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일탈 - 사실은, 출근하지 말고 떠났어야 했다
남규현 지음 / 홍익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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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릴 때는 '일탈'이라는 말이 두근거림보다 두려움을 더 많이 다가왔습니다.

혼나면 어쩌지? 이 '일탈'로 인해 내 계획이 틀어지면? 하는 불안과 초조함이 강했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일탈'이라는 단어가 설레기 시작하더라고요. 


매일같이 쳇바퀴처럼 흘러가는 직장인의 삶 속에서 이러한 여행에세이가 조금씩이나 숨통을 트이게 해준다는 걸 알았습니다.

신간 여행에세이의 소식을 들을때마다 얼마나 저를 설레게 하는지 모릅니다.

제가 지금 당장 떠날 순 없어도 다른 사람들의 여행이야기를 들으며 대리만족을 느끼는 거죠.

출근이 아닌 일탈을 선택한 이의 여행은 어떠할지 설레면서 이 책의 첫 장을 넘겼습니다. 

 

 

 


 

 

 

 

저에게 미국은 그냥 말 그대로 미.국 이었습니다.

여유와 돈이 있어도 그다지 여행하고 싶지 않은 나라였달까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뉴욕이나 시카고 정도는 가보고 싶다는... 정말 이게 다인 나라였습니다.

대자연을 보고 싶다면 호주나 뉴질랜드가 먼저 떠올랐고요.

근데 이 책을 읽고 나서 미국! 특히 이 책에 나오는 수 많은 국립공원들은 단박에 죽기 전에 가보고 싶은 여행지가 되었네요.


 길을 달리던 중 차를 멈추고 싶었다. 지난 이틀 동안 차를 세운 건 화장실 가거나 식사를 할 때 뿐이었다. 아무 이유 없이, 그것도 어딘지 모르는 길 한복판에 차를 멈춘다는 건 이전의 나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차를 세우고 들판의 모습을 집중해서 보고 싶었다. 순간의 선택이었다. 길 중간에 멈춰 이리저기 주변 풍경을 바라보며 여유작작한 시간을 보냈다.

 그때 알았다. 지금은 내가 멈추고 싶을 때 멈추고, 가고 싶을 때 갈 수 있다는 것을. 어떤 누구도 나를 제재하고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적어도 이 50일의 시간 동안 나에게 진짜 자유가 주어졌다는 것….

 그렇게 도시에서 자연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p.20~21 



사진과 영상을 좋아해서 사진작가가 됐다는 저자의 여행은 저에게 또 다른 여행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사진 안의 풍경들에 한껏 매료되어 아 저기는 꼭 가야겠구나하는 끌림과 새로운 목표를 세우게 해주었어요.


 빛이 사라지자 동굴 안에는 암흑이 가득했다.

 내 몸에 달린 손조차 보이지 않는 어둠이었다. 아름다운 동굴의 모습은 사라지고 엄청난 공포가 엄습했다. 스무 명이 넘는 사람들의 숨소리만이 서늘하게 들렸다. 그때 작은 불빛 하나가 켜졌다.

 공원 관리인이 작은 라이터에 불을 지핀 것이었다. 그 순간 그 작고 미세한 라이터 불빛을 중심으로 동굴 안이 다시 드러났다. 아까 보았던 모습들이 라이터 빛에 반사되자 묘한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인공조명이 있을 때보다 더 아름다워 보였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세상의 기초는 우리가 배척해온 어둠이지 않을까란 생각. 내가 그동안 바라본 수많은 아름다운 것들,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과 생명… 어쩌면 우리는 빛에 비치는 어둠들을 아름답다 말하는 것일 수 있다. 그러자 두렵다고 생각했던 어둠이 더 이상 두렵지 않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p.43


 


 여행은 그런 거다. 어떤 예상도 할 수 없고 예상이란 걸 하는 이가 있다면 그를 비웃듯 예상 밖으로 흘러가는 의외의 이야기. 그렇기에 어제보다 오늘의, 오늘보다 내일의 이야기가 나는 더 기대된다.

