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끝이 바다에 닿으면
하승민 지음 / 황금가지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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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민, 발끝이 바다에 닿으면, 2023.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았습니다.*

 

이 책은 2020년 데뷔 이후 매년 한 편씩 장편소설을 발표해 온 하승민 작가의 첫 SF소설이다.

이 소설에는 NGO활동가 현지, 연구가 종원, 포경 어부 석구, 동물과 소통하는 티베트 소녀 돌마, 고래가 등장한다. 이 고래는 일반 고래와 달리 52헤르츠로 울기 때문에 다른 고래와 소통할 수 없어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로 불린다. 동해에 사는 이 외로운 고래가 이드가 티베트의 한 소녀와 티베트어로 대화를 나눈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종원이 연구하는 동물 언어 해석 기술은 돈이 되지 않아 종원은 연구비를 받지 못한다. 울성에 사는 석구는 단속에도 불구하고 포경을 지속하려는 폭력적인 인물이다. 이 상반되는 두 인물의 갈등을 통해 인간이 동물 뿐 아니라 다른 생명체를 어떻게 대하는지 생각해 보게 했다.

 이 소설의 큰 축 중 하나인 NGO 활동가 현지의 활동이다. 중국의 인권 탄압을 피해 티베트를 탈출하는 과정이 다큐를 보는 듯 상세하게 펼쳐진다.

  인간이 고래를 죽이고 바다를 오염해도 결국 바다는 상처 받은 인간을 품어주고 위로해주는 것 같다. 제목 발끝이 바다에 닿으면을 인간은 위로 받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 또는 인간, 인종, 고래, 국경의 구분 없이 모두를 그저 생명으로 바라볼 수 있다로 완성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티베트에서 동해까지 넓은 공간 만큼이나 큰 의미를 품은 소통, 치유, 환경, 인권의 문제가 작가의 능숙한 솜씨로 하나로 어우러지는 소설이다. 인간도 새도, 고래도 모두 생명이니 관점을 달리하거나 과학의 힘을 빌린다면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공존 가능한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인간이 무엇을 할 것인지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 

 인류의 화두가 되어야 할 문제들을 다룬 소설이니 이 문제를 고민하는 분들께 추천한다. 

 

언젠가 우리는 우리가 아닌 존재가 되어 다른 모두와 섞일 것이다. - P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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