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깨 위의 새

내 어깨 위의 새 ㅣ 아름드리 그림책 4
시빌 들라크루아 지음, 이상희 옮김 / 소원나무 / 2019년 4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하는 놀이터에서,

바라본 아이들의 세상

그 가운데엔

참 외향적인 성격을 가진 친구들이 있다.

처음 보는 친구들에게도 서스럼없이 다가가 먼저 말을 걸고, 함께 노는 친구들

'참 성격 좋구나...'..

'저런건 타고 난거야... ' 라는 생각을 하는 가운데,

우리 아이는 어떤가 한번 바라본다.

한번 친해지면 너무 즐겁게 잘 어울리고 잘 놀지만,

모르는, 처음 보는 친구들에겐 먼저 다가가 말을 걸진 않는다.

엄마 마음엔,

먼저 다가가 말도 걸어보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면 좋겠다... 싶지만

그렇다고 엄마가 대신 해줄 수 있는건 아니니 안타까울 수 밖에 없다.

특히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면 조금의 걱정이 앞선다.

내 아이가 새로운 친구들과 잘 사귈 수 있을지...

처음 보는 친구들과도 잘 어울릴 수 있을지..

그래서 아이와 함께 읽어보려 준비한

내 어깨 위의 새

이 책은 새 학기를 맞아 학교에 갈 준비를 하는 아이의 마음을 어깨 위에 내려앉은 새에 투영하여

그 마음을 표현한 책이다.

 

처음 학교 가는날,

 

아이들에게 말을 건네려 할 때,

새 한마리가 어깨 위에 내려앉는다.

그리고 그 새는 어깨에 버티고 앉아 쉴 새 없이 말을 시작한다.

이상하게 아이는 새가 하는 말을 알아들 수 있다.

그리고 새는 아이가 묻지도 않는데 뭐라고 가르쳐 주면서 계속 재잘댄다

아이는 점점 새소리 때문에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도, 다른사람에게 말을 건넬 수도 없는 상황

아이는 새를 떨쳐 내고 싶었지만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

집에 돌아오니 새는 아이의 어깨를 떠났다

하지만 이튿날 학교에 갈 때가 되자, 새는 다시 아이의 어깨 위로 날아온다

그리고

새를 어떻게 떨쳐 내면 좋은지 방법조차 모르는 아이는

조에가 건네준 작고 예쁜 리본 덕분에 이상한 새를 멀리 날려보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조에와 마음껏 신나게 뛰어놀게 된다.

가끔 나는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줄 때

아이에게 어떤말을 해줘야 할지,

이 책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한참을 고민할 때가 있다.

사실 이 책 역시 한번 읽었을 땐,

이 책이 의미하는 바를 파악하기가 조금은 어려웠다.

그런데 한번 더 읽었을때,

이 그림책의 문장이 내 눈에, 내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집에 돌아와서야 새는 내 어깨를 떠났어

하지만 이튿날 학교에 갈 때가 되자

새는 파닥파닥 포르르 내 어깨 위로 서둘러 날아왔지

무언가 새로운일을 시작할때,

새로운 환경에 부딪혔을때.. 느낄 그 두려움

새학기가 시작될 때,

그리고 새학기가 아니더라도.. 새로운 환경 그리고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은

아이 뿐만 아니라 어른인 나 역시 두렵기는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런 두려움이 처음엔 작고 가볍지만

그냥 방치해버린다면... 커지는 새처럼

서서히 몸집을 키워 다른사람에 대한 편견 그리고 두려움까지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두려움, 그리고 열등감에 잡힌다면

다른 사람을 나쁘게 생각하거나, 아예 말조차 꺼내기가 쉽지 않게 된다.

조에는...

예쁜 리본을 건네줬지

그러자 난 갑자기 힘이 샘솟았어

내 어깨 위의 새보다 힘이 더 세어졌지.

조에가 건넨 물건은 아주 작은 리본에 불과했지만

그 것은 아이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보살핀다는 의미였을듯

아이는 그 리본을 통해 열등감 그리고 두려움을 극복하고

관심과 사랑을 느낀다.

아이들은 이렇게 아주 작지만

리본과 같은 관심과 필요하다. 그것이 부모인 나를 통해 느낄 수도 있을것이고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서 만나는 누군가를 통해서도 느낄 수 있을것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서

내 아이가 조에와 같이 먼저 다가가

작은 관심과 사랑을 먼저

베풀어줄 수 있는 아이가 되어주길, 그렇게 함께 두려움을 극복하길 희망한다.

그리고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아이가 있다면

이 내 어깨 위의 새를 한번 읽어보길.. 추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