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 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
리영희, 임헌영 대담 / 한길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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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다 읽고 벅찬 감동을 확인하기 위하여 이제 갓 새내기를 벗어난 후배에게 통일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내딴에 진지한 내 통일관에 대하여 논의를 할려고 하였으나 그 후배의 답변이 기분을 망쳐버렸다. 한마디로 통일은 자기와는 상관이 없고 자기에게 닥친 현실이 중요하다고 냉소적인 답변이었다. 나는 버럭 화를 내면서 그러면 전쟁이 다시 일어나도 너와는 상관이 없냐고 거칠게 몰아 부치다가 그만 두었다.

해방후 극우반공 통치자들이 국민을 상대로 실시한 우민화 정책이 바로 이 후배의 몰이념, 무관심을 낳게 한 것이다. 철저하게 국민을 기만하고 생각을 통제한 결과이다. 이제는 냉전의 논리로 국민을 쉽게 속이고, 일방적인 사상의 통제가 어려우나 아직도 우리사회에는 깊고 맹목적인 반공주의 헤게모니가 지배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그들의 색깔론은 아주 진절머리난다. 똑같은 주장을 똑 같은 방식으로 해방후부터 지금까지 하고 있다.

이제는 이데올로기로 우리 사회를 정의하진 못한다. 대승적으로 북쪽과 통일의 담론이 필요한 시기이다. 냉전시대 논리로는 안된다. 다양성이 존중되는 풍토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쪽으로 편향된 통일논의가 아닌 누구나 자기 주장이 펼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안타까운 우리 후배의 무관심과 냉소가 사라질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이 모을때가 아닌가 싶다.  이것이 우리시대의 "또 다른 전환시대의 논리"가 필요한 이유이다.

독특한 구성의 자서전이다. 평범한 직장인 꾸준히 읽기에는 많은 분량이다. 하루에 100페이지씩 7일에 읽을려고 마음먹었는데 2주가 걸렸다. 다음날 출근이 걱정되어 책을 놓기에는 눈에 아른거렸다. 베트남 전쟁과 미국의 한국과 동아시아 정책, 광주항쟁의 미국 행동등 팍스아메리카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과 온통 파쇼적인 쇼뱅이즘이 날뛰던 암울했던 시기에 혼자 깨어 있기에 너무나 괴로운 인생역정이 파란만장하다.

한편으로는 내가 반공이념에 쇄뇌당하였는지 모르지만 주인공의 주장이 언뜻 좌측으로 급격하게 편향된 면이 없지 않다. 나는 이점에 대하여는 판단보류이다. 내가 쇄뇌당하였는지 주인공이 나를 쇄뇌하는지 나중에 나의 지적양식이 충분히 쌓을 때까지 판단보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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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2005-11-26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신 아니 우리가 냉전시대 논리에 중독되어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개인이 자신의 삶은 항상 전체와의 관계속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전체주의논리가 냉전시대 좌우 양쪽의 공통적인 발상이다. 둘 다 엄청난 애국주의와 민족주의, 민중주의에 도취되어 타인의 삶은 물론이고 자신의 삶까지 재단하는 시대가 냉전시대가 아닐까? 그러니 그 후배의 생각에 함부로 흥분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자세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