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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고모
최해영 지음 / 하우어린이 / 2025년 4월
평점 :
[이 리뷰는 리뷰의 숲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얼마 전 읽었던 책에서 이런 문장이 나왔어요.
“때로는 단호함이 가장 따뜻한 사랑의 언어입니다.”
<호랑이 고모>를 읽는 순간, 이 문장이 제일 먼저 떠오르더라고요.
“밥 먹을 땐 조용히 밥만 먹어라.”
“내일 일찍 일어나려면 일찍 자.”

훈육 없이 아이를 따뜻한 말로만 가르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우리 엄마들은 잘 알고 있죠.
온화하게 마음을 읽어주며 타이르기만 하다 보면, 아이가 엄마를 무서워하지 않고 점점 말을 듣지 않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요.

저는 평소에 필요한 훈육은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이 책 속 호랑이 고모의 마음이 너무나 공감되었어요.
예절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면..
위험한 행동을 했을때 그냥 넘어간다면..
타인에게 피해를 줬을 때도 조용히 넘어가 버린다면…
결국 우리 아이는 집이 아닌 바깥세상에서, 다른 누군가에게 혼이 날 수 밖에 없겠죠.
그래서 저는 아이가 사회에 나가기 전에 집에서 충분히 배우고 익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필요한 훈육을 하고 있어요.
호랑이 고모도 그런 마음 아니었을까요?
아이를 사랑하지 않아서 무섭게 군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만큼 사랑하기에, 아이가 조금 더 올바르게 자라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었겠지요.
아이가 어릴 때, 저도 일을 해야 해서 자주 시어머님 댁에 아이를 맡겼어요.
코로나가 한창이던 시절엔 한 달 정도 시댁에서 출퇴근하며 지냈는데
그때는 아직 독립하지 않았던 아이 고모가 어머님과 함께 아이를 많이 돌봐줬었죠.
이 책을 함께 읽던 아이가 문득 그 시절을 떠올렸는지,
“우리 고모는 이렇게 무섭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나를 사랑해줬었어.”라고 말하더라고요.
그 말에 괜히 뭉클했어요.
어린 시절, 하루 종일 자신을 돌봐주던 고모의 모습이 아이에게 따뜻한 사랑의 기억으로 남아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엄마의 부재 속에서도 그런 따뜻한 손길이 아이 마음에 자리 잡았다는 사실에, 저 역시 깊이 위로받는 기분이었어요.
책을 다 읽고 난 뒤, 아이가 “다음에 고모를 만날 때 이 책을 가지고 가서, 아이를 낳은 고모한테 꼭 보여주고 싶다”고 하네요. ^^
그림책을 통해 가족에 대한 사랑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고, 표현하게 되어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