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지식

인생 지식 - 그동안 모르고 살았지만 알고 있으면 사회생활의 무기가 되는 진짜 교양
김민근 지음 / 마일스톤 / 2022년 7월

'인생지식'이란 책을 읽고, 예전에 자주 읽었던 책이 생각나 쌓인 책들을 뒤적거렸다. 하지만 이사 올 때 아무래도 빼놓고 온 모양인지 너덜한 눈에 익은 표지가 보이지 않는다. 지금도 그 책을 내가 직접 구매했었는지 아니면 누군가에게 받았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자주 펼쳐보던 책이었다.

화장실을 가거나 지루하거나 할 일이 없을 때 그 책을 펼치곤 했었다. 한데 항상 주위에 두고 책을 읽으니 책은 너덜해지고 이런저런 얼룩들로 지저분해졌다. 책 이름은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인데, 개인적인 견해로는 백과사전이라기보단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정성스레 작성한 자료 수집 노트를 보는 듯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가의 비밀을 훔쳐보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볼 때마다 즐거워했던 기억이 난다.

그 후로 몇 년 뒤 같은 소재와 같은 제목으로 책이 출간됐다. 기쁨과 기대로 책을 펼쳐보지도 않고 서점에서 구매했었다. 하지만 너무 첫 번째 책이 너무 인상 깊었는지 두 번째 책은 내게 큰 감흥을 주지 못했다. 첫 번째 책 특유의 비밀스럽고 사변적인 수첩의 느낌은 없었다.

이번에 읽은 '인생지식'은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과 결이 약간 유사했지만, 개인 수첩보단 정보 백과 사이트 '위키백과'와 더 비슷한 책이다. 개인의 사고와 느낌이 약간 가미돼 있지만, 베르나르의 백과사전과는 다른, 작가가 관심 있어 하는 분야의 지식 파일을 모아놓은 느낌이다.

'인생지식'의 저자 김민근 씨는 대학에서 경영학과 회계학을 전공한 후 외국계 기업에서 재무, 기획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업무와 관련된 탓인지 경제/경영 파트에 그의 사견이 많이 들어가 있다. 김민근 씨는 '소장 가치가 있는 지식의 공유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네이버 블로그 <데미안의 지식 창고>를 운영 중이다.

'인생지식'은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장은 지적인 삶, 교양 있는 삶, 여유로운 삶, 함께하는 삶을 제목으로 각 장에 주제에 맞는 우리가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았던 독특한 깨알 같은 지식들로 구성되어 있다.

'인생지식'은 '그동안 모르고 살았지만 알고 있으면 사회생활의 무기가 되는 진짜 교양'이란 부제로 독자에게 작가 김민근 씨가 블로그에 모아두었던 여러 분야의 상식, 교양을 알려주고 있다.

첫 장 지적인 삶에는 과학과 상식을 다루고 있다. 유명인의 뜻밖의 취미, 술(위스키, 브랜디, 보드카, 진, 데킬라, 샴페인)의 유래와 마시는 방법, 이제는 지워져 버린 지도에는 표기되어 있지만 실제로 존재하는지 의문시되던 장소들이 소개되어 있다.

2장은 교양 있는 삶으로, 문화/예술/역사를 다루고 있다. 바빌론의 공중정원 같은 고대의 세계 7대 불가사의, 고흐와 고갱이 화가로 전업한 이유, 최고의 화가로 유명세를 떨쳤지만 최악의 가장이었던 피카소와 클림트, 아버지 충고를 들어야 했던 클라라 슈만 그리고 알지 못했던 고대의 서정시인 사포에 대한 신비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2장에 독특하고 신비한 이야기가 많지만, 내겐 '불가사의'가 '경이'로 바뀐 이유가 인상이 남는다. 나는 불가사의는 불가능을 의미하는 줄 알았는데, 不思議라는 일본 한자가 우리나라에 유입될 때 잘못 오역되었다고 한다.

3장 여유로운 삶은 경제/경영 분야를 다루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와 경제지수, 말리의 최고 부자 만사 무사 이야기, 블랙스완, 국가 유가 지표를 소개하고 있다. 작가가 소개한 이야기 중 운동화를 이용해 주식투자처럼 돈을 불리는 이야기는 특히 새로웠다. 이전에도 가끔 포털사이트에서 레고나 건담 같은 장난감, 스니커즈 운동화로 돈을 번다는 소식을 번다는 소식을 접하긴 했지만, 컬렉션을 위한 수집가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국내외로 수십억이 오가는 거래 플랫폼이 활성화됐다는 말에 솔직히 놀라웠다. 진심으로.

마지막으로 4장에는 환경과 지구를 걱정하는 함께하는 삶이다. 기후변화와 티핑 포인트, 해양오염으로 백화 하는 산호초와 북극 영구 동토층의 유실, 정복자 칭기즈칸의 영향력 등을 다루고 있다.

김민근 저자의 '인생지식'. 거창한 제목과는 결이 다른 알지 못해도 그다지 상관없지만 만약 알고 있다면 누군가를 작은 탄성을 지르게 할 수 있는 지식이 들어있는 책이다.

※출판사에서 무료로 제공받아 제 주관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