-p.64

의외의 이야기.

정말 공감가는 말이었습니다.

저에게 여행은 정말 의외의 이야기였거든요.

전형적인 인도어파로 몸을 움직이기 보다는 가만히 앉아서 움직이지 않는 걸 더 선호하고 사람과의 만남을 좋아하지 않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하는 '집순이'이 제가 한 번씩 훌쩍 여행을 떠난다는 건 정말 의외의 이야기였습니다.

겁도 많고 소심하기도 하고 의심에 경계심도 많은 저이기에 제가 이렇게 '여행'을 좋아하게 될 줄은 저도 몰랐네요.

함께 떠나는 여행, 혼자 떠나는 여행 모두 선호하는 지라 종종 여행을 떠납니다.

저는 여전히 겁도 많고 소심하고 의심과 경계심이 강합니다.

여행을 한다고 해서 본래의 성격이 사라지는 건 아니더라고요.

대신 호기심이라는 녀석을, 홀가분이라는 친구가 그 성격을 적절하게 어우러 줄 뿐이었어요.  



 배드랜드의 높은 언덕을 달리던 중 한 마리의 염소를 만났다. 홀로 풀을 뜯어먹으며 절벽 끝에 서있는 염소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넌 왜 혼자 있니?"

 길옆에 차를 세운 뒤 염소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 이런 질문이 툭 하고 튀어나왔다.

 혼자인 이유는 두 가지다. 혼자이고 싶어서, 혹은 혼자일 수 밖에 없어서. 염소에게 던졌던 질문을 나에게 물었다. 나는 왜 혼자지? '혼자이고 싶어서 혼자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진심으로 생각해보면 혼자이고 싶어서 혼자를 택하는 사람들은 나를 비롯해서 없는 것 같다. 일단 스스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고, 철저히 혼자 자라나는 사람 또한 없다. 어쩌면 혼자인 이들 모두 그럴 수밖에 없어서 혼자인 이들 모두 그럴 수밖에 없어서 혼자가 된 게 맞는 것이다.

 여행의 끝자락에 가까워지면서 드는 생각은, 지금 내가 보는 아름다운 풍경을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전엔 그럴 용기가 안 났다. 신뢰할 만한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나를 신뢰해줄 사람이 없어서란 걸, 무의식적으로 알았다. 다만 그것을 인정하기에는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런데 여행을 하는 동안 생각지도 않게 많은 지인들의 응원을 받았다. 어떤 보상을 바라지 않고 나에게 선의를 베푸는 사람들도 만났다. 오히려 내가 벽을 치고 살아온 게 아닌지 스스로 반성하게 되었다. 상처받는 게 두려워서, 혼자 있으면 더 이상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있으니…. 아픔을 꽁꽁 가둬놓고 저절로 치유되길 바랐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단지 아픔에 무뎌져 갔을 뿐.

 이젠 알 것 같다.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사람은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라는 것이다. 내 상처를 열어 보여줄 용기를 가지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다. 물론 아무에게나 보여줘선 안 된다. 내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 나를 신뢰하는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이라면 분명 내 아픔을 이해하고 치유해 줄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p.232~235 

 

 

예전에 어느 프로그램에서 결혼을 해도 좋을 시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납니다.

지금 내 자신이, 나 혼자만의 삶이 만족스럽고 행복할 때 그럴 때 누군가를 만나 결혼하라고 하더군요.

처음엔 언뜻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내가 외로워서, 또는 내 외로움을 누군가에게 기대고 그걸 채우기 위해서 만나는 건 좋지 않다는 말에 왠지 조금은 이해가 갔습니다.


여행도 그런 거 같아요.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여유로운 시간이나 금전적이 이유나 그 밖에 다른 이유로 함께 다른 이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 여행을 떠나기도 전에 마음은 그 사람과 여행을 가고 싶지만 가서 겪게 될 불편함이라던지 혹시 가서 싸우거나 사이가 멀어지지 않을까 하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상황에 대한 생각들로 이야기도 꺼내보기 전에 다시 말을 삼킬 때도 많고요.

