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다카하루)는 교토의 명문 대학에 입학했지만 대학 동기들에게 은근한 자격지심을 지니고 있었다. 나는 변두리 시골 출신이고 그들은 부잣집 자제들이었다. 그래서 동기들에게 무시당하지 않으려 생전 처음 멋을 부려봤지만 여전히 나는 변두리를 어슬렁거리는 것 같았다. 태생부터 달랐기 때문일까? 그들은 삼각형의 꼭짓점이고 나는 밑변이었다.
사네아쓰는 '바게쓰'라고 불리는 다소 엉뚱한 친구다. 청소 때 들고 다니는 파란색 플라스틱 양동이에 교과서, 지갑, 스마트폰 그리고 온갖 잡동사니를 넣고 다니는 괴짜다. 우연한 계기에 친구가 된 녀석이다.
사네아쓰는 멀리 꼭짓점 위에 있는 그들을 보며 한숨 쉬는 나에게 말했다. 몸의 방향을 바꾸면 네가 있는 곳도 꼭짓점이라고. 낮에 보이는 상현달처럼 사람이 빛나는 장소도 타이밍도 제각각이니 주위를 빙 둘러보라고.
저자 아오야마 미치코. 1970년 아이치현에서 태어나 현재 요코하마시에 거주 중이다. 대학 졸업 후 시드니에서 일본계 신문사 기자로 근무했다. 2년간의 호주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해, 잡지 편집자를 거쳐 집필 활동을 시작했다. 데뷔작인 《목요일에는 코코아를》로 제1회 미야자키 책 대상을 받았으며, 속편인 이 작품 《월요일의 말차 카페》로 제1회 켄고대상, 《고양이 말씀은 나무 아래에서》가 제13회 텐류 문학상을 수상했다.
옮긴이 권남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이자 에세이스트. 지은 책으로 《번역에 살고 죽고》,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혼자여서 좋은 직업》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마녀 배달부 키키》, 《달팽이 식당》, 《카모메 식당》, 《시드니! 》, 《애도하는 사람》, 《빵가게재습격》, 《반딧불이》,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저녁 무렵에 면도하기》, 《평범한 나의 느긋한 작가 생활》, 《종이달》, 《배를 엮다》, 《누구》, 《후와후와》, 《츠바키 문구점》, 《반짝반짝 공화국》, 《양식당 오가와》, 《숙명》, 《무라카미 T 》, 《버터》 외에 300여 권이 있다.
'월요일의 말차 카페'는 말캉하고 말랑한 이야기다. 별개 에피소드지만 서로 이야기가 옅게 연결되어 있다. 마블 카페(말차 카페)의 마스터와 점장, 사츠와 미츠 그리고 젠체하는 도련님 깃페이. 깃페이에게 부적 같은 손수건과 마음을 바꾼 운수 없던 그녀.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서로 조금씩 연결되어서 마치 새하얀 티슈에 연한 녹색이 퍼지듯 잔잔히 이야기가 진행된다.
말랑하고 따뜻한 위로와 격려, 마음을 치유하는 이야기를 찾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