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완용 평전 - 애국과 매국의 두 얼굴
윤덕한 지음 / 중심 / 199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매국노에 관한 문제는 현재까지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 독일에서는 나치범죄자들을 전범 재판에서 처리하는 것에 비해서 안타까운 현실이다.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의 이완용의 행적이 21세기가 된 오늘에도 문제가 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우선 해방이 된 이후로 여지껏 친일파 청산이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고 더 중요하게는 친일파의 논리, 상황인식과 처신이 양태만 바뀌었을 뿐 현재도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구한말 시기의 상황을 서술하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당시에 비해 지금이라고 해서 달라진 것이 없는 것들, 즉 외국군대의 주둔과 그들의 치외법권적 지위, 정치인들의 사대주의와 기회주의, 대외적 종속관계 등의 문제를 해방 이후 현재와 관련시켜 언급하고 넘어가곤 한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살펴보면 임오군란을 계기로 해서 일본군과 청군이 한반도에 주둔하게 된 뒤로 2001년 지금 현재 주한 미군까지 외국군대가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다. 이들 주한미군은 각종범죄-한국 부녀자들의 강간·살인, 한강 독극물 방류, 매향리 폭격 등을 저지르고 있지만 그들은 우리나라의 힘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
주한미군에게는 재판권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는데에 엄청난 돈을 지불하면서-사실 돈을 지불해야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주한미군이 있는 서울의 '용산'의 주소가 한국땅이 아니라 'USA california'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때는 너무나도 어처구니가 없다. 일제시대 때 일제에 협력한 사람들-소위 매국노들이 해방 후에도 변화된 현실에서 재빠르게 미국에 빌붙어 권력을 잡고 있으니 친일파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하루빨리 친일파 청산을 하고 주체적인 국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완용 평전-애국과 매국의 두 얼굴>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그 동안 '매국'의 측면에서 평가되어 왔던 이완용을 그나마 객관적으로 평가했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부터 그 동안 너무나 당연시 여겨왔던 '이완용=매국노'라는 공식에 어긋나서 상당히 놀라웠고 그래서 더욱 흥미로웠다. 이 책은 이완용의 친일행적을 부정하거나 이완용을 미화하고 있지 않다. 이미 역사적 사실이 되어버린 사건은 감정적이 아니라 실증적으로 알고 넘어가야 교훈이 될 수 있다는 의도에서 씌어진 것이다. 저자는 한 사람의 `동네북'을 만들어 무조건 화풀이하기보다는 매국은 매국대로 ,애국은 애국대로 이완용의 행적을 정리해야 한다고 지적 한다. 냉철한 눈으로 구한말을 바라보는 것이 난마처럼 얽혀 있던 당시의 시대상을 이해하고 오늘날에도 같은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는 방법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