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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할머니 ㅣ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18
주앙 바즈 드 카르발류 그림, 로베르토 파르메지아니 글,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6년 3월
평점 :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c/j/cjstlsdo/hkRDMDS1.jpg)
우리 할머니는 잠만 자요.
우리 할머니는 온종일 잠만 자요.
우리 할머니는 한 달째 온종일 잠만 자요.
침대 위에 머리카락이 아주 하얀 할머니 한 분이 있습니다.
한 손으로 팔베개를 하고 돌아누웠는데..
아이의 말대로 잠을 자고 있는 걸까요?
잠을 자고 있는, 잠만 자고 있는 듯 보이는
할머니의 꿈속은 보이질 않으니
아이는 이런저런 상상도 해 봅니다.
꿈을 꾸고 계신 건지,
꿈속에서 맛있는 빵을 만들고 계신 건지,
바닷속을 헤엄치고,
높은 하늘도 연을 타고 날고 있을지..
아이는 담담하게 긴 잠에 빠지기 전
할머니가 좀 이상했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그전의 할머니는
아이와 같이 놀아주기도 하고, 책도 읽어 주고,
맛있는 피자도 만들어 주고,
언제나 아이를 꼭 안아 주셨던
다정한 할머니였다고 소개합니다.
그런 할머니가 그리운 아이는
온종일 잠만 자는 할머니가 외로울까 봐
매일 오후 할머니 곁에 앉아
할머니가 그랬던 것처럼
책을 읽어 주고, 비밀 이야기도 하고,
이담에 크면 가장 맛있는 토마토 파스타도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을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어느 날..
침대 위 할머니가 보이지 않습니다.
아이의 말대로 할머니가 잠에서 깨어난 걸까요?
할머니에게 입맞춤을 한 왕자님과
함께 떠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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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속 할머니처럼 하얀 머리카락은 아니지만..
저희 엄마도 할머니입니다.
2014년 1월에 할머니가 되었죠. 조카가 생겼거든요.
바쁜 아빠와 엄마를 대신해 어린이집을 다녀온 조카는
오후 시간을 할머니와 보냅니다.
그림책 속 할머니처럼 저희 엄마는 4살 조카를 위해
공놀이도 하고, 노래도 불러주고,
맛있는 간식도 만들어 주고,
가게에 가서 원하는 것들을 사줍니다.
그리고.. 조카를 안아 줍니다.
몸으로 꼬옥, 마음으로 꼬옥!
다행히도 할머니인 저희 엄마는
아직 좀 이상하지도 않고, 종일 잠만 자지도 않습니다.
(참 감사하죠..)
하지만.. 많은 시간이 지난 어느 날..
그 언젠가는 할머니인 저희 엄마도 잠을 자게 되는 날이 오겠죠?
저희 조카는 할머니를 어떻게 기억할까요?
아직은 일어나지 않은 일,
하지만 언젠가는 일어나게 될 일,
슬프고 아플 그 일에 대해
그림책을 통해 조금 일찍 생각해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