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짝홀짝 호로록 - 제1회 창비그림책상 대상 수상작
손소영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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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리뷰]

#홀짝홀짝호로록 #창비 #창비그림책상 #그림책 #책추천 #책육아 #추천도서


작년 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과 국어수업을 할 때 즐겁게 말놀이를 하며 놀았던 기억이 난다. 노래를 따라부르기도 하고, 반복되는 말을 찾아 운율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흉내내는 말과 꾸며주는 말을 집어 넣어 문장을 풍성하게 만들기도 했다. 의성어든 의태어든 아이들은 그 말의 느낌에 맞게 흉내를 참 잘 냈다. 


작년에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었다면 얼마나 재미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캐릭터들의 표정과 몸짓, 그에 따른 표현들까지 얼마나 생생하게 다가오는지!

게다가 그저 써져있는 글자가 아니라 글씨체마저 어쩜 이렇게 자세하고 직관적인 표현을 한건지 감탄이 나온다.


오늘은 아침부터 주룩주룩 비가 왔다. 세 명의 아이들이 비를 맞고 축축해져서 돌아왔다. 나는 감기를 걱정하였지만 사실 마음속 어딘가에는 그렇게 같이 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제약 없이 마음껏 놀고 따뜻한 코코아 한 잔 마신다면, 따뜻한 곳에 한 데 모여 앉아 책을 읽으며 신나게 놀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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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한가운데 - 개정판
주얼 지음 / 이스트엔드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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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리뷰]

#여름의한가운데 #주얼 #단편소설 #eastend


최근에 만난 사람이 자기는 책을 참 좋아한다면서, '내가 겪어보지 못한, 만나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아가는 게 좋다.'라고 책을 좋아하는 이유를 설명해주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나는 늘 그렇듯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이며 '왜 만나보지 못했던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지?'라고 생각했었다.


<여름의 한가운데>는 다섯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다섯 편 모두 나는 겪어보지 못했던, 또는 아직 마주하지 않은 상황에 놓인 인물들의 삶으로 가득차 있었다. 그제야 앞서 이야기했던 그 사람의 말을 어렴풋이 이해한듯하다. 내가 몰랐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알아가는 것이 좋다고, 그 사람의 생각, 마음, 그로 인한 표현들...한 편 한 편 읽을 때마다 정말 오랜만에 푹 빠져들어 장면을 그려내며 읽었다. 클라이막스 부분을 읽는 순간 저녁밥을 먹으라는 소리에 책을 내려놓기가 아쉬웠으니까. 


여전한 것과 변하는 것, 머무르는 것과 나아가는 것. 서로 조화롭다면 가장 좋겠다는 말을 읽으며 늘 남편이 강조했던 '균형'이 떠오른다. 언제까지고 머무를 수 없다. 우리는 시간에 따라 흘러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는 것이 있어야 한다. 이것들 사이에도 균형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멋진 하루>를 읽으며 전남친을 떠올려 본다든가, <파주 가는 길>을 읽으며 우리 엄마가 생각난다든가, <월간 윤종신>을 읽으며 '나는 꾸준히 좋아하는 것이 있던가?'라고 한번쯤 생각해보게 하는 잔잔하고 마음 몽글몽글해지는 책. 


보통 '여름 한가운데'라고 한다면 쨍쨍한 태양 아래 뜨겁고 땀나며 흐물흐물해지는 느낌이 대표적일 텐데 이 책을 통해서 여름의 이미지를 하나 더 얻은 것 같다. 이 책의 표지처럼 빠알갛게 물드는 하늘을 곧 볼 수 있기를. 그 하늘 아래에서 나의 머무름과 나아감을 다시 한번 생각해야지. 그 균형을 잘 잡고 있는지 꼭 돌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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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과학백과 - 초등 3학년~6학년 개정교과 반영
Gakken Plus 지음, 이보형.김종완.이현종 옮김, 백준수 감수 / 동아시아사이언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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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리뷰]

#초등과학백과 #GakkenPlus #이보형 #김종완 #이현종 #동아시아 #과학


이 책은 정말 엄청난 책이다! 이제야 알게 되다니, 지난 날들이 너무 아쉬워졌다. 이 한 권이 아이들에게 몇 년은 두고두고 끼고 앉아 읽을 보물이 될 것 같다.

