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은 서서히 진화해왔다 - 찰스다윈 자서전
찰스 다윈 지음, 이한중 옮김 / 갈라파고스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에 샀다가 중간에 포기하고 다시 연말부터 읽은 것이 오늘 아침에 완독을 하였다. 

내가 아는 찰스 다윈은 갈리렐이, 뉴턴, 프로이트등 교회의 아성에 도전한 과학자로 알고 있었고 이 책을 산 이유도 그의 종교관 - 창조론에 대하여 -이 어떤지를 한번쯤 읽고 싶어서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너무 짧은 교회의 이야기로는 판단할 수 없었다. 딱정벌레 수집에 대한 일화, 우연한 기회의 비글호의 항해, 종의 기원등 짧은 그에 대한 편린을 익히 들어 와서 알고 있었고, 책의 전반부는 그렇게 흥미있게 - 너무 오랫동안 읽어온 탓일지도 -읽지 못했다. 그러나 부록에 있는 비글호의 항해기는 무척이나 흥미롭다. 특히 갈라파고스의 묘사는 예전에 동물의 왕국에서 보왔던 장면을 내 기억에서 끄집어 내어 캡쳐해보는 것이 무척이나 신비롭다. 이구아나, 바다 도마뱀, 코키리 거북이(육서거북이라고 표현)등 어쩌면 저렇게 자세하게 기록할 수 있는지 참으로 존경할만한 인물이다. 책 말미에 다음 탐험자를 위한 조언에서 기억력을 너무 믿지 말고 메모를 하고 번호표를 써주라는 말은 공감이 간다. 기억이란 것은 더 흥미로운 것이 나타나면 그 전대상을 잊어버린다는 그의 조언을 잊지 말아야겠다 . 또 아메리카의 미개인을 처음 보았을 때와 사람의 이성에 대한 지적은 재미있다. 야생의 동물과 집에서 기르는 가축이 다르듯이 문명인이 가지고 있어야 하는 이성이 없는 미개인을 표현하는 방법이 섬뜩하지만 공감할 수 있었다.

시간과 경제적인 여유만 있다면 다윈의 추천대로 갈라파고스의 여행을 가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림 3 (1부 3권) - 군자유종(君子有終), 군자에 이르는길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참으로 실망이다. 내가 알고 있는 - 정말 미미하지만 - 이퇴계 이야기는 아니다. 이퇴계의 철학이나 사상은 않나오고 몇년 사겼다던 기생만나오는 기생열전이 아닌가 쉽다.  고봉 기대승과 격렬한 필담과 선조임금과의 대화 이러한 중요한 논점은 생략하고 소설적인 허구만을 강조한 책이다. 깊은 유림이 아니라 가벼운 기생이야기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화 - 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
리영희, 임헌영 대담 / 한길사 / 200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다 읽고 벅찬 감동을 확인하기 위하여 이제 갓 새내기를 벗어난 후배에게 통일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내딴에 진지한 내 통일관에 대하여 논의를 할려고 하였으나 그 후배의 답변이 기분을 망쳐버렸다. 한마디로 통일은 자기와는 상관이 없고 자기에게 닥친 현실이 중요하다고 냉소적인 답변이었다. 나는 버럭 화를 내면서 그러면 전쟁이 다시 일어나도 너와는 상관이 없냐고 거칠게 몰아 부치다가 그만 두었다.

해방후 극우반공 통치자들이 국민을 상대로 실시한 우민화 정책이 바로 이 후배의 몰이념, 무관심을 낳게 한 것이다. 철저하게 국민을 기만하고 생각을 통제한 결과이다. 이제는 냉전의 논리로 국민을 쉽게 속이고, 일방적인 사상의 통제가 어려우나 아직도 우리사회에는 깊고 맹목적인 반공주의 헤게모니가 지배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그들의 색깔론은 아주 진절머리난다. 똑같은 주장을 똑 같은 방식으로 해방후부터 지금까지 하고 있다.

이제는 이데올로기로 우리 사회를 정의하진 못한다. 대승적으로 북쪽과 통일의 담론이 필요한 시기이다. 냉전시대 논리로는 안된다. 다양성이 존중되는 풍토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쪽으로 편향된 통일논의가 아닌 누구나 자기 주장이 펼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안타까운 우리 후배의 무관심과 냉소가 사라질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이 모을때가 아닌가 싶다.  이것이 우리시대의 "또 다른 전환시대의 논리"가 필요한 이유이다.

독특한 구성의 자서전이다. 평범한 직장인 꾸준히 읽기에는 많은 분량이다. 하루에 100페이지씩 7일에 읽을려고 마음먹었는데 2주가 걸렸다. 다음날 출근이 걱정되어 책을 놓기에는 눈에 아른거렸다. 베트남 전쟁과 미국의 한국과 동아시아 정책, 광주항쟁의 미국 행동등 팍스아메리카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과 온통 파쇼적인 쇼뱅이즘이 날뛰던 암울했던 시기에 혼자 깨어 있기에 너무나 괴로운 인생역정이 파란만장하다.