혼자 떠나는 여행이 전적으로 내 호기심과 나의 의지로 돌아다닐 수 있고 홀가분함에 있어서는 최상이지만 문득 즐겁고 행복한 감정이 넘쳐 흐를 때나 힘들고 위로가 필요할 때 지금 이순간 같이 웃을 수 있고 서로를 보듬을 수 있는 상대가 같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무척이나 공감했던 내용이네요.


50일간의 카메라의 사진들과 쉼없이 달려온 자동차 안의 풍경, 그리고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설레였습니다.

시카고에서 친구를 만나면서 다음 여행은 건축물이라는 새로운 여행의 테마에 대한 계획을 살짝 내비쳤던 작가님의 다음 작품도 기대됩니다.


  책도 다 읽었으니  그의 인스타그램(@kyohanm)에 접속해서 못 다 본 이야기나 사진들이 있나 살펴봐야겠습니다.

브런치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brunch.co.kr/@kyohanm 에도 접속해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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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순간 강아지 : Love You Dog - 사진과 손글씨로 기록하는 반려견 감성 앨범 & 라이팅북 ㅣ 찰나의 순간
또 하나의 가족 지음 / 넥서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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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간관계에 많이 지쳐 있어서 그런지 사람에게 받은 지친 마음들을 동물들을 보면서 위안받고 힐링하고 있습니다.

동물이 나오는 움짤이나 동영상 사진들을 보면서요.

혼자 사는 몸인지라 반려동물에게 미안해 차마 키우지는 못하고 종종 애견카페나 고양이 카페만 찾고 있네요.



 


찰나의 순간은 편지를 쓰고 사진을 채워넣는 앨범 책입니다.

아기, 사랑(연인), 고양이, 강아지 총 네편의 시리즈가 있는데 제가 이번에 보게 된 책은 강아지 입니다.

강아지는 사랑이죠. 물론 아기와 고양이도 사랑입니다.


 

이 책들을 어떻게 이용해야하는지에 대한 설명들이 자세히 나와있어요.
사진들을 어떻게 배열하고 또 같이 들어있는 데코스티커를 이용한다면 더욱 사랑스러운 앨범이 될 거 같아요.

본가에 가게 되면 예전에 키웠던 내 보물들 사진들을 한 데 모아서 이 앨범 책에 꾸며 봐야겠어요.


완전 어릴 때부터 강아지들과 함께 자랐던 기억들이 많이 있어서 더욱 풍성하게 꾸밀 수 있을 거 같네요.

 

사진을 넣을 수 있는 공간 위로 멋진 글귀들과 사랑스러운 강아지들의 사진이 한 데 어우러져 있습니다.

점선으로 뜨ㄸ어서 엽서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요.

하나의 스토리북을 만들기도 좋아요.


언젠가 아이가 생긴다면 그 아이에게도 함께 할 수 있는 반려견을 만나게 해주고 싶어요.

아이와 반려견이 함께하는 이야기들을 이런 책으로 엮어주고 싶고요.

아이와 반려견 그리고 그걸 꾸미는 저에게도 멋진 선물이 되겠죠.

 

하나만 약속해 줘.

늘 지금처럼 아프지 말고, 건강하고 씩씩하게.

사랑해.

-p.48


강아지라는 이름의 천사들이 항상 건강하고 씩씩하게 사랑받고 사랑하며 살았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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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읽는 남자
안토니오 가리도 지음, 송병선 옮김 / 레드스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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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역사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라 시대와는 상관없이 역사추리 소설이라고 하면 우선 읽는 편입니다.

역사추리 소설은 아무래도 역사와 추리가 복합적으로 어우려져 있어서 일반 추리 소설 보다는 어느정도 역사에 관한 지식이 있는 편이 더 이야기의 재미를 더해주기는 하지만 굳이 역사를 모른다고 해서 이야기를 즐기는데에 무리는 없는 거 같아요.

