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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 - 윌리엄 제임스의 운명과 믿음, 자유에 대한 특별한 강의
윌리엄 제임스 지음, 박윤정 옮김 / 오엘북스 / 2022년 6월
평점 :
당신의 감성을 거두어라!
지나치게 불평하는 것도, 넘치는 열광도 멈춰라!
감정에 휩쓸리는 바보짓을 그만두고 사람답게 '일'하기 시작하라.
"삶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
보이지 않는 종착역을 향하며 이름 모를 간이역에서 오지 않는 기차를 기다릴 때 이런 생각이 들까? 아니면 지리한 장마에 잠들지 못하는 밤에?
막막한 절망 속에서 필사적으로 답을 구하려 절대자에게, 친구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갈구하는 질문을 던져본 적이 있나? 아니면 받아본 적은? 그래서 상대에게 명쾌한 대답을 해준 적은?
확신하건대
명확한 답을 찾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삶의 근원적이고 추상적인 가치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학문? 사색? 확답은
어렵다. 그래서 이 책 역시 난해하다. 19세기 미국의 종교인이자 철학자, 심리학자인 윌리엄 제임스의 삶에 대한 독창적인 통찰과
철학이 담겨 있는 이 책은 철학적 지식과 종교적 지식이 부족한 나를 상당히 난감하게 했다. 이 책은 1884년, 1895년,
1896년에 하버드와 예일대, 브라운 대학에서 신학과 철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대상으로 강연한 내용이다. 때문에 '설교'적 색채가
짙은 책이다.
윌리엄 제임스는 19세기 미국 심리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학자이자 실용주의 철학자다. 그는 우리가 흔히 아는 '의식의 흐름'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이다.
'의식'을
한마디로 정의하기엔 애매하고 어렵다. 정신? 자아? 무엇으로 정의해야 할지 생각보다 간단치 않다. 현상학적 관점에서 의지는
인식과 능동적 경험 덩어리, 흐름 그리고 대상을 향한 인식으로 설명한다. 간단히 말하면 자아를 깨달아 쌓은 경험으로 흘러가는
의식을 직관하여 대상을 인지하는 것을 의식이라고 지칭한다.
이 책에선 '의식'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드러나진 않지만, 잠재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믿음, 의지, 의심, 자유 대한 부분에서 간접적으로 드러나 있다.

이
책은 앞서 언급한 대로 대학에서 신학과 철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종교적 색채가 상당 부분
가미되어 있다. 때문에 종교 즉, 성경에 대한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 많다. 그리고 유명 철학자나 문학가의 이론이나 철학으로
제임스 윌리엄의 독창적인 시각과 통찰을 설명하고 있다.
위의 목차처럼 이 책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첫 부분 삶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는
하버드 대학교에서 강의한 것으로 삶에 비관적인 자살을 생각하는 이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 실려있다. 삶을
포기하려는 자를 무엇으로 설득해야 할지, 삶에 대한 자세나 태도 등을 설명하고 있는데 그의 설명을 이해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다르게 말하면 가독성이 떨어진다. 인문학이나 철학 그리고 종교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면, 이 책에 사용된 용어(영지주의,
불가지론, 우주, 유감 등)를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는
낙관과 비관이 지닌 기질을 설명하면서, 자살을 결심한 사람을 삶과 과연 화해시킬 수 있까 하는 질문으로 독자의 머릿속을 어지럽게
한다. 그는 그 당시 미국 내 자살률을 언급하면서, 사람들의 세상의 부분적 편린을 신봉하는 태도를 지적한다. 그는 염세주의자들의
얕은 생각이 불러온 병은 단순히 타인의 충고로 해결되지 않고, 그들을 병들게 한 어중간한 생각에 머물러 있지 말고 더욱 깊은
사색과 통찰 즉, 의지로 자신을 치유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는
우울과 혼란에 빠진 사람들을 종교적인 이유를 들어 설명했는데, 이들은 모순적 집착과 갈망으로 자연 즉, 세상이 보여주는 진리에
접근할 만큼 통찰과 사색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자연이 보여주는 사실 너머까지 들여다보는 단계에 이르지도 못한 채,
세상과 운명을 원망하며 우울에 빠져 절망에서 허우적댄다고 설명했다.
윌리엄 제임스는 사람들 신념을 부정케 하는 의미 없는 잡담이 피워내는 소극성과 두려움, 불확실성에 목을 매지 말고 사람들이 아직 보지 못한 가능성(가치)의 믿음에 집중하라고 했다.
삶을 두려워하지 말라. 삶이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어야 한다.
그러면 그 믿음이 삶의 가치를 창조하게 도와줄 것이다.
이후 두 번째와 세 번째 부분에선 자유와 의지, 우연, 경험주의, 객관과 주관, 가정, 유감 등으로 믿으려는 의지와 결정론의 딜레마를 윌리엄 제임스의 셈세한 논리와 다양한 인문학 지식을 기반으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는
어떻게 왜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모르지 사람들에게 믿음에 대한 논거와 믿음을 향한 여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변수들의 예를
들어가며 친절히 설명했다. 그는 어긋난 확신과 믿음으로 확고부동한 진실이라는 권위로 고집을 부리는 관념적 경험주의자를 경계해야
하고 죽은 가정 즉 강요된 선택을 피하라 경고했다.
그리고 아울러 현실에서 각인된 지식(편견, 선입견)으로 진리를 탐구해, 노력하면 '진리'에 닿을 수 있다는 고집 역시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논리적 모순에 빠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고집과 집착, 열망으로 잘못된 선택을 하지 말라고 했는데
어느 순간 열망이 확신으로 변해 결국 진실이 된다는 구절을 읽으면 머릿속이 어지러워진다. 책에 나열된 생소한 지식과 용어에 잠시
멍해진 사이 저자의 논조를 놓치고 앞의 내용을 망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펜으로 메모하고 체크를 하며 글을
읽었지만, 한 번에 이해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윌리엄 제임스는 믿음을 설명하면서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합리적인 사람인가? 신이 있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신이 없다? 아무런 증거가 없기 때문에 신을 불신할 건가? 허면 증거가 없다 해서 가만히 주저앉아 있는 게 합리적인 태도인가?
사람들은 본능적인 의구심으로 보이지 않는 절대적인 진리를 찾기를 원한다. 하지만 오류(실패)를 두려워하여 티끌만 한 사실에 안주하고 만다.
저자는 말한다. 예정된 것은 없다. 세상은 기계가 아니다. 아슬한 추가 기우뚱거리는 것처럼 진리를 탐구하라.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