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어그림책으로 시작하는 자신만만 유아영어 - 전세계 엄마들이 가장 많이 읽어주는 베스트 영어그림책 100% 활용 영어대화
서현주.이수정 외 지음, 김린 감수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01년 7월
평점 :
이 책을 처음 본 순간 참 예쁘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평소에 익히 알고 있던 영어 그림책들의 표지가 작은 정원처럼 장식되어 있는 커다란 책, 제목이 '영어그림책으로 시작하는 자신만만 유아영어'란다. 우리나라에서는 예전보다 훨씬 다양한 영어 그림책이 들어와 있고, 또 책값도 전보다 정말 싼 편이다. 심지어 어떤 책들은 내가 미국에서 산 것보다 훨씬 싸서 정가를 보면서 야릇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그래도 아직은 영어그림책이란 게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지 않으므로 개개인이 사려면 맘을 크게 먹어야 한다. 그래서 흔히들 하는 말, '영어 그림책 한 번 사면 책값을 뽑아야 해요.' 즉, 한 권 갖고 여러가지 활동을 아주 많이 해야 다는 얘기다.
그런데 그 '활동'이란 걸 하려면 필히 '영어'로 아이와 이야기를 해줘야 하는데, 남의 나라 말이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나오는 게 아니니 문제다. 아이에게 말해주고 싶으나 내 혀가 짧으니 어이하리오. 다행히 이 책에서는 좋은 영어그림책(뿐 아니라 비디오, 오디오, 시디롬까지)을 선별해서 일일히 내용을 소개하고, 책의 내용에 관해 아이와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는 활동과 대화 예문을 자세하게 올려 놓았다. 예를 들면 도널드 크루스의 기막힌 책인 'Freight Train'를 보기 전에 미리 기차에 관한 즐거운 경험이나 책에서 본 기차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preactivity'를 해 보라고 권한다. 물론 그 대화 예문이 나와 있다. 다음에 책을 실감나게 읽어주면서 아울러 책에는 나오지 않는, 기차에 대한 다양한 표현을 함께 소개한다.
그 다음엔 책을 읽고 나서 내용에 대해 나눌 수 있는 대화를 엮어 놓고, 마지막으로 '나만의 화물열차 만들기'로 활동을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소개하고 있다. 게다가 모든 대화 내용이 원어민의 목소리로 녹음되어 있으니, 발음에 자신없는 엄마들은 먼저 귀로 들어보고 입으로 따라해 본 뒤 아이와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책이나 그렇듯이 이 책에도 단점은 있다. 전체적으로 대화가 짧긴 하지만, 어떤 예문들은 단문 두 개 대신 복문으로 쓰여져 좀 아쉬웠다.
또 'cocoon'이라든가 'lily pad'같이 낯선 단어들이 나오니 겁이 난다는 사람도 보았다. 그런데 '내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어려운 영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미국 아이들이 평소 생활에서 쓰는 영어, 또 유치원에서 배우는 영어 단어와 표현들이 그림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고, 그것을 토대로 이 책에서 대화내용을 만든 것이니 'Classroom English'에 길든 엄마들이 'Real English'를 아이들과 함께 나누는 기회로 삼아야겠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 책장을 덮으면서 이 책은 유아영어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참 쓸모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