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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은 지겹고 이별은 지쳤다 (10만 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 색과 체 산문집
색과 체 지음 / 떠오름 / 2021년 11월
평점 :
사랑할 때 최선을 다했던 사람은 미련 없이 앞서갈 수 있겠지만,
그 자리에 남아서 후회하는 것은 곁에 있을 때 최선을 다하지 못했던 사람의 몫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이별을 한다.
가족과 친구, 연인, 반려동물, 학교, 마을, 고향.
나를 가볍게 스쳐지나는 이별과 몇 날 며칠을 힘들게 하는 이별.
지나간 이별과 예정된 이별.
그리고 이별은 우리에게, 이제는 익숙해졌지만, 이전엔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색다르고 낯선 감정들을 파생시킨다. 슬픔과 후회, 집착, 분노, 허탈감은 일정한 관계가 끝났을 때 필연적으로 파생되는 감정들이다. 때로는 여럿이서 이별이 주는 부산물을 서로 희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혼자서 자신을 한없이 슬픔으로 가라앉히는 감정을 외로이 감내한다.
'만남은 지겹고 이별은 지쳤다'라는 책은 사랑하는 연인과의 이별에서 느끼는 감정을 다루고 있다.
무정하게 돌아서는 연인이 남기고 간 상처는 쉽게 낫지 않는다. 우리는 소중한 연인의 상실에서 오는 감정의 공허를 후회와 슬픔, 그리움과 미련을 그러모아 스스로를 위로한다. 하지만 헤아릴 수 없는 질량으로 나를 가득 채우고 있던 연인의 빈자리는 쉽게 메워지지 않는다.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한여름에도 휑한 곳에선 냉한 헛헛함이 흘러나온다.
'만남은 지겹고 이별은 지쳤다'라는 네 가지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새로운 만남의 기약, 최선의 사랑, 또 다른 사랑 그리고 자신을 다독이며 격려가 들어있다.
책은 사랑과 이별, 연인을 대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지침서다. 서로 사랑할 때 연인한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와 이별을 했을 때 어떻게 자신을 추스르는지, 그리고 또 다른 사랑을 어떻게 만나야 하는지를 독자에게 섬세한 문체로 조언해 주고 있다. 마치 사랑하는 애인과 헤어져 상심에 빠져 있는 친구를 위로하듯이.
메아리가 없는 힘든 사랑을 한 친구에게 자신의 경험으로 슬픔에 빠진 절친을 위로하듯 조언해 준다. 자신이 꿈꾸고 바라던 이상형은 찾는 게 아니라고. 이상형을 만날 확률은 희박하지만 옆에 있는 사람이 이상형이 될 확률은 100%에 가깝다고. 이상형은 찾는 게 아니라 옆에 있는 다정한 사람과 맞춰가는 거라고.
'만남은 지겹고 이별은 지쳤다'의 저자는 색과 체다. 색과 체? 무얼 의미하는지 곰곰이 생각했지만 도저히 모르겠다. 책 속의 산문이 다정하고 섬세한 여성적 문체라서 저자는 여자라고 생각했지만, 에필로그 '첫사랑에게'를 읽으니 생각이 달라졌다. 문체는 다르지 않았지만 글에서 말하는 이는 남성이었는데, 표지의 하얗고 늘씬한 초승달 위에 앉은 자두색 원피스를 입은 봉긋한 단발머리는 누구지?
그리고 의심으로 연인을 불안하게 만들지 말고, 신뢰와 확신을 주는 행동과 언행 그리고 눈빛으로 연인을 안심시키라고 저자는 이별만이 아닌 연인 간의 관계 유지 방법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사랑도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마음을 행동으로 표현해 애틋한 사람에게 믿음과 신뢰를 높이면 사랑의 밑거름이 되니, 설렘이나 두근거림 같은 순간적인 감정이 아닌 진심으로 상대를 대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그리고 권태기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는데, 권태기를 사랑이 식은 걸고 오해하지 말라고 한다. 권태기는 일종의 과도기일 뿐이라고, 단지 편안함을 지겨움으로 착각하는 것뿐이고 감정을 착각하는 사람에게 조언을 건넨다.
그리고 사랑을 할 때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말라고. 기대 심리로 상대에게 애정을 쏟으면 상대방은 오히려 부담스러워한다고. 그리고 자신 역시 실망을 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보답을 기다리지 않고 상대방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주면, 실망이 아닌 예기치 않은 기쁨을 얻는 순간이 올 거라고 조급해 하지 말기를 초보 연인에게 주의를 준다.
'만남은 지겹고 이별은 지쳤다'라는 사랑에 어설픈 초보들에게 주는 조언과 연인과 실연으로 상처를 입어 깊은 슬픔에 빠져, 절망 속에서 헤매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책이다.
※출판사에서 무료 제공한 책을 제 주관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