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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치명적이다 - 경계를 넘는 여성들, 그리고 그녀들의 예술
제미란 지음 / 아트북스 / 2010년 5월
평점 :
이 책을 보며 옛 생각에 젖었다. 나도 예전에는 현실과 내가 그리는 그림은 다르다는 걸 알았고, 그때 고민했던 마음 생각들이 그림으로 펼쳐지진 못했지만, 아직도 그 메아리는 내 머리속에 담겨있다. 그때의 회상을 아니.. 조금은 아련해진다. 또 조금은 그때로 돌아가고 싶기도 하다. 나에겐 그림이 반항이자, 나의 혼잡했던 질서인 카오스를 잠재우던 안식처였다. 잠시 가슴이 찡했다.
제목이 치명적이라 하지만, 글보다 난 그림으로 다가옴을 먼저 느꼈다. 훌륭하신 분들이 나와 보는 내내 즐겨웠고, 이분들을 한대 묶었던 저자도 대단하다는 생각했다. 지금 내가 이 책을 보게 되는건 다른 길을 걷고 있어서 그런건 아닐까..
여기에 나오는 작가분들은 지금은 엄마, 할머니, 이모... 그쯤 되셨을꺼 같다. 여자는 역할이 계속 바뀌고 나 자신을 표현할수 있는 적이 있는지,, 한번 생각해본다. 그래서 예술로 표현한것은 아닌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한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나는 예술적 작품들이 파격적이겠다 생각했다. 물론 파격적인것도 있고, 무서운 느낌이 드는 것도 있다. 또 멋있는 작품도 있다.(종이에 연필로만 그리신 김은주 작가님) 사진으로 본다는 것은 어쩜 한발자국 떨어진 느낌이였다. 좀더 가까이 그 현장속에서 느끼면 또 다른 깊이가 느껴질꺼 같다는 욕심이 들고 했다. 그러나 이내 글을 읽으면 그 생각은 잊으며 작가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간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나만의 작업이 있다는 사실, 그것이 고유한 것이라는 자존감은 있었지. 하지만 세상의 인정을 진정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 같다. 작가란 죽을 때까지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는 존재인지도 모르지." (p.224)
나는 작가가 되고 싶었지만, 외압력이 너무 심한 환경과 내면의 요지부동이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눈물만 흘렸나보다.. 읽으면서 우수한 내용이 쏟아지고 마음에 담으면 자꾸 옛기억이 떠오른다. 그래서 조금은 쨘한 책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