찾아보고 싶을 때마다, 궁금할 때마다 쉽게 찾아 읽을 책, 깔끔한데 자세하고 세밀하게 설명해 놓은 멋진 책이다. 

나에게도 보물이 되었다. 내 책상 위 과학 교과서 옆에 두고 학생들과 찾아 읽으며 지식을 쌓으려고 한다. 


중요도를 표시한 것, 맨 위에 학년을 구분한 것, 직관적인 그림 설명!

이 내용을 달달 외우면 과학 공부는 걱정 없다. 일본의 출판사 책을 멋지게 번역해서 내준 옮긴이 선생님들, 동아시아 출판사 관계자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이 책 진짜 최고예요.😊👍

너무 찬사만 하는 것 같은데 사실입니다. 올해 정말 잘 써볼게요.

좋은 책 계속해서 내주시기를 기대하며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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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내 방 출입 금지 킨더랜드 픽처북스
김지희 지음 / 킨더랜드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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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리뷰]

#오늘부터내방출입금지 #김지희 #킨더랜드 


나와 4살 차이 나는 여동생이 내 방에 들어오는 게 싫었다. 내 공간에 누군가 마음대로 들어와 헤집는 것. 내 물건 마음대로 쓰는 것이.

아하, 그럴 때는 책에서와 같이 내 공간을 안내해주는 표지판을 세우면 좋겠구나!(타인이 표지판에 써져있는 대로 지킬지는 무관함..) 


내 방뿐만 아니라 내 마음에도 여러 가지 지시판이 존재한다. '나는 이런 사람이에요.'하는 안내 표지판,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지시 표지판, '앗! 나는 여기까지. 이 이상은 위험해요.'라고 말해주는 경고(또는 금지) 표지판, 나의 특별한 무엇을 상기해주는 관광지 표지판까지. 


평소에는 그냥 지나치지만 위급할 때나 내가 필요로 느낄 때 이 간단해 보이는 지시판들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모른다. 표지판은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간단명료하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눈에 보고 직감할 수도 있어야 하고, 메세지를 읽고 바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포인트가 되는 부분이 많은데, 제일 앞 부분에 불을 끈 상황과 바로 뒷장, 불을 켰을 때의 상황이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또, 뒷 부분에 표지판이 없을 때와 있을 때, 6시 이전과 6시 이후의 모습이 달라진다. 어느 부분에서 달라졌는지 아이와 차근차근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동생이 "언니가 새로 산 모자를 어디 뒀더라?"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언니의 새로 산 모자는 무엇일까? 동생은 그 모자를 손에 넣을 수 있을까? 언니는 새 모자가 없어졌는지 알아챌 수 있을까? 언니랑 동생이랑 대판 싸우게 되지 않을까? 하며 나의 옛날 시절을 되돌아보면서 흥미롭게 책을 읽어나갔다. 이런 재미 요소가 많아서 보는 내내 쉬지 않고 책을 돌려보며 즐거워했다.


오늘의 나에게는 어떤 표지판을 세워야 할까. 오전 오후 내내 연수를 쉼 없이 받았기 때문에 더 이상은 '연수 듣기 금지', '피곤 주의'를 세우고 '침묵 지키기'를 지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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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103 소설Y
유이제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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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평단 리뷰]

#터널103 #유이제 #소설Y #창비


인간은 왜 인간으로 만족할 수 없는가? 왜 인간보다 강한 존재를 탐내는가? 실패를 겪고서도 왜 멈출 줄 모르는가?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 결국 검은과부거미섬의 비극은 인간의 탐욕, 잘못된 선택으로부터 시작했다. 세상 평화로울 수 있었던 섬에서 일어난 끔찍한 이야기. 디스토피아적인 영화을 보거나 책을 읽을 때마다 나는 무서운 생각을 하고야 만다. 이런 일이 어디에선가 은밀히 자행되고 있을 것 같아서. 검은과부거미섬이 어딘가에 존재할 것만 같아서. 인간이 얼마나 약하고 악한지를 알아서.


