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존 버거는 영국의 비평가이자, 소설가이자 화가이며 인권 운동가이자 정치인이다."라는 존 버거의 소개를 읽고 '와, 이 사람 정말 제멋대로 살았나 보네'라고 색다른 관점을 보여준다. 이 구절을 읽을 때 그녀의 감상평에 작게 피식했다.
그리고 그녀 덕분에 '틴버'라는 즉석만남 앱을 알게 됐고, FWB가 멜랑꼴리한 뜻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그리고 중간중간 이해하기 힘든 애매한 부분이 있지만, 그건 그대로 좋았다. 편하게 일하는 두뇌를 잠시라도 일하게 할 수 있으니...
그녀의 가족, 친구, 동네, 집 등에 대한 이야기가 때론 심각하게, 때론 건성으로 이어진다. 친한 친구와 나누는 이야기 부분에서 마치 누가 더 신박한 헛소리를 잘하냐를 내기하는 내 모습이 생각나 흐뭇해지기도 했다. 그리고 완고하지만 다정한 아버지, 사랑스러운 어머니, 믿음직한 언니, 그녀를 구슬처럼 보살펴 주던 할아버지, 자애로운 할머니 이야기가 산문집 전반에 녹아들어있다.
아.. 빠트린 게 하나 있는데, 저자의 친구, 즉 오지윤씨의 후배가 그녀에게 해준 조언은 아주 신선하고 좋았다. 나도 그 방법을 써먹어야겠다. 신박한 방법이 궁금하다면...?!
가볍고 아담한 산문집이지만 내용물은 결코 하찮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에 읽었던 여러 책 중에서 가장 좋았다. 마치 내 일상을 들킨 것 같은, 나와 비슷한 모습이. 과하지 않은 그녀의 표현과 담담한 문체까지, 편하게 읽었다. 그리고 일상을 바라보는 그녀의 감성이 나에게까지 전염됐는지 의도치 않게 브런치 글을 하나 완성했다.
과하지 않는, 그렇지만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그런 산문집을 찾는 분에게 추천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제 주관대로 적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