오히려 잘 모르던 역사나 시대상을 책을 읽으면서 아, 이런 적도 있었어 하고 알게 되고, 관심 없었던 역사에 흥미가 생기는 촉진제 역할을 하기도 하고요. 역사추리 소설 읽다가 관심 가는 시대상이나 인물이 생기면 검색하면서 읽는 재미가 있어요.



이 책은 인류 최초의 법의학자라는 문구와 압도적 역사추리 소설이라는 홍보문구가 눈에 딱 들어오는 책이었습니다.

제가 엄청 좋아하는 미드 중에 [본즈]라는 미드가 있는데 이 미드에서는 뼈 전문가와 그녀의 각분야의 전문가 친구들이 죽은 시체를 최첨단 기기들과 자신들의 전문지식을 활용하여 죽게된 이유와 범인을 추리하는 이야기인데 이런류의 이야기를 너무 좋아하는데 이 책은 딱 제목부터 제 취향이더라고요~ (시체 읽는 남자라니 미드 [본즈]와 뭔가 유사한 느낌이 나지 않나요?)

 스페인 작가가 쓴 송나라 시대의 법의학은 어떨지 기대가 되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송나라 시대에 집필된 『세원집록』의 저자인 '송자'라는 인물의 일생을 재구성한 팩션입니다.

『세원집록』이 어떤 책인가 하면 중국 송나라 송자(宋慈)가 편찬한 채긍로 1247년에 간행된 법의학서 입니다. 선대의 중국 법의학서를 계승하여 체계적으로 법의학읭 검험, 응급처치, 감별중독 및 법의학 영역과 관련된 해부, 생리, 병리, 및 외과 수술의 성과를 종합하였는데 특히 법의학 검험 등에 관한 것은 근대 과학 원리와 부합되는 점이 많아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도 주인공인 자가 밍교수의 지도 아래 선대의 중국 법의학서를 자신의 의견을 덧붙여 정리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런 부분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 그는 그 마을을 증오했다. 자기를 속인 아버지를 증오했고, 무식하고 잔인무도한 형을 증오했다. 담벼락 뒤로 그를 몰래 훔쳐보는 이웃들을 증오했으며, 매일 자신의 몸과 마음을 축축하게 적시는 비도 증오했다. 화상을 입은 몸, 통증을 모르는 이상한 병도 증오했고, 심지어 막내만 남겨 놓고 간 두 여동생도 증오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증오했다. 잔인한 성격이나 살인보다 더 수치스럽고 경멸스러운 행동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가족을 배신하는 일이었다. 그는 뜻하지 않게 자기 형을 체포하는 데 일조했다.

-P.51



 자는 양심의 가책으로 괴로웠다. 어렸을 땐 늘 형이 그를 지켜주었고, 성격이 고약하기는 했어도 가족을 위해 일했다. 이런 비극 앞에서 루가 그를 얼마나 못살게 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가 도둑질을 했거나 살인자라는 사실도 중요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루가 그의 형이었기 때문이다. 공자의 가르침에 따르면, 어떤 상황에서도 그는 형을 존경하고 따라야만 했다. 아마도 루는 더 좋은 사람이 되는 법을 몰랐을 수도 있다. 자는 형이 살인자라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폭력적이기는 하지만, 살인을 할 사람은 아니었다.

-P.61




​책은 시작부터 암울합니다.

570쪽에 달하는 결코 가볍지 않은 (오히려 엄청 무겁죠.) 두께에 쉴 새 없이 주인공 '자'의 수난이 몰아칩니다.

주인공 '자'는 처음부터 이런 삶이 바로 재수 '옴' 붙은 삶이라는 걸 여실히 보여줍니다.