너무 많은 사건을 겪고 너무 많은 존재를 마주치기 때문에 다형이와 승하가 겪은 일이 마치 일주일, 또는 몇 주 동안의 일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불과 이틀 동안 일어난 일이었다니, 가쁜 호흡으로 다형, 승하, 싱아를 뒤따라온 나로서는 크게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정신없고 긴장감 넘쳐서 차폐문을 닫은 직후에는 나도 멍하니 책을 내려놓고 잠시 숨을 돌렸다. 


이제 동굴 안에 있던 사람들, 바리섬 사람들은 그들과 '똑같이 생긴 사람들'을 만나러 내륙으로 향한다. 그들은 두렵지는 않았을까. 갑자기 나타난 몇 백명의 사람들을 내륙의 사람들이 무조건 순수하게 반길까. 두렵고 긴장하는 마음이 더 크지는 않을까. 온 세상이 시끌벅적해질 것이다. 많은 주목을 받을 것이다. 의심하는 사람도 생길 것이다.

이상한 건 또 있다. 아무리 섬에 가는 사람들을 위한 휴게소라지만 그 터널 주변에 아무도 없다. 묘하고 쎄하다. 두려운 감정도 들 것이다. 

다형과 승하와 싱아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닐 것 같다. 단단하고 용감했던 사람들이 내륙에 잘 정착했는지, 싱아의 상태는 괜찮아졌는지, 다형과 승하는 뭘하고 지낼지 궁금한 마음 담아 작가님에게 대신 안부 전해달라고 말하고 싶다.😊


팁은 제일 앞부분에 나오는 검은과부거미섬 지도를 유심히 보는 것이다. 책을 읽기 전에 차근차근 그림과 기호, 이름을 보면 좋다. 허투루 새겨넣은 것은 없다.👍✨


몰입감이 장난 아닌 재미있는 책이다. 우리 반 친구들에게도 읽어보라고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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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오직 나만이 터널을 빠져나갈 수 있는 상황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A. 일단 나에게만 터널을 빠져나갈 수 있는 상황은 주어지지 않을 것 같다. 나는 모험을 싫어했다. 어렸을 적 <아기공룡둘리>를 차마 보지 못했던 이유가 여기 있다. 고길동 아저씨에게 구박을 좀 받기는 하지만 안전하게 살 수 있는데 생사 여부도, 엄마의 생존 유무도 알 수 없는 상황에 무모하고 위험한 모험을 떠난다니, 나는 차마 가슴이 떨려서 보지 못했다. 

그리고 아마 세상 사람들이 좀비가 되어간다면 나는 끝까지 살아남는 주인공은 될 수 없을 거다. 두려움에 못이겨서 좀비에게 물려버리겠지. 다형이가 섬 밖으로 나가 내륙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밖에서 차폐문을 연다는 방법을 생각해 냈을 때 나는 의외로 냉소적이었다. 과연 내륙의 사람들이 기꺼이, 반갑게 맞아줄까. 바로 걱정 없이 차폐문을 열어줄까. 그 괴물들이 내륙으로도 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워하는 마음이 훨씬 크지 않았을까. 

나만이 터널을 빠져나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나 혼자, 혹은 우리 가족만 나가서는 이방인으로서만 살아갈 것 같고, 모든 사람을 구하려니 쫄려서 못하겠다. 아마 나갈 수 있는 사실을 알아도 나는 행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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