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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소크라테스의 말 - 스스로에게 질문하여 깨닫는 지혜의 방법
이채윤 엮음 / 읽고싶은책 / 2022년 8월
평점 :
인간은 두 부류의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자신이 바보라는 것을
아는 현명한 사람들과 자신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바보들.
난감하고 난감하다. 어디로 향하는지 알 수 없는 위대한 철인을 어디쯤에서 맞이해야 할까?
위대한 철인 소크라테스는 눈으로 사물을 보거나 감각의 도움으로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려 했지만, 그의 영혼이 완전히 눈이 멀게 될까 두려웠다고 한다.
참 존재에 대한 인식이란 신체가 아닌 영혼의 인식이다. 소크라테스는 '유일한 선은 지식이고, 유일한 악은 무지다'라고 했다. 그는 영혼으로 선과 악을 구별하여, 즉 인식으로 선으로 나아가는 영혼은 끊임없는 담금질이 필요하다. 영혼으로 악을 버리고 선을 통찰로 행해야 한다. 자신의 내면을 관념으로 통찰하여 영혼을 확인하는 자기 인식이 필요하다. 내면 자아로 단순히 '본다'라는 직관적 인식이 아닌 쾌락과 세속적인 행복조차 극복하는 의지, 영혼을 가리킨다.
세속적 쾌락과 행복만을 향해 있는 내 두 눈이 멀지 않기 위해선 그의 무엇을 배워고 깨쳐야 할까?
'초역 소크라테스의 말'의 저자는 이채윤 씨다. 그는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했고, <문학과 창작>에 소설이 당선된 후부터 전업작가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뜻한 바 있어서 5년간 절필하고 공부와 시 쓰기에만 전념하고 있다. 그는 2000년 이상 전해져오고 있는 소크라테스의 말에는 철학의 진수가 숨겨져 있으니, 독자들이 고대 현인의 말에 귀 기울이기를 바랐다.
'소크라테스의 말'은 12개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플라톤의 '국가론'과 '소크라테스의 변명'에 있는 소크라테스의 말들 중 의미 있는 말만 단편적으로 실어놓았다. 소크라테스가 제자들에게 해준 사상들 즉, 지혜, 인간, 영혼, 죽음, 교육, 선과 악, 인식, 시민, 도리, 우정과 사랑, 행복에 대해 다루고 있다.
차라리 소크라테스의 사상 중 어느 하나만 다루고 있다면 자력을 잃은 나침반처럼 어지럽지 않았을 텐데, 너무 단편적이고 방대해서 '인식'에 대해서만 짤막하게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선과 악 중 악은 무지 때문이라 했다. 무지. 영혼의 양식은 분명한 지식인데, 무지는 곧 영혼의 빈곤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는 말했다. 신에 대한 헌신과 옹호는 영혼의 빈곤을 초래한다고. 신탁의 옹호는 결국 무지에 이르는 길이다. 결국 무지한 인간은 자신을 돌보지 않은 채 세속의 굴레에서 쳇바퀴를 돌 뿐이다. 그리고 스스로를 모든 답을 가지고 있는 현자라 칭하는 어리석음을 범하며 죽음을 두려워하며 살아간다.
소크라테스는 죽음에 대해 두려워하는 것은 가식이라 말한다. 마치 그(죽음)에 대한 답을 아는 것처럼 위선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경이에 숨어 두려움에 떨며, 어쩌면 죽음이야말로 최고의 선이라는 사실을 모른 체 죽음을 바라본다. 이들은 자만심으로 무지를 숨기고 다른 사람들을 질시한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그들에게 변명하듯 말하고 있다. '나는 알고 있다. 내가 모르는 것을'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의 눈을 가리는 신탁에 묻고 싶어 했다. 자신이 무엇이 되고 싶은지, 자신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스스로를 현자라 추켜세우는 자들은 무엇을 배웠는지. 그리고 그는 신탁에 서서 자신과 신에게 '나는 내가 누구인지 알고 싶다'라고 자문자답한다. 그는 지혜에 대한 열망이 영혼의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은 알았기에, 그는 끊임없이 앎에 대한 갈망을 숨기지 않았다.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시민들에 의해 사형을 선고받고 독약을 먹고 죽었다. 아이러니하다. 그는 길 가는 사람들 중 아무나 붙잡고 논쟁하기를 즐겼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논쟁과 젊은 청년들과의 담론이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그 당시 아테네의 상류층과 민중들에게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이 젊은이들을 현혹하여 신을 부정하게 만들어 아테네의 전통을 해친다고 여겼다고 한다. 때문에 위험인물로 찍히게 되었고, 소크라테스는 고발당하고 재판으로 사형을 당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굴하지 않았다. 그 당시 '사형'은 시민계급의 박탈을 의미했다. 추방이자 말살이었다. 그리고 그 당시 사형선고를 받았던 대다수의 사람들이 암암리에 감옥을 탈출해 죽음으로부터 도망쳤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자신을 거스르지 않았다. 그는 의연히 죽음으로써 자신을 증명했다.
'소크라테스의 말'은 플라톤의 '국가론' '소크라테스의 변명'과 '파이돈'에서 가져온 소크라테스의 말들을 정리해 놓은 책이다. 누군가는 단숨에 읽어낼 수 있겠지만, 나는 영혼의 양식인 지식이 부족해 소크라테스를 이해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은 책을 제 주관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