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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14
이도해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2월
평점 :
[서평단 리뷰]
#터치! #이도해 #자음과모음 #달콤쌉싸름한로맨스
아주 어렸을 적 배워서 초등학생 때 그만둬버린 피아노.
그땐 그렇게 연습하기 싫어서 한번 치고 두 개 색칠하고 한번 치고 세 개 색칠하며 지루해하던 때가 있었다. 생각해보면 내가 음표와 음표 사이의 관계, 음의 흐름, 분위기, 작곡가의 의도....그런 것들을 고민해본 적이 있던가? 그저 딱딱거리는 박자에 맞추어 틀리지 않고 치는 것, 그 곡을 어느정도 치면 그다음 곡으로 넘어가는 것만이 목표인듯 나는 그렇게 재미없게 피아노를 배웠다. 물론 어른이 되어보니 나를 끈질기게 피아노학원에 보냈던 엄마에게 무한한 감사를 느끼고 있지만.
대학생 때 <노다메 칸타빌레>를 우연히 보고서 새삼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16번을 노다메가 연습할 때, 치아키가 떠오르는 풍경을 생각해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노다메가 상상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렇구나! 사실은 이런 분위기의 곡이었구나. 이런 장면을 생각하고 느끼며 연주해야 하는 거였구나. 피아노를 치면서 나는 최문과 비슷하게 이 곡을 치는 내가, 청중이 이 연주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그것은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거다. 그래서 왼손이 아픔을 감수하면서까지 최문에게 다양한 감정과 공감을 알려주려고 했나보다. 그 고통을 느낌으로써 최문은 훌쩍 성장했다.
최문은 암울하고 설렜던 고등학생 시절, 굉장히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
타인의 고통을 허락도 없이 먼저 파헤치려 하면 안 된다는 것. 타인의 고통은 타인의 것이기에 서로를 신뢰하는 관계에서 상대방이 먼저 말해주기 전까지는 멋대로 알아내려고 하면 안 된다는 것. 또한 상대방을 마음대로 판단하고 아픈 부분을 찌르며 함부로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것.
나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함부로 사람의 약한 부분을 판단하지 않기. 타인이 먼저 나에게 이야기를 털어놓는다면 감사함으로 듣고 공감해주고 믿어주기.😉
세상에, 게다가 이 책은 반전의 매력이 있다. 그 사실을 알았을 때 놀라기는 했지만 앞부분에 뿌려놓은 떡밥을 회수하며 되짚어보니 그럴 수 있겠다 싶다. 말랑말랑 두근두근한 풋사랑의 설렘을 느낌과 동시에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며 성장해가는 씩씩한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엿보고 싶다면 강력 추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