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꿋꿋하게 걸어라, 아레호 ㅣ The Collection
다시마 세이조 지음, 고향옥 옮김 / 보림 / 2018년 11월
평점 :
2017년 3월, 상수동의 노란우산에서
류재수 작가님의 그림책 강연이 있었어요.
그림책 <뛰어라 메뚜기>와 작가의 호기심
이라는 제목의 강연으로
'다시마 세이조' 작가님의
삶과 철학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사실 그때만 해도 일본의 그림책 작가에게는
큰 관심이 없기도 했고
'다시마 세이조' 작가님에 대해서도
몇 권의 그림책만 알고 있을 뿐,
작가의 삶이나 철학에 대해선 잘 몰랐었답니다.
그런데 강연을 통해 들은 이야기는 무척 새로웠고,
작가님과 그분의 그림책마저
다시 보게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다시마 세이조' 작가님의 새로운 그림책이
보림출판사를 통해 출간될 예정이고,
작업 중이시란 이야길 들었는데
바로 그 그림책이 지난 11월 말에 출간이 되었답니다.
바로 얼마 전, 출간 기념회도 순천에서 열렸고
작가님도 내한하셨었고요.
그때,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거라
무척 기대했었는데
먼 순천이었고, 평일 낮 시간이라
참석하지 못해 무척 아쉬웠었죠.
이번에 출간된 책은 바로 이 그림책이에요.
<꿋꿋하게 걸어라, 아레호>
[The Collection Ⅰ] 시리즈 17권이고요.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1218/pimg_7741641222076172.jpg)
이번 그림책은 출판사로부터
하고 싶은 주제로, 그리고 싶은 대로 작업해 달라는
의뢰를 받으셨다고 하는데
50년간 작업하면서 마음대로 하라는 제안은
처음이라 가슴이 설레었다고 하시네요.
그렇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싶은 방식으로 진행한 지
8년이란 시간이 지나고
지금의 그림책을 완성하셨답니다.
작가님이 이 그림책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요?
기대하며 그림책을 펼쳐보았어요.
그런데.. 그림책을 마음으로 읽어내지 못하는
저의 부족함 때문인지
처음엔 좀 어려웠답니다.
그래서 이 그림책에 대한
류재수 작가님의 글도 읽어 보았어요.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들의 일체감과 생의 경이로움은
작가의 일관된 주제입니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자신만의 독특한 조형 세계는
이 그림책을 통해 정점에 다다른 듯합니다.
사실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역동적인 드로잉은
더욱 자유분방하고 순화되어 천진스러움마저 느껴집니다.
"꿋꿋하게 걸어갈 거야. 세상 끝까지!"
주인공의 다짐이 미지의 조형 세계를 향한
작가 자신의 모습처럼 다가옵니다."
'다시마 세이조' 작가님은
이 그림책을 보면서
시리아 난민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그와 상관없이 이 책의 주인공인
벌레, 아레호와 함께
여행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하는데요.
다시 그림과 글을 보기를 여러 번..
갑자기 아이들은 이 그림책을
어떻게 보고 느낄까가 궁금해지기도 했답니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8/1218/pimg_7741641222076174.jpg)
더듬이도 있고 다리도 많은 벌레 아레호,
세상을 여행 중이라며 늠름하게 등장하지만
책장이 넘어가며 아레호가 겪는 일들은
아주 무시무시하고, 끔찍합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주저하지 않고
꿋꿋하게 세상을 향해 걸어가지요.
마치 제목의 당부와 같이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역시
들려오는 갖가지 마음 아픈 소식들과
저마다 겪고 있는 일들은
아레호가 겪은 일처럼 무시무시하고
때론 끔찍한 것 같아요.
하지만..
"그래도 나는 살아 있어"라고 말하는 아레호처럼..
"무슨 일이 닥쳐도 다 이겨 내고,
앞으로도 꿋꿋하게 걸어갈 거야.
세상 끝까지!"라고 말하는 아레호처럼..
모두가 어떤 상황에서도
다시 여행을 떠나며 꿋꿋하게 걸어가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