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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 - 하서명작선 52 ㅣ 하서명작선 100
박지원 지음, 김연호 옮김 / 하서출판사 / 199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방대한 분량의 열하일기를 모두 읽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그래서 일단 박지원에 대해서 알아보고 그가 살았던 시대적 배경와 그의 문학관을 나름대로 분석해 보았다. 또한 고등학교 문학시간때 읽었던 <호질(虎叱)>과 <허생전>이 열하일기에 실린 작품이란걸 다시 한번 떠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의 <호질>과 <허생전>의 기억을 되살려 보면서 열하일기의 내용을 미약하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 그래서 시대적 배경인 18세기 상황과 연암의 문학관을 먼저 알고나서 열하일기의 내용을 파악한 후 이것들을 종합해서 이글을 쓰기 시작한다.
『허생은 10년 계획으로 남산골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가난을 못 이겨 어느 날 공부를 중단하고 장안의 갑부인 변씨(卞氏)를 찾아가 10만 금을 빌려 지방으로 내려간다. 그는 이 돈을 밑천으로 장사를 벌여 크게 돈을 벌고 좋은 일을 많이 한 다음 20만 금을 변씨에게 갚는다. 놀란 변씨가 그뒤를 밟아 보니 남산 밑의 작은 오두막으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후 두 사람은 깊이 사귀는 사이가 되었다. 하루는 변씨가 이완(李浣)이라는 정승을 허생에게 소개한다. 이정승은 시사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오히려 허생에게 비웃음만 사고 돌아간다. 허생의 비범한 인품을 알게 된 이정승은 그를 기용하고자 다시 찾아갔지만, 이미 허생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다』는 줄거리이다.
'허생전'이 쓰여진 18세기 후반의 조선 사회는 중세에서 근대로 이행해 가는 사회 현상이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던 이른바 역사적 전환기였다. 정치적으로는 당쟁이 극심하였고, 경제적으로는 화폐의 유통, 수공업의 발달, 농업생산력의 향상 등에 의해 부의 축적과 집중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새로운 신분 계층이 등장하는 등 사회 변동이 심화되고 있었던 시기이다. 이러한 사회 현상은 조선 봉건 사회를 굳건하게 지탱해 왔던 신분제의 붕괴를 초래하였고, 궁극적으로는 조선 봉건 사회의 해체를 가속화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한편, 사상적으로는 일부 선구적 지식인들에 의해 조선 사회를 지배해 온 성리학의 비현실성이 극복되고 현실 문제에 눈을 돌린 실학이 꽃을 피우고 있을 때였다. 이들 실학파 학자들의 학문적 관심은 농민, 수공업자, 상인 등 서민층의 생활을 어떻게 하면 풍요롭게 할 수 있었는가에 있었다. 박지원은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중국을 여행하면서 여러 가지 문물을 배운 것이다.
또한, 무능한 양반계층을 비판한 <허생전>과 함께, 양반의 위선을 풍자한 <호질>을 추론해 보았을 때 열하일기는 당시의 사회제도와 양반사회의 모순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내용과 함께 이용후생적인 실학사상을 반영한 것이라는 사실은 쉽게 추측할 수 있었다. 이 결론을 머리속에 기억한 채 열하일기에 빠져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