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돌이 푸(위니 더 푸)는 10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동화책이다.
순박하고
착하지만 어수룩한 푸, 상냥하지만 소심하고 겁 많은 꼬마 돼지 피글렛, 푸에게 '뭐든 잘 아는 친구'라는 평가를 받지만 실제는
수다쟁이인 올빼미 아울, 비관적이며 우울한 회색 당나귀 이요르, 똑똑한 척하지만 허술한 래빗 그리고 마지막으로 귀여운 루를
사랑하는 캥거가 "위니 더 푸"에 등장하는 동물 친구들이다. 그리고 듬직하고 똑똑한 크리스토퍼 로빈이 숲속 동물들의 친구이자
해결사로 나온다.
평소
동화책은 펼쳐보지도 않아서, 막연히 어린애를 위한 책이려니 생각만 했었다. 하지만 곰돌이 푸를 읽다 보니 조금 황망스러웠다.
말도 안 되는 대화, 불가능한 상황, 불합리한 해결, 시작과 끝따윈 없는 서사구조.... 머릿속으론 어린애를 위한 책이라고
생각했지만, 평소 습관대로 논리와 서사를 찾고 있었다. 어지러울 따름이었다. 그래서 그냥 어린아이에게 이야기를 해준다는 마음으로
읽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조금 힘들긴 했다.
위니
더 푸(곰돌이 푸)는 꿈과 희망을 보여주는 동화책이 아니다. 그저 소소한 숲속 동물 친구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동화책이다. 그리고
간혹 회색 당나귀 이요르나 화자의 입을 빌려 교훈을 주기는 한다. 숨 막히는 긴장과 서스펜스 따윈 기대하지 말고, 언젠가
아이에게 들려주기 위해 읽는다는 마음으로 읽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밋밋하고 황망한 서사구조에 어지러움을 느낄 것이다.
빨간 티셔츠를 볼록한 배에 걸친 귀여운 노란 곰돌이 푸를 디즈니의 슈퍼스타가 아닌 예스럽고 고풍스러운 삽화와 다정하고 상냥한 문체로, 푸와 크리스토퍼 로빈과 피글렛 등 상냥한 동물친구들을 만나보길 원하는 분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