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되는 시합 노란돼지 창작동화
양인자 지음, 김미정 그림 / 노란돼지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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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되는 시합'는 한 반의 친구들 간 티격태격 하는 과정을 통해 우정이 돈독해지고 '형'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의진이는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며 수업시간에 딴 짓하던 유석이와 따조 대결을 하기로 한다. 유석이는 따조가 없지만 대수에게 빌리기로 했다. 수학시간만 되면 머리를 식히러 화장실로 피신하는 대수를 따라 유석이는 우연히 화장실을 같이 갔다가 놀라운 것을 목격한다. 바로 대수가 오줌을 싸면서 100까지 세는 것이다. 그런 모습이 유석이에게는 대단해 보였다.



따조 대결을 하면서 유석이는 대수의 이런 모습을 의진이에게 형 같다고 얘기했고, '형'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로 갖고 있는 의진이는 대수를 인정하고 싶지 않아 결국 대수와 의진이의 오줌 오래 싸기 시합이 벌어지게 되었다.
오줌 참기와 오래 싸기를 나름 연습했던 의진이는 하지만 체육시간에 결국 참지 못하고 유석이에게 실려가다시피 화장실로 가게 됐고 대수 역시 너무 오래 참는 바람에 더이상 못 버티고 세 명의 친구는 나란히 화장실로 향했다.

갑자기 시합을 하게 되는 상황이 되었고 그들은 진지하게 시작했으나 뒤따라 온 선생님과 같은 반 친구들이 들이닥치는 바람에 누구의 승리인지 확인하지도 못한 채 시합은 그렇게 종료가 되어 버렸다.



심판인 유석이는 무승부를 외쳤지만 의진이와 대수는 모두 자기가 형이라며 떠들었고 셋은 티격태격하던 일도 잊은 채 친해져 있었다. 이 모습을 본 선생님도 너털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이 책은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이 보기에 딱 맞는 수준이다. 아이는 보통 새 책을 받으면 앉은 자리에서 다 읽곤 하는데, 이 책은 조금 읽다 말고 읽다 말고 하면서 미루다가 거의 일주일이 다 지나서야 읽기를 마쳤다. 나도 비슷한 느낌이었지만 아이 역시 책에 그다시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히 캐치하지 못한 것 같기도 하다. 나 역시 책이 말하는 바가 과연 잘 표현되었나 좀 의구심이 든다.


'형'에 대한 느낌과 기억은 아이들마다 다를 것이다. 좋은 기억의 형도 있고 나쁜 기억의 형도 있겠지만 모든 아이들은 자기도 역시 '형'이 된다. 아이들은 서로 다투고 화해하는 과정을 통해 형으로 성장하며 어떤 모습의 형이 될지는 스스로에게 달렸다. 의진이와 유석이 역시 티격태격 하면서 형에 대한 이미지를 되새겨 볼 수 있었고 친구이지만 마치 형과 같은 모습의 대수를 통해 본인들도 좋은 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소변을 100까지 참으며 본다는 소재는 참신하다거나 웃기기보다는 별로 공감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수업시간에 아이들과 선생님이 나눈 대화 역시 현실적이지 않다고 느꼈다.



좋은 의도와 교훈이 담긴 책이라도 표현의 방법이 매끄럽지 않다면 효과적인 결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다. 이런 면에서 이번 '형이 되는 시합'은 높았던 기대치에 비하면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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