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평가의 독서법 - 분열과 고립의 시대의 책읽기
미치코 가쿠타니 지음, 김영선 옮김 / 돌베개 / 2023년 3월
평점 :

"서평가의 독서법"은 미치코 가쿠타니가 평생 읽은 책들 중에서 좋았던 책을 소개하고 추천하는 에세이 모음집입니다. 이 책에는 고전부터 현대소설, 회고록, 정치·사회·문화 분야 논픽션까지 다양한 책들에 대한 간결하고도 날카로운 서평이 담겨있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미치코 가쿠타니가 선호하는 책들과 그녀의 독서습관과 방식도 알 수 있습니다.
나는 한 번에 여러 권의 책을 읽어 나간다. 그렇게 하면 다른 작가들과 비교할 수 있고, 한 작품에서 다른 작품으로 넘어갈 때마다 흥미를 잃지 않고 계속해서 책읽기를 유지할 수 있다. 나는 항상 여러 개의 북마크를 사용한다. 그리고 내용이 비슷한 책끼리 함께 놓아두거나 주제별로 정리한다. 나는 어디에서든지 책을 읽을 수 있다. 집에서도, 카페에서도, 지하철에서도, 공원에서도. 나는 언제든지 필기를 할 수 있도록 연필과 종이를 준비해둔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문장이나 생각할 거리가 있는 부분을 밑줄을 긋거나 강조한다.
그녀의 독서법은 얼핏보면 단순하지만, 아주 효과적인 방법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녀의 독서습관에 따라하면 우리도 좋은 서평가처럼 깊이 있는 독서를 할 수 있고, 그녀처럼 깊이있는 서평을 할 수는 없겠지만, 서평의 이정표를 정할 수는 있습니다.
가쿠타니는 우리가 책을 왜 읽는지 근본적인 이유를 상기시켜 주고, 분열과 고립의 시대를 지나는 방법을 고민하면서 길을 찾는 책들로 해소하길 바란다며 소개글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가쿠타니는 책의 내용과 테마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작가의 의도와 기술을 평가하면서 독자적인 관점과 비판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책의 장점과 단점을 솔직하게 지적하고, 작가의 성공과 실패를 명료하게 내 비칩니다. 오죽하면, 무라카미 하루키나 수전 손택 같은 유명 작가들에게도 가감없는 독설과 혹평을 던져서 '1인 가미카제'로 불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한 도서 안내서에 불과하지, 책에서 소개한 작품들의 모든 내용을 알 수는 없습니다. '서평가의 독서법'은 우리에게 근본적인 독서이유를 상기시켜 줄 뿐입니다. 다만 책 속의 이야기와 지식, 사람과 세계와 연결되는 방법들을 알려주며 독자들에게 독서의 방향을 제시해줍니다.
'음모론과 거짓말에 취약한 사람들'은 가쿠타니가 20세기 정치사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도서라고 평가한 작품인 한나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을 서평한 챕터입니다. 가쿠타니는 아렌트의 철학적 분석력과 역사적 지식에 감탄합니다. 그녀는 아렌트가 전체주의를 어떻게 정의하고 구분하는지를 요약합니다. 그년 아렌트가 전체주의를 어떻게 비판하고 경계하는지를 그녀만의 독특함의 관점으로 평하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내버릴 게 없는 소설'이라는 제목의 돈 드릴로의 "언더월드"를 가쿠타니는 20세기 미국 문화와 역사에 대한 거대한 서사시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녀는 드릴로의 거친문체와 복잡한 구조에 깊은 인상을 받은 듯 했습니다. 가쿠타니는 드릴로가 어떻게 다양한 인물들과 사건들을 연결하고 관점을 바꾸면서 이야기를 전개하는지를 분석합니다. 그녀는 드릴로가 어떻게 20세기 미국 사회의 변화와 모순, 과거와 현재, 개인과 집단 등을 반영하는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 인종차별과 이주민 문제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는 소설(아메리카나), 사망한 남편에 대한 추모와 슬픔을 담은 시집(세상의 빛), 미래사회에서 여성들이 억압받고 착취되는 모습을 그린 디스토피아(시녀 이야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죽음, 예술과 정치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시집(시집) 등 많은 서평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각 서평은 책에 대한 요약과 평가뿐만 아니라 저자와 작품의 배경, 역사적·문화적 맥락, 독자와 작가 사이의 관계 등을 깊이 있게 탐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인상깊게 읽었던 책들을 소개해 줌으로써, 가쿠타니는 자신만의 확고한 비판기준과 성찰력으로 독자에게 좋은 책을 읽고 이해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서평가의 독서법"은 책읽는 즐거움과 중요성을 재확인할 수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저는 가쿠타니와 함께 다양한 작가와 작품들로부터 지혜와 위로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독서를 좋아하는 모든 분들에게 "서평가의 독서법"을 추천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제 주관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