유교적인 사상이 강한 시대에 형제 많은 집에 가족을 중시하고 부모와 형에게 순종해야만 하고 주인공 조차도 그 삶이 부당할지언정 당연하다고 여기는 삶인지라 순탄하지 않습니다. 읽다보면 작가가 주인공을 싫어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실존하는 인물을 바탕으로 썼다는 걸 알기에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나 픽션일까, 만약 진짜 이런 삶을 살았다면 죽어서도 눈 못 감을 거 같은데 하는 엄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런 집에서 사느니 차라리 혼자 사는 게 나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의 행복은 커녕 의견 조차도 하나 신경 쓰지 않는 집 식구들. (오히려 말 몇 마디 했다며 대들었다고 손, 발 지검까지 서슴없이 하는 아버지와 형)

그리고 끝임없이 그의 주변에 있는 지인이라고 해야할지, 스쳐가는 인연 한 명까지도 그를 도와주는 이가 거의 없습니다.

(하나 하나 일일이 나열하자면 스포가 될 거 같아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다가 이 소설의 주인공인 '자' 또한 이야기를 이끌어 가기 위해서인지 끊임없이 사건 사고를 만들어주면서 발암을 유발합니다.

사건이 터지면 수습하겠다고 나섰다가 일을 더 꼬이게 만들고 겨우겨우 해결했다 싶으면 다시 사건이 터지고 이 상황을 무한 반복하니 박복하다 못해 차라리 저렇게 살 바에는... 하는 생각까지 만들게 하는 캐릭터입니다.

요 근래 읽었던 책들 중에 베스트 오브 베스트 발암 인생 혹은 캐릭터가 아니지 싶네요.



인권은 개미 혓바닥 만큼도 없을 거 같은 시대에 그런 사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발암 주인공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시종일관 짜증과 분노와 고구마 몇 십 개를 물 없이 먹는 느낌인데도 책이 술술 넘어가고 앉은 자리에서 다 읽게 만들었네요.

정말 이 정도하면 안 읽을 법도 한데 대한민국 막장 드라마와 같은 느낌이랄까, 병맛으로 끝까지 다 보게 되는...

어쨌든 쫓기는 도망자에서 황제를 만나 시체 전문가로 활약(?)까지 하게 되는데 그 또한 얽히고 설킨 악연들인지라 좋게 말하면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책이었습니다.


 


 



​ "궁금한 게 있네. 왜 황제 폐하의 제안을 거절한 건가? 보가 내게 이야기한 것에 따르면, 자네가 침묵을 지킨다면 황제 폐하는 자네가 원하는 모든 것을 주겠다고 했다는데 말이지. 왜 수락하지 않은 건가?"

 자는 다정한 눈빛으로 늙은 교수를 쳐다보았다.

 "언젠가 후디에가 제가 말하길, 펭은 사람이 죽는 방법을 수없이 많이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그건 사실일지 모릅니다. 아마도 죽는 방법은 수없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확신하는 건, 사는 방법은 단 하나만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P.567



​앞으로 이보다 더한 재수 '옴' 붙은 캐릭터를 만나지 않는 한 제 기억 속에 베스트 오브 베스트 수난왕 캐릭터는 '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김첨지보다 더한 캐릭터를 만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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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오퍼스프레스 / 201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영화로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원작 소설이 떡 하니 있더라고요.

원작을 선호하는지라 원작소설도 꼭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어쩌다보니 이번에는 원작보다도 먼저 영화를 먼저 보고 소설을 읽게 되었습니다.


 고양이 덕후인지라 고양이 관련 책이나 영화에는 저도 모르게 눈이 번쩍하고 호기심이 동합니다.

기관지가 약해 고양이를 직접 키우지 못하지만 한 번씩 덕후력을 동해 고양이 카페를 전전하는 걸로 욕구를 충당하고 있네요.

영화 프로듀서인 저자님이 보여주는 필력과 gv시사회로 영화를 관람하면서 듣게 된 영화화 할 수 없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는 작가님의 바람이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낼지 궁금함을 가진 채 이 책을 읽었습니다.


 

 ​"으음, 오늘."

