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한 번은 나를 위해 철학할 것 - 매 순간 죽도록 애쓰는 당신을 위해
허유선 지음 / 더퀘스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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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에 대해 이해하고 접근하고 싶다면 지금의 네가 풀 수 있는 물음으로 질문을 바꿔라,

철학은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질문을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학문.



오늘은 햇볕이 따갑네? 비는 다 온 건가? 아니면 어제처럼 잠시 날이 갠 건가? 해가 떠서 습한 기운이 없어진 건 좋은데 너무 덥다. 그냥 어제처럼 비구름이 아닌 흐리멍덩한 구름만 있었으면... 한동안 내릴 비 때문에 건물이 깨끗해졌는지 햇볕에 번쩍번쩍 빛이 나네? 저렇게 휘황찬란한 곳은 누가 살까? 나는 저런 곳에 살 수 있을까? 지금 내 벌이로는 어림없으니 내세를 기약해야 하나?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나? 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지금......

나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몇 시간 아니 하루 종일, 하릴없이 이어지는 잡생각과 의미 없는 허탈감으로 자신을 자책할 수 있을 것이다. 누가 나한테 이런 고민을 털어놓는다면 나는 뭐라고 답해야 할까? 쓸모없는 고민 따윈 하지 말라고, 아니면 진지한 고민 상담?

우리는 가족이나 친구에게도 내 못난 모습, 무력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혼자서만 속을 끓이거나 아니면 애써 아무것도 아니라며 스스로를 격려하며 이어지는 망상과 고민들을 무시한다. 어쩌면 내가 '나'에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일 수도 있는데.

해답? 내 의문에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어디에서? 그리고 과연 내 의문을 해소해 줄 명확한 해답이 있기는 할 걸까? 비관과 자책은 깊이도 폭도 알 수 없는 절망의 늪으로 자신을 인도한다. 대다수 이러다 말겠지 무시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를 '나'와 유리시켜, 어느 순간 내가 아닌 타인의 얼굴을 한 자신을 만나게 한다.

왜?

왜 인간은 내면의 자신과 반드시 직면해야만 할까?

왜 인간은 나와 다른 다른 대상과 소통으로 관계를 맺어야만 할까?

왜 인간은 ....

삶은 끝없이 나에게, 나는 세상에 질문을 하고 답을 바란다. 무엇을 하고, 무엇을 알아야 삶이 내미는 질문지에 해답을 적을 수 있을지 나는 알고 싶다.

'인생에 한 번은 나를 위해 철학할 것'은 나에게 정답을 말해주는 책은 아니었다. 다만 내게 조언과 힌트를 알려준 책이다.


'인생에 한 번은 나를 위해 철학할 것'의 저자 허유선 씨는 동국대학교 철학과에서 칸트 철학을 전공하고 강의와 저술 작업을 통해 '철학하다'의 재미와 의미를 EBS와 팟캐스트에서 안내하고 있다. 저서로는 '나는 너와의 연애를 후회한다' '소크라테스씨,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요?'가 있다.

'인생에 한 번은 나를 위해 철학할 것'은 우리가 살면서 쉽사리 답을 구할 수 없는 의문에 대한 질문이 바라는 정답을 찾는 방법을 세심하고 사려 깊게, 그리고 다정히 알려준다. 누군가에게는 차마 말하지 못한 자신의 치부를 드러나는 고민, 내면의 뚜렷한 목소리를 흘려버리는 스스로를 다정히 다독이며 독자에게 말해준다. 부끄러워하지도, 외면하지도 말라고.

내면에서 속삭이는 자신을 알고, 타인과 소통으로 관계를 이어가기를, 그리고 자신과 타인을 관용과 용서할 수 있는 용기를 갖기를 조언한다.

왜 나를 알아야 할까?

저자 허유선 씨는 소크라테스의 말을 빌려 독자에게 말해준다. 인간은 모든 것을 알고자 하지만 불완전한 우리는 자신이 무엇을 아는지조차 알지 못한다. 다만 나 자신의 무지를 인지한다면, 즉 자신의 불완전성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한 걸음 나아가 '나'와 타인과의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

나의 의미와 가치는 일의 성과나 타인과의 관계로 산출되는 수치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의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절하하지 말라. 당신 자신의 영혼을 스스로 살피고 돌봐야 한다. 즉, 나를 안다는 것은 내 영혼, 나의 마을을 살피고 돌보는 일이다.

또한 타인과 비틀어진 관계를, 타인을 용서하는 방법을 자크 데리다의 의견으로 용서를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상대가 잘못하거나 아니면 나의 잘못을, 잘못에 상응하는 대가의 지불로 관계를 회복하려 한다. 흔히 물건을 거래하듯이. 데리다는 조건부 용서, 계산서에 적힌 대로 값을 지불하는 일과 같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용서도 용서의 한계 내에 있어야 자신의 마음이 움직인다. 그리고 상대방의 적당한 액션 역시. 하지만 저자는 상대를 향한 감정보단 자신의 마음속, 타인과 지나온 관계에 대한 내 마음속 응어리가 무엇이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살펴보는 일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용서를 원하는지 아니면 상처에 대한 망각인지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나를 알 수 있고, 보호를 할 수 있으니. 그렇지 않으면 과거는 다시 반복될 뿐이다.

'인생에 한 번은 나를 위해 철학할 것'은 삶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해 봤을 물음에 대해 칸트, 소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니체, 맹자, 헤겔 등의 고대 유명한 철학자의 사상으로 함께 고민해 주고, 조언도 해주는 책이다.

지난 3일간 '인생에 한 번은 나를 위해 철학할 것'을 2번 읽었다. 처음엔 당연한 말만, 도덕책 같은 조언만 한다고 심드렁히 페이지를 넘겼다. 하지만 무언가 이상하고 애매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책을 첫 장부터 천천히 읽어봤다. 과연 이게 당연한 소리인가? 한데 나는 왜 이렇지 못했나? 당연한 소리, 누구나 아는 고리타분한 조언. 하지만 우리는 종종 잊는다. 왜 시대와 국가가 다른 철학자들은 그런 당연한 소리를 했을까? 우리가 망각하기 때문이다.

'인생에 한 번은 나를 위해 철학할 것'에 들어있는 모든 조언과 가르침이 반드시 정답이라 할 수 없다. 하지만 삶을 살아가면서 문득 드는 의문이 생겼을 때 펼쳐보면 해답은 아니지만, 힌트는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출판사에서 무료로 제공받아 제 주관대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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