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가 되어
김아직 지음 / 사계절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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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먼지가 되는 상상을 가끔 해봤을까.

현생에서의 삶이 답답할 때, 눈앞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암흑일 때 먼지가 되는 상상을 해본다.

오죽하면 가객 김광석님도 먼지가 되어 그대 곁으로 날아가는 상상을 하셨을까.

먼지가 되는 것은 해결책답지 않은 해결책일 수도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평범한 청년들이다.

특히 강유어의 모습에 시선이 간다.


어사전을 찾으면 '유어'는 '물속에서 노니는 고기', '잉엇과의 민물고기', '황새칫과의 바닷물고기' 등 동음이어의로 이루어져 있는데, 어찌됐든 '강유어'라는 이름은 물속을 노니는 물고기처럼 하루하루 파닥거리며 사는 사람을 상징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강유어 이외에도 오하석 팀장을 비롯한 다른 인물들도 눈앞의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서민의 삶을 담고 있다. 역사에서 거대담론만큼 미시담론도 중요한 것처럼, 우리들의 인생이란 이와 같이 하루하루 치열함의 연속이 아닐까 싶다.


이런 인물들의 삶 앞에 새로운 시대가 찾아온다. 바로 '타르디그'

스스로를 신이라 칭하면서 먼지와 인간의 형태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존재이다. 우리에게 '먼지'는 '없는 존재'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존재'이다. '타르디그'는 이와 같이 보이지 않는 존재와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넘나드는 것이다. 그런데 군중들은 의외로 타르디그의 존재를 환영한다. 동감이다. 지금 우리 주위의 상황에서도 아마 타르디그의 행렬에 열광할 만한 사람들이 꽤 많으리라 생각한다. 타르디그이 '생명의 키스'를 기다릴 만한 그런 사람들.


유어는 이런 상황 앞에서도 끝까지 동생 유슬이를 찾으려 노력하면서 타르디그에 대항항 방법을 찾으려 한다. 유어는 계속되는 어려움 앞에서도 늘 자신만의 방법으로 주위에 대적해 나간다. 지금도 강유어이고, 마지막에도 강유어라는 외침을 전달하면서. 설사 강유어가 주위를 변화시키거나 상황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자연스레 박수를 치게 된다. 설사 당장 성공하거나 이기지 못하더라도 묵묵히 한걸음씩 내딛는 것, 무기력해지지 않는 것이 우리네들의 삶이기 때문이다.


강유어를 비롯해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등장인물의 삶은 바로 우리 자신들의 삶이었다. 세상을 한 순간에 바꾸는 일이 아닐지라도, 남들의 부러움을 살 만한 일이 아닐지라도,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오늘 하루가 바로 우리의 삶을 채워나갈 것이라 생각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강유어를 위해, 멀리 볼 필요도 없이 강유어인 나 자신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



네이버영화카페, 네영카, #네영카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흥미롭게 읽고 서평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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