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 사회 - 진정성에서 프로필성으로
한스 게오르크 묄러.폴 J. 담브로시오 지음, 김한슬기 옮김 / 생각이음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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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사회"는 산업화 사회에서 고도로 분업화된 사회로 이행으로 변화한 기존 가치관, 역할 등의 변화를 '프로필'이라는 상징적 매개체로 설명한 책이다. 가정과 사회, 국가에서 인정되어 왔던 기존 관념들의 필연적 변화를 의도적으로 연출된 프로필과 연계해 性의 역할과 진정성, 정체성, 성실성을 설명한다.



한스 게오로크 묄러는 현재 마카오대학의 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폴 J. 담브로시오 역시 중국 상하이 화둥사범대학교 중국철학 부교수이자 국제문화연구 센터 소장으로 중이다. 그들의 주요 연구분야는 도가 철학과 동서양 비교철학 및 사회 정치사상과 현학, 현대 비교 철학이다. 본문 내용 중 '온전성'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장자의 호접몽과 벌거벗은 화공 그리고 발각된 장주 이야기 삽입되어 있다.

저자는 '발각'된 장주의 칩거를 굴욕 때문이라 했다. 매미, 사마귀, 까치처럼 자신을 무방비로 위험에 노출한 것을 저자는 우리 역시 자신을 표현하고 가치관을 프로필상에 공개적으로 노출시키면 타인이 표적이 되고 만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번역은 성균관대학교 글로벌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바른번역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한슬기씨가 맡았다.

"프로필 사회"는 총 7장과 후기, 주석, 참고문헌, 찾아보기로 구성되어 있다.

첫 장 큰 그림은 1장 이후 본문에 다룰 프로필성, 상실성, 진정성, 정체성, 온전성을 대략적으로 소개한 장이다. 때문에 본문에 인용된 학자, 미국 내 사회적 이슈들 때문에 그들의 지닌 그 상징성이나 맥락을 이해하기 다소 버겁다. 하지만, 2장부터 이어지는 자세한 설명 때문에 생소한 그들이 상징하는 이슈나 책, 이론의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

가령, 미국 배우 주시 스몰렛의 폭행 자작극.

주시 스몰렛은 미국 내 사회적 이슈, 즉 인종 차별과 동성애자의 권리를 옹호하는 진보주의자를 연기한 사실외엔 낯선 배우가 벌인 폭행 자작극이 미국에서 어느 정도의 파급력이었는지, 그리고 사건이 어떤 서사를 통해 벌어졌는지 첫 장에선 자세한 언급은 없다. 하지만 2장 프로필성에서 주시 스몰렛사건의 자세한 과정이 설명되어 있어서 스몰렛이 벌인 자작극의 의도와 석연치 않은 사건 해결에 대해 알 수 있었다.

"프로필 사회"는 1차 질서 관찰 즉, 상대방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에서 온라인상으로 소통과 자신의 페르소나를 소개하는 2차 질서 관찰로 변한 과정을 일렉트로닉 뮤지션, 비평가, 철학가, 학자, 유명 셀럽의 연구와 사상, 책, 사상, 이슈로 설명하고 있다.

가령, 우리가 자주 보는 SNS의 유명 연예인이나 셀럽의 화려한 생활이나 외모는 그들이 시간과 돈을 들여 의도적으로 연출된 페르소나라 설명한다. 즉, 자신의 정체성을 큐레이팅 한 것이다.

우리가 익히 알아온 정체성은 태어나면서 부여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 누군가의 딸이나 아내, 엄마라는 부여된 역할에 충실한 여성은 삶은 성실하고 진실한 것이라 여겨왔다. 하지만 현시대는 상황에 따라 정체성은 끊임없이 재구성된다. 물론 역할 기반의 정체성이란 본질은 사라진 게 아니지만, 필요에 따라 삭제 또는 변화할 수 있다. 즉, 고정된 역할의 삶이 자신의 선택에 의해 결정되는 시대가 됐다.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역할(삶)을 온라인에 공개해 일반 동료(타인)에 공감을 얻는 시대라 말하고 있다. 일반 동료에게 보여줄 정체성을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보여주면, 공개된 페르소나가 그들의 선호에 맞으면 긍정적 수락, 즉 좋아 요란 붉은 하트를 받는다.

수천 명의 유럽인이 인디언이 되었으며, 단 한 명의 원주민도 선택에 따라 유럽이 된 사례는 없다.

진정성은 서구사회에 퍼져있는 개인주의와 연계해서 설명했다. 과거 17,8세기 북미에 살던 원주민이 유대관계가 긴밀한 부족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근대사회의 편리에 물들지 않았다는 사실을 들어, 소규모 공동체에서 다른 사람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살려는 욕구를 설명한다.

"사회라는 외부 권력"은 정체성을 결정하지도, 결정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가 "너 자신이 돼라."

지그문트 바우만은 자신에게 솔직하라고 충고한다. 제한되고 규제된 사회에선 보편적이면서, 도덕적으로 절대적인 역설적인 자유다. 유행하는 같은 패션이나 허용범위 안의 창조성에 안주하지 말고 닫혀 있는 빗장을 열고 벌판으로 나아가 너 자신을 찾아라고 조언한다.


"프로필 사회"의 끝을 넘겨보면 20페이지가 넘는 주석과 참고문헌, 찾아보기가 작은 글씨로 빼곡하다. 마치 대학교 교양서적을 보는 듯하다.

의도적인 연출과 비진실성, 교체되는 정체성(페르소나)로 표현되는 프로필이 파생하는 사회적인 파장과 역할 변화, 분야별 의미 부여를 통해 현대사회를 철학, 문학, 사회, 역사, 사건 등 폭넓은 분야의 지식들로 짜임새 있게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과거와 현대의 인문, 사회, 역사, 심리학에 관심 있는 분에게 추천합니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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