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인간
알도 팔라체스키 지음, 박상진 옮김 / 문예출판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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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도 팔라체스키는 20세기 초 이탈리아에서 활동한 미래파의 대표 작가로, 현실과 환상을 섞어낸 독특한 작품들을 남겼습니다. 그는 1885년에 피렌체의 부유한 상인 집안에서 태어나 연극학교에 입학했고, 20세기 초반 미래파 운동가들과 교류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시와 소설, 영화, 드라마, 평론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했고, 현실과 환상을 섞어낸 독특하고 실험적인 작품들을 남겼습니다.

그의 대표작 '연기 인간'은 1911년에 처음 출간되었으며, 그 후 50년 동안 다섯 번이나 개정되었습니다. 이 소설은 온몸이 연기로 된 인간 페렐라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페렐라는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사람이자 변덕스러운 사람입니다. 그는 어느 날 갑자기 세상과 자신을 인지했고, 사람들에게 기묘한 존재로 인정받으며, 다양한 모험과 만남을 거치면서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고민을 하게 됩니다.


페렐라가 겪은 모험과 만남은 다양하고 흥미습니다. 그는 왕과 왕비, 군주와 신부, 예술가와 천재, 범죄자와 정의, 과학자와 철학자 등 여러 인물들과 만나 대화합니다. 페렐라는 그들의 삶과 사상을 듣고, 그들에게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말합니다. 그는 그들과 친구가 되기도 때론 적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배우고, 가르칩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고통과 절망을 주기도 합니다. 페렐라는 사람들의 욕망과 꿈을 존중하면서도, 그들에게 현실과 환상의 구분을 알려주고자 합니다.

저자 알도 팔라체스키는 '연기 인간'을 통해 당시의 이탈리아 사회와 문화를 비판하고자 했습니다. 그는 과거와 전통에 얽매이는 것을 거부하고, 근대 문명이 가져오는 속도와 기계를 찬양하는 미래파의 사상을 반영합니다. 그러나 그는 단순히 미래를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미래파의 극단적인 태도와 파시즘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습니다.

그는 파시즘의 군국주의와 국수주의, 군중 심리와 폭력성을 '연기 인간'으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페렐라를 파시즘의 상징으로 만들지 않고, 오히려 대조되는 인물로 그렸습니다. 페렐라는 개인주의와 자유주의를 추구하고, 군중에 얽매이지 않고, 폭력을 거부하고, 평화와 사랑을 바랍니다.

'연기 인간'은 독창적입니다. 소설은 대부분 대화로 진행되는데, 마치 연극을 연극을 보는 듯 생생한 몰입감을 줍니다. 팔라체스키는 특정 인물에게 시점을 고정되지 않은 불특정한 웅성거림으로 개인이 결국이 집단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원시적인 유기물의 더딘 진화를 보여주는 인간의 욕망과 군중 심리의 폭력성을 부조리한 대화로 독자를 몰아붙입니다.

작가 팔라체스키는 무작위적인 믿음과 광기로 욕망을 과시하는 군중의 폭력성을 풍자하면서도 독자에게 삶과 죽음에 관한 철학적 고민거리를 선사합니다. 페렐라처럼 연기로 된 인간이 되어버린 현대인들에게 이 소설은 어떤 의미를 갖게 할까요? 우리는 진정한 자신과 사랑을 찾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연기 인간'은 우리에게 이러한 어지러운 질문들을 던져 곤혹스럽게 합니다.

독특하고 보편적인 수군거림을 읽고 싶은 분들에게 알도 팔라체스키의 '연기 인간'을 추천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제 주관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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