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글쓰기 - 기억을 회고록으로, 아이디어를 에세이로, 삶을 문학으로 담는 법
빌 루어바흐 지음, 홍선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2월
평점 :
절판


"내 삶의 글쓰기"는 <호수의 소녀>, <거인들 사이의 삶>같은 다수의 책을 출판한 소설가이자 논픽션 작가인 빌 루어바흐의 책입니다. 이 책에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회고록을 쓰는 것을 전제하에, 자신의 삶을 진솔하고 생생하게 적는 글쓰기 스킬을 단계적으로 알려주는 글쓰기 수업이 담겨있습니다.

글쓰기를 처음 시작한 분들은 이미 글쓰기를 연습하는 사람이 이미 저질렀던, 자신의 글쓰기에 재능이 있을 거라는 환상에 빠져 있습니다. 자신이 단단히 마음먹고 평소 구상한 이야기를 소설이나 수필로 쓰면, 누구나 혹할만 재밌는 책을 쓸 수 있을 거라는 환상. 그리고 시간도 별로 들이지 않고 하루아침에 뚝딱 쓸 수 있을 거라는 환상.

하지만 글쓰기를 실천하고 있는 분들은 이게 쉽지 않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심지어 매일 조금 시간을 할애하는 것조차 힘들다는 사실도 말이죠. 좋은 글을 적기 위해선 매일 꾸준히 적는, 반복연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그간의 글쓰기로 뼈저릴 정도로 깨닫고 있습니다.

모든 일에는 재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글쓰기에도 재능이 필요하죠. 꾸준함이라는 재능이. 물론 이야기 구성력이나 스토리텔링 재능이 뛰어난 사람도 있겠지만, 하지만 재능이 있다고 할지라도 사용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죠.

재능 하나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알맞은 시간, 알맞은 장소에 있다고 해도 당신이 준비되지 않았다면 성공은 찾아오지 않는다. 그러니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준비되었는가?"

- 자니 카슨


다른 작업도 마찬가지겠지만, 글쓰기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불현듯 든 생각을 한순간에 휘리릭 적어내려서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낼 확률은 거의 0에 수렴할 겁니다.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사람이 아닌 이상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하루아침에 명작을 간단히 만들어낼 수는 없죠.

그래서 글쓰기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45년간 기자를 업으로 삼았던 고우 패리스에게 글쓰기는 아주 익숙한 행위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지나간 삶을 회상해서 기록하려고 하자, 그는 제대로 된 한문단조차 쓸 수 없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고우 패리스는 관찰만 잘 했을 뿐, 자신의 이야기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내야 할 줄은 몰랐으니까요. 그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만 적을 줄 알았지, 자신의 이야기는 이번이 처음이었으니까요.


그게 누구든 독자는 항상 '나'의 대역이 된다. 그리하여 '나'의 인생은 독자의 인생이 되고, 진정으로 진실한 이야기는 언제나 어느 정도 독자의 이야기가 된다.

글쓰기 연습에는 여러 방법이 있다. 정해진 시간 동안 아무 주제나 정하고 깊게 고민하지 않고 생각나는 데로 무조건 적는 자동기술, 글쓰기의 기본인 서론, 본론, 결론을 단계적으로 적는 방법, 자신의 기억 속의 추억을 지도로 만들어서, 지도를 토대로 해서 글을 적는 방법 등. 아주 많습니다. 솔직히 자기 편한 걸 골라서 글쓰기 연습하면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릴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학교에서 글쓰기의 정석이라는 서론, 본론, 결론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글쓰기의 기본적인 형식에 맞춰 명확하게 단계가 나뉘어 있는, 익숙한 패턴의 글이 좋은 글이라는 고정관념을 학습했습니다. 하지만 굳이 서론으로 이런저런 정보를 줄줄이 나열할 필요도, 내용에 어울리지 않는 단정적인 결론을 내릴 필요도 없습니다. 본론만 직설적으로 솔직하게 이야기해도 좋은 글이죠.

그리고 처음부터 내용이나 구성, 문법을 완벽히 하려고 굳이 애쓰진 마세요. 글을 완벽히 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글쓰기에 많은 부담을 느끼고, 글쓰기를 마음먹었다가도 이내 부담감으로 인해 포기하게 되니까요. 젖먹이가 걷기 위해, 엄마를 말하기 위해 수없이 넘어지고, 옹알이를 한 것처럼. 처음부터 완벽한 문장과 이야기, 구성을 꿈꾸지 마세요. 누구에게 보여줄 것도 아닐테니. 그냥 생각나는 데로, 손 가는 데로 편하게 글쓰기를 하면 됩니다.

아무런 부담감 없이 글쓰기 연습을 매일 하다 보면 휘청거렸던 걸음이, 알아들을 수없던 옹알거림이 뚜렷해지는 순간이 분명히 올 테니까요.


빌 루어바흐의 "내 삶의 글쓰기"는 글쓰는 방법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따분하고 이해 못 할 지루한 국어문법 수업처럼 엄숙하게 정형화된 글쓰기 방법을 알려주는 교고수업이 아닙니다. 저자의 글쓰기 수업을 수강하는 다양한 직업과 성별, 그리고 나이대의 학생들의 습작 과정으로 독자에게 글쓰기에 쉽게 접근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자신의 기억 지도로 글을 적는 방법, 장면을 생생히 묘사하는 장면, 설명의 길이나 용도, 글의 적절한 길이 등 여러 글쓰기 기법들을 쉽게 따라 하도록, 마치 글쓰기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주는 방식으로 흥미 있게 알려주는 글쓰기의 바이블과 같은 책입니다.

글쓰기가 어려워서 항상 다음으로 미루는 분들에게 "내 삶의 글쓰기"를 추천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제 주관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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