 별안간 들려온 그녀의 목소리에 나는 갑자기 현실로 되돌아왔다. 정신을 차려보니 영화관 앞에 도착해 있었다.

 "응?"

 "미안해, 심한 말만 해서."

 "아냐, 아냐, 재미있었어."

 "그건 약속이었으니까."

 "어?"

 '또 잊어버렸네'라고 그녀가 말했다.

 "약속했잖아. 헤어질 때는 상대방의 싫었던 부분을 전부 다 이야기해주기로."

 그랬다. 우리는 분명 약속했다. 혹여 헤어질 떄는 지금까지 싫었던 단점들을 전부 다 이야기하기로. 인생은 앞으로도 계속될 테니 연인으로서 마지막까지 인생의 교사가 되자, 나는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그런 말을 자주 했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지금은 헤어지는 건 상상도 못 하겠어"라고 말했다.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였다.

-p.76~77 화요일_세상에서 전화가 사라진다면 中




  몇 년 전에 디지털 리마스터링 한 《E.T.》가 늦은 밤에 텔레비전에서 방영되었다. 광고가 중간에 끼는 영화는 보고 싶지 않아서 끌까 했지만, 역시 보기 시작하니 재미가 있어서 푹 빠지고 말았다.

 이십오 년이 경과되었지만, 나는 또다시 같은 장면에서 흘러넘치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만 세 살 때와 똑같이 감동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 당시의 나는 하늘을 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로부터 이십오 년이 지났고, 지금의 나는 이미 하늘을 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내 오른쪽에 앉아 있던 아버지와는 벌써 몇 년째 말을 하지않았고 만나지도 않았다. 왼쪽에 앉아 있던 어머니는 이미 이 세상에 없다. 나는 하늘을 날 수 없다는 걸 알고 그때 그 시간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다는 것을 안다.

 어른이 되어 얻은 것과 잃은 것. 이제는 두 번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감동과 감정. 그런 생각을 하니, 왠지 한없이 슬퍼져서 눈물을 멈출 수 없었던 것이다.

-p.107~108 수요일_세상에서 영화가 사라진다면 中



 두 시간의 상영이 끝났다.

 영화관 밖으로 나오자, 주위는 고요한 어둠에 휩싸여 있었다.

 "지금 슬퍼?"

 영화관에서 나왔을 떄, 그녀가 내게 물었다.

 "모르겠어."

 나는 대답했다.

 "그럼, 지금 행복해?"

 "미안해, 모르겠다."

 나는 알 수 없었다. 내가 죽는 것이 슬픈지, 아니면 세상에서 소중한 것이 사라져가는 게 슬픈지. 나 자신도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혹시 너무 괴롭고 힘들어서 견딜 수 없을 때는 언제든지 찾아와."

 그녀가 말했다.

 "고마워"라고 대답하고, 나는 언덕길을 올라갔다.

 "잠깐만!"

 그녀가 등 뒤에서 말을 건넸다.

 "마지막 퀴즈!"

 "또?"

 "진짜로 마지막이야!"

 그렇게 말하는 그녀는 울고 있었다.

 그 얼굴을 보니 나도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좋아, 마지막이니 힘내볼게."

 "나는 결말이 슬픈 영화를 보면, 꼭 다시 한 번 보거든. 왜 그런지 알아?"

 그 질문의 대답. 그것만은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내가 줄곧 기원했던 것. 그녀와 헤어진 후에도 한동안 줄곧 기원했던 것.

 "알지."

 "그럼, 말해봐."

 "……이번에는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끝날지도 모르니까."

 "정답!"

 그렇게 말한 그녀는 소맷자락으로 눈물을 쓱쓱 훔쳐내고, "포스가 함께하기를!"이라며 손을 크게 흔들었다. 휙휙 소리가 나겠다 싶을 만큼 활기차게, 손을 크게 흔들었다.

 "아 윌 비 백!"

 나는 눈물을 꾹 삼키며 대답했다.

