이야기 한다.
그 에피소드들 속의 엄마, 그리고 저자인 그녀에 내 모습이 투영된다.
그래서 슬프다,
부모는 아이가 독립하고 주도하고 싶어 하는 것에 대해 격려하고, 실해를 한다 해도 지지해주며 죄책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주어야 한다. 실패하고 돌아오면 언제든 안아주고 다시 혼자 가본다고 하면 멀리서 바라봐주고 기다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277)
저자는 이 책을 읽으며 잃어버린 진짜 자신과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직 내 자신과 만난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건 그녀를 통해 이 책을 통해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으며
부모인 나 역시 계속 성장하고 성숙해져야 함을 배웠다는 것이다.
이 넓은 세상을 향해 뻗어가는 내 아이에게 흔들림 없는 항구가 되어주리라!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