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가 어딨어? - 아이디어를 찾아 밤을 지새우는 창작자들에게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난 가끔 궁금하다.

천재들이 보는 세상과 그들이 하는 생각들이. 과연 그들은 무엇이 다르기에 일반인들과 다를까? 아니면 다른 사람들의 착각일 뿐 그들의 특별함도 일반인과 다를 바 없는 노력의 산물인 건가? 그들도 우리가 흔히 말하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성과를 내는 건가?

'천재가 어딨어'의 소개글에 저자 그랜트 스나이더는 천재를 영감과 노력, 즉흥성, 열망, 사색, 탐구, 일사의 좌절, 모방, 절망, 순수한 기쁨으로 아이디어를 모색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주목할 건 순수한 기쁨은 고작 0.1%이지만 일상의 좌절은 월등히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즐기는 자가 일류'라고 하는데, 그랜트 스나이더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 모양이다. 그는 자신을 괴롭히는 내면과 외면의 압박으로 몸을 감고, 남들과의 경쟁에 밀리지 않으려 검고 하얀 지옥 같은 밤이 새도록 지난한 달리기를 한다. 그리고 만약 그랜트가 '즐기는 자'에 대한 발칙한 말을 들었다면, 아마도 이렇게 발작하지 않았을까?

'즐겨? 일류? 빌어먹을 난 일류가 아닌 머저리라서 커다란 커피통을 들이키며 밤을 새웠는 줄 알아?'

그랜트 스나이더는 매일 사소한 것들, 유년의 기억, 희망, 두려움, 읽었던 책, 기묘한 꿈으로 어렵사리 아이디어를 얻어 짜증 나고 지루한, 그리고 머리털의 생기를 상실하며 힘들게 결과를 산출해 낸다. 하지만 노력에 상응한 감동을 얻지 못할 땐, 자신을 의심한다.

'나를 충분히 투영하지 못했나?'

'천재가 어딨어'는 천재가 아닌 특정 분야에 약간의 재능과 관심이 있는 자가 창의력을 얻기 위해 발악하는 과정을 우리가 종종 보는 웹툰처럼 칸 그림으로 표현했다. 단지 웹툰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태블릿으로 그림을 그려 애니메이션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웹툰과는 다르게 펜과 붓으로 그린 듯한 날카롭고 부드러운 그리고 둔탁한 선이 있다. 그랜트 스나이더는 다양한 터치와 색으로 그의 감정과 고뇌, 생각을 그림에 담아 독자에게 고스란히 전해준다.

작가 그랜트 스나이더는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집착을 버리라고 조언하고 있다. 자신이 막연히 그리던 두루뭉술한 생각을 머릿속에서 캐내기 위해 책상이나 나무 벤치에 앉아 진을 치고 무작정 기다리거나, 날카로운 곡괭이가 무뎌지도록 한곳에 집착하다가 절망에 빠져 스스로를 자학하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결국 닳아버린 도구를 던져버리고 때려치울지도. 하지만 이때를 놓치지 말아라. 아이디어란 족속은 제멋대로인 고양이를 닮아서 당신이 뒤돌아섰을 때, 당신에게 엉겨 붙을 거다.

'천재가 어딨어'라는 아이디어를 찾아 밤을 지새우는 창작자들을 위한 책이다. 이들에게 획기적인 창의력을 안겨주지도, 기막힌 아이디어를 생각나게 해주지는 못할지라도 작가와 동류인 여러 창작자들의 다독이는 책이다. 너도 그렇니, 나도 그래! 창작의 어려움을 서로 공감하고, 서로에게 격려하는 다정한 책이다.


※출판사에서 무료로 제공받아 제 주관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