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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율하는 나날들 - 조현병에 맞서 마음의 현을 맞추는 어느 소설가의 기록
에즈메이 웨이준 왕 지음, 이유진 옮김 / 북트리거 / 2023년 2월
평점 :

"조율하는 나날들"은 미국의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인 에즈메이 웨이준 왕이 자신의 정신질환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솔직하고 위트 있게 담은 에세이집입니다. 저자는 양극성장애와 조현정동장애라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으며, 이 책에서 그녀는 자신의 병증과 치료 과정, 정신 병동에서의 생활 등을 솔직하게 들려줍니다.
'조율하는 나날들'은 부제가 조현병에 맞서 마음의 현을 맞추는 어느 소설가의 기록인데,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오해를 타파하려는 저자의 의지와 메시지가 잘 드러나 있는 책입니다.

그녀는 정신질환은 무서운 병이 아니라, 인간의 다양한 삶의 형태 중 하나일 뿐,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 모두가 비정상적이거나 비인간적 존재가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그들은 우리와 같은 존중과 배려를 받을 권리가 있는 당연한 존재들이라고 강조합니다. 저자는 정신질환에 대한 편향된 시선은 사회적 차별과 물리력을 동원하는 폭력으로 변질될 수 있으므로, 우리는 잠재적 타의로 왜곡된 차별을 극복하고 개선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저자는 정신질환은 치료가 불가능하거나 포기해야 할 병이 아니라, 인정하고 수용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병이라 말합니다. 그녀는 책에서 정신질환에 대한 다양한 치료법과 약물요법, 정신분석과 정신요법, 명상과 요가 등을 소개하면서, 그녀를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고립시킨 병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도한 방법들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자신의 태도와 감정이 변화하는 데 도움을 줬던 책과 음악, 영화, 미술 등을 자신의 문화적 취향을 소개하고 영감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정신 병동에서 겪은 여러 상황과 감정을 반복과 대비로 생생하게 들려줍니다. 병동에서 자신의 삶과 죽음, 자아와 타자,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혼란한 시간으로 그녀는 오히려 악화되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직면으로 혼돈과 감정, 생각을 자각해서 자신의 서사와 삶에 새로운 여정을 세웠습니다.


저는 책 속에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탐색과 변화를 반복과 모순을 깨닫는 과정을 독자들에게 허탈할 정도로 솔직하고 위트 있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병증과 삶, 가족과 사회,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모호한 정체성조차 망실해 버리기도, 다시 되찾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녀는 이런 과정을 변환의 개기로 여겨,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부정하거나 스스로를 놓치는 않습니다. 흐릿하고 모호한 정체성이 뚜렷한 실체 위한 탐색의 과정으로 흩어진 자신의 삶과 서사를 하나둘 회복합니다.
조율하는 나날들은 저자 에즈메이 웨이준 왕의 개인의 주관이 온전히 담긴 책이라서 일부 독자들은 공감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질환인 조현병에 대한 경험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들려주지만, 그녀와 같은 조현병을 앓는 환자들 역시 저자와 같은 병증을 보인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 때문에 그녀의 병에 대한 태도가 모든 조현병에게 동일하게 적용하기는 어려울 듯싶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비유와 상징, 반복과 대비, 모순 등 수사법을 사용해서 독자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지만, 오히려 너무 개인적인 입장에서 풀어낸 감정이어서 책에 완전히 몰입하지 않는 이상 그녀의 감정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어려운 편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2019년 여러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될 정도로 아주 좋은 책입니다.
자신에게 일어난 모순으로 혼란한 분들에게 '조율하는 나날들'추천합니다. 해결책이 없는 막막한 현실에 한줄기 빛이 돼 줄 겁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제 주관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