한편으로는 내가 반공이념에 쇄뇌당하였는지 모르지만 주인공의 주장이 언뜻 좌측으로 급격하게 편향된 면이 없지 않다. 나는 이점에 대하여는 판단보류이다. 내가 쇄뇌당하였는지 주인공이 나를 쇄뇌하는지 나중에 나의 지적양식이 충분히 쌓을 때까지 판단보류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름대로 2005-11-26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 아니 우리가 냉전시대 논리에 중독되어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개인이 자신의 삶은 항상 전체와의 관계속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전체주의논리가 냉전시대 좌우 양쪽의 공통적인 발상이다. 둘 다 엄청난 애국주의와 민족주의, 민중주의에 도취되어 타인의 삶은 물론이고 자신의 삶까지 재단하는 시대가 냉전시대가 아닐까? 그러니 그 후배의 생각에 함부로 흥분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자세가 아닐까요?
 
트레인스포팅
어빈 웰시 지음, 임지현 옮김 / 문학사상사 / 199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삿짐을 싸다가 3년전 읽다 만 책을 발견하였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성장소설, 언더그라운드의 배경 이야기를 좋아하여 샀다가 읽다가 만 책이다. 책 표지에 영국인이 뽑은 10대 명저라고 하여 다시 읽어 보았다.

마약, 에이즈, 범죄, 폭력, 섹스같은 쓰레기들을 보여주다가 다이아몬드같은 인생에 참 진리를 보일것 만 같아 끝까지 읽었는데 역시 기대했던 찬란한 보석은 보이지 않고 시종일관 진흙탕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주인공에 실망을 하였다. 책머리에 추천의 말과 옮긴이의 말을 읽고 주인공의 젊은 시절 암흑에서 찬란한 빛을 보여주는 청량감을 보여줄 것 만 같았는데 나의 기대에 져버리고 말았디.

이러한 젊은 방황은 이 책의 주인공처럼 깊은 밑마닥은 아니지만 누구나 청춘의 실망과 거기에 따른 아픔은 느꼈을 것이다.  나 또한 아득한 심연의 실망과 헤어나지 못할것만 같은 절망/ 끝없는 추락을 맛보았다.

문학적으로는 큰 의미를 둘 수 없으나 작가의 솔직한 표현, 저속한 언어사용, 자전적인 경험등은 자극적이나 나의 글쓰기에 영향을 미친 책이라 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림 1 (1부 1권) - 왕도(王道), 하늘에 이르는 길
최인호 지음 / 열림원 / 200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쎄 내가 보기에는  이 책은 소설은 아니다. 어디를 읽어봐도 소설이라곤 하기엔 곤란하다. 다만 지금시대의 최고의 소설가가 쓴 글이라서 책 표지에 장편소설이라고 했는가 추측한다. 차라리 기행문이라 하면 적당하다.역사적 사실을 당대의 최고의 소설가(픽션)의 눈으로 바라보는 책으로 알고 읽으면 도움이 될 것이다. 조광조와 중종 그리고 그 시대의 역사적 사료들의 단편을 모아서 덧붙이고 꾸미고 하는 글솜씨에 감탄한다.

나는 가끔 역사를 되돌리고 내 편의대로 생각해본다. 만일 어떤 역사적 사실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기묘사화가 없고 중종이 조 광조를 계속 신임하였으면 조 광조의 알성시 대책처럼 하늘의 도가 널리 퍼졌을까? 아니면 조 광조 자신이나 또 다른 한계에 막혔을까? 참 재미있는 구상이다.  내 생각으로는 조 광조도 훈구파와 같은 개혁의 대상이 될 것이 뻔한 이치이다.

조광조는 급진적인 개혁가는 아니다. 성리학으로 중무장한 원칙론자이다. 이 어지러운 세상을 구할 수 있는 것은 공자의 말씀밖에 없다는 원칙을 세워 세상의 모든 소리에 귀를 막는 모습이다. 자기의 테두리 범주에 벗어난 모든 사람은 타도의 대상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조 광조의 정적인 정국공신들의 처세술을 두둔하는 것은 아니다. 일관되고 자기의 원칙에 충실하다 보니 한 번의 반란에 무너지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범했다. 조 광조 답게 살다 간 것이다.

조선의 권력구조, 성리학의 전달 경로와 사상, 그 시대적인 배경을 미미하게 아는 사람에게는 무언가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이 책으로 유교를 전부 이해하려는 사람에게는 무리가 있다, 소설은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