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의 말차 카페 마블 카페 이야기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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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의 말차 카페는 강변 찻집을 기점으로 연결되는 여러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조심스럽지 못해 운이 없었던 오늘, 기억이 모호한 날, 연인과 이별 후 어느 날, 엇갈린 시선, 낡은 책방 주인과 고양이가 일인칭 '나'의 여상스러운 독백으로 독자들에게 위로를 건넵니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은 많지 않지만, 마블 카페를 중심으로 사람의 마음과 마음, 일상 속 인연이 짧은 에피소드 형식으로 수록되어 있다. 짧은 단편이지만 전혀 가볍지 않은 위로를 건네고, 의욕을 북돋아 주는 책이다.


'월요일의 말차 카페'는 12개의 에피소드가 수록되어 있다. 1월부터 12월까지, 에피소드별로 등장하는 인물이 약간씩 다르지만 이전 에피소드의 이야기와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인물 찾기 놀이를 하는 기분이 들게 한다.


설 연휴에도 집안일 도울 여유 없이 바쁘게 살던 나는 부주의로 휴일에도 출근을 하게 된다. 내 부주의를 탓하며 전에 봐둔 옷을 사러 갔지만 품절됐고, 아침을 먹으러 간 패스트푸드점에서 니트에 케첩을 흘렸다. 오늘은 재수 없는 날인 가보다. 신사에 가서 어딘지도 모를 곳, 아마도 신에게 기도를 하고 나만 알고 싶은 마블 카페로 향했다. 하지만 오늘은 월요일. 마블 카페의 휴일이다. 맙소사!

체념하고 돌아서려고 할 때 분명히 문이 닫혔을 카페에서 애쉬 브라운으로 물들인 여성이 나온다. 용기 내어 물어보니 카페에 들어가 보라고 한다. 그래서 카페에 들어가려다 문에 이상한 푯말이 있다. '말차 카페?' 너무 조잡한 푯말에 의아해하고 있을 때 이마에 큰 점이 있는 카페의 점장이 나를 반긴다. 오늘은 정기휴일이지만 이벤트 놀이처럼 하는 '월요일 말차 카페'라며 너스레를 떤다.

자리에 앉으니 기모노 차림의 날카로운 인상의 남성이 메뉴를 내민다.


결혼을 약속한 그와 헤어졌다. 그를 여전히 좋아했지만, 아니 지금도 여전히 좋아하지만... 헤어졌다. 그에게 마음을 숨기고 꾸미고 거짓말만 하는, 그리고 무언가 되려고 하지만 여전히 속마음을 모르겠다. 혹시 그가 내 꿈을 소중히 여겨줬으면 나는 솔직해졌을까?

나(다카하루)는 교토의 명문 대학에 입학했지만 대학 동기들에게 은근한 자격지심을 지니고 있었다. 나는 변두리 시골 출신이고 그들은 부잣집 자제들이었다. 그래서 동기들에게 무시당하지 않으려 생전 처음 멋을 부려봤지만 여전히 나는 변두리를 어슬렁거리는 것 같았다. 태생부터 달랐기 때문일까? 그들은 삼각형의 꼭짓점이고 나는 밑변이었다.

사네아쓰는 '바게쓰'라고 불리는 다소 엉뚱한 친구다. 청소 때 들고 다니는 파란색 플라스틱 양동이에 교과서, 지갑, 스마트폰 그리고 온갖 잡동사니를 넣고 다니는 괴짜다. 우연한 계기에 친구가 된 녀석이다.

사네아쓰는 멀리 꼭짓점 위에 있는 그들을 보며 한숨 쉬는 나에게 말했다. 몸의 방향을 바꾸면 네가 있는 곳도 꼭짓점이라고. 낮에 보이는 상현달처럼 사람이 빛나는 장소도 타이밍도 제각각이니 주위를 빙 둘러보라고.

저자 아오야마 미치코. 1970년 아이치현에서 태어나 현재 요코하마시에 거주 중이다. 대학 졸업 후 시드니에서 일본계 신문사 기자로 근무했다. 2년간의 호주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해, 잡지 편집자를 거쳐 집필 활동을 시작했다. 데뷔작인 《목요일에는 코코아를》로 제1회 미야자키 책 대상을 받았으며, 속편인 이 작품 《월요일의 말차 카페》로 제1회 켄고대상, 《고양이 말씀은 나무 아래에서》가 제13회 텐류 문학상을 수상했다.

옮긴이 권남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이자 에세이스트. 지은 책으로 《번역에 살고 죽고》,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혼자여서 좋은 직업》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마녀 배달부 키키》, 《달팽이 식당》, 《카모메 식당》, 《시드니! 》, 《애도하는 사람》, 《빵가게재습격》, 《반딧불이》,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평범한 나의 느긋한 작가 생활》, 《종이달》, 《배를 엮다》, 《누구》, 《후와후와》, 《츠바키 문구점》, 《반짝반짝 공화국》, 《양식당 오가와》, 《숙명》, 《무라카미 T 》, 《버터》 외에 300여 권이 있다.

'월요일의 말차 카페'는 말캉하고 말랑한 이야기다. 별개 에피소드지만 서로 이야기가 옅게 연결되어 있다. 마블 카페(말차 카페)의 마스터와 점장, 사츠와 미츠 그리고 젠체하는 도련님 깃페이. 깃페이에게 부적 같은 손수건과 마음을 바꾼 운수 없던 그녀.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서로 조금씩 연결되어서 마치 새하얀 티슈에 연한 녹색이 퍼지듯 잔잔히 이야기가 진행된다.

말랑하고 따뜻한 위로와 격려, 마음을 치유하는 이야기를 찾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제 주관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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