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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지말아요. 셰익스피어
전선아 지음 / 바른북스 / 2022년 7월
평점 :
절판

책 소개
현실성
없는 현실, 미래 없는 미래, 과장된 과거 그리고 소통의 부재 등 이런 것들이 부조리극의 기본적인 모형이자 내용이다.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의 현혹으로 상실된 고전극의 예의와 낭만. 앞을 향하지 않고 뒤나 옆으로 아니면 위로 고개를 돌리면 자동반사적으로
이탈자에게 날아드는 모욕과 충고. 게임의 아바타같은 이상형에 홀려 현실의 '나'는 방치하는 모순된 시대 속의 나는 어느 길에
서있는걸까?
전선아 작가의 '웃지말아요. 셰익스피어'는
부조리극 형태의 산문집이다. 젊은 남녀의 만남과 설렘, 사랑, 이별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현실에서는 바라지 못한
노스텔지어를 바라 쓴 망상 속 도시와 제도 그리고 인간에 대해서도 작가의 독특한 관점과 상상력으로 부조리한 이슈를 빗대어
희화화하고 있다.
저자 소개
단편집의 저자 전선아 씨는 인하대 건축공학을 전공했고. 건축설계를 하다 그만두고 파트 타이머로 일하는 소설가가 되었다.
'웃지말아요.
셰익스피어'는 18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산문집이다. 앞부분 몇 편은 주요인물이 바뀌지만 같은 인물과 배경을 공유하는
에피소드들이다. 그리고 단편에 등장하는 인물들 대부분은 어리고 젊은 남녀다. 로맨틱한 만남과 사랑을 꿈꾸는 현실을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 단편집이다.
학생
때와 별로 다르지 않은 가벼운 대화를 술자리에서 장난스레 나누는 친구들. 기타를 '그녀'라(단편집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자동차나
기타같은 사물을 의인화하여 애인처럼 부른다) 칭하는 호두 장수 마노아는 꼬마 아인이 장난스레 건넨 말에 미뤄뒀던 공연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응. 근데 나는 좀 전에 아저씨가 부른 노래가 더 좋아."
그는 다음날 평소보다 일찍 호두과자 좌판을 정리하고 무대에 오른다. 첫 무대에 오른 마노아는 꼬마에게 노래를 바친다며 노래를 부른다.
<호두과자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
그녀를 만난 건 우연이었어.
그녀의 미소는 천국이었어.
그녀의 숨결은 나를 깨웠어.
난 단지 그녀를 안고 싶었지.
아픔이 내 몸을 상처 입혀도
유혹이 내 맘을 뒤흔들어도
내 삶은 그녀를 지켜야 했어.
내 삶은 그녀를 지켜야 했어.
내 삶은 그녀가 전부란 말야.
그래서 난말야 그런 이유에
호두과자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
호두과자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
-마 노 아-
'spice 쌀떡볶이'의
슈퍼바이저 유목인은 체인점 관리를 위해 지방 군산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수도 서울에서도 시행하지 않는 낯선 환경정책에 당황하지만
곧 수긍하고 약속한 가게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발랄하지만 밝은 미소 뒤의 슬픔이 주는 성숙함을 지닌허세주를 만나고 첫눈에
그녀에게 반한다. 하지만 그녀는 기묘한 고전 취향을 지닌 초등학생의 엄마였다. 군산에서 유목인은 서울과는 전혀 미래기술(가상
경찰, 홀로그램)에 놀라지만 허세주를 향한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파트 타이머는
도넛 가게에서 일하는 청춘들의 사랑을 다룬 이야기다. 나이 어린 대학생들보다 나이가 많은 선주는 매니저인 상민에 호감을 품고
있고, 예진 역시 매니저를 좋아한다. 매니저인 상민은 성숙한 여자를 좋아한다며 슬쩍 선주를 바라본다. 그리고 사랑의 조건은 하경과 혜온의 연애 이야기다. 이 단편 첫머리에 작가는 '사랑과 결혼에 고민하는 이 세상 연인들에게 바칩니다'라고 글을 소개했다. 평범한 젊은 남녀의 이별과 만남, 사랑, 결혼 이야기를 평범하게 풀어냈다.
감상평
'사랑의
조건'을 읽다가 포털 사이트에서 봤던 웹툰이 생각났다. 후배 또는 낯선 여자와 눈 인사, 잠깐의 스침으로 일생을 상상하는. 서로
호감을 갖고 썸을 타다가 연인 사이가 되고, 상대 부모님과 서로 상견례 그리고 결혼, 출산... '웃지말아요. 셰익스피어'에는
이런 느낌의 로맨틱한 사랑을 꿈꾸는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작가는 에피소드 중간중간 oldpop이나 흘러간 가요들과 고전
문학(작가)을 집어넣어 독자들이 이야기 속 상황이나 분위기를 파악하게 하는 장치로 활용한다.
'작가의
이데올로기를 담은 어른을 위한 동화'라 책을 소개하는데, 책을 읽다 보면 '이게 뭐지?'하는 의아한 생각이 들 것이다. 예전
도덕책에나 등장할 고전 예절이 담긴 대화, 세계화된 가정 식단, 노골적인 사투리 대화, 시대를 착각케하는 맥락을 어긋난 상황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소설의 형식이 아닌 낯선 부조리극 형태의 글에 독자들은 어지러운 생각을 가라앉히며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려
노력할 것이다. 나 역시도 그랬다.
아직도 작가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 못해 뭐라 추천하기도 애매하지만, 새로운 글과 색다른 로맨틱한 연인 간의 사랑을 읽어보길 원하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명확하고 노골적인 이야기를 찾는 분들에겐 비추한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제 주관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