-p.111~113 수요일_세상에서 영화가 사라진다면 中



 "애당초 시계 같은 게 왜 있었을까요?"

 내가 알로하에게 물었다.

 "좋은 질문이에요. 그렇지만 시계를 논하기 이전에 시간이라는 것 자체가 인간에게만 존재하는 겁니다."

 "응? 무슨 의미죠? 전혀 모르겠는데……."

 의표를 찌른 알로하의 발언에 내가 어리둥절해하자, 알로하가 말을 이었다.

 "시간이란 건 인간이 자기들 멋대로 정한 규칙이란 말이죠. 태양이 떴다 지는 주기는 자연 현상으로서 엄연히 존재하지만, 거기에 여섯 시, 열두 시, 이십사 시라는 '시간'을 붙여서 부르는 건 인간뿐이에요."

 "듣고 보니…… 과연 그 말이 맞는군요."

 "그래서 말인데, 인간 여러분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본다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자기들 편한 정의에 적용시켜서 보고 있을 뿐이죠. 이번에는 방향을 살짝 틀어서 인간들이 멋대로 정한 '시간'이라는 규칙이 사라진 세상을 체험해보게 하려고 '시계;를 선택했단 말씀."

-p.123 목요일_세상에서 시계가 사라진다면 中



  본래 죽음의 개념이 있는 것은 인간뿐이라고 한다. 고양이에게는 죽음에 대한 공포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인간은 죽음에 대한 공포나 슬픔을 일방적으로 가슴에 품고 고양이를 키운다.

 결국 고양이는 자기보다 먼저 죽고, 그 죽음이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을 야기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슬픔은 불가피한 것이며, 언젠가는 반드시 찾아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데도 인간은 고양이를 키우는 것이다.

 그렇지만 인간도 자신의 죽음을 자기가 슬퍼할 수는 없다. 죽음은 나의 주변에만 존재한다. 본질적으로는 고양이의 죽음이든 이간의 죽음이든 다를 바 없다.

 그렇게 생각하니, 인간이 왜 고양이를 키우는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인간은 자기가 알 길 없는 자신의 모습, 자신의 미래, 자신의 죽음을 알기 위해 고양이와 함께 지내는 건 아닐까? 어머니의 말이 옳다. 고양이가 인간을 필요로 하는게 아니다. 인간이 고양이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런 생각에 골똘히 빠져 있다 보니 오른쪽 머리끝이 욱신거리며 아프기 시작했다.

 나의 몸. 죽음에 지배당한 나의 작은 몸. 침대에서 떨며 몸을 조그맣게 옹크린 무력한 나는 그때의 양상추와 똑같은 것 같아서 가슴이 먹먹해졌다.

 두통은 점점 심해졌다. 나는 부엌에 있는 진통제 두 알을 삼키고 침대로 돌아왔다. 그리고 또다시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p.167~168 금요일_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中




책을 읽으면서 먼저 영화를 보고 읽었던지라 영화와 어떤 부분이 다르고 똑같은지 어쩔 수 없이 비교하면서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http://blog.naver.com/white0171/220857378787(영화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영화후기)


대부분 원작인 책을 정말 충실히 따랐구나 싶었지만 완벽하게 책의 모든 부분을 다 넣거나 아, 이건 원작에도 없던 부분인데 영화에 넣었네 하는 부분도 존재했습니다. 악마가 원작에서는 알로하 셔츠를 입고 나타나서 주인공이 알로하라고 속으로 이름을 불렀다는 거라던지 악마가 초코렛을 없애려다가 초코렛에 반해서 자신의 결정을 반복했던 거라던지 그런 걸 비교하면서 읽는 것도 꿀잼이죠. (하하)
원작이 있는 영화를 보거나 그 원작인 책을 같이 읽는 건 이런 또 다른 재미가 있어서 언제나 즐겁습니다.


​어느 날 내가 죽는다면, 혹은 나의 죽음을 알리고 내 생을 가지고 계약을 하기 위해 악마가 찾아온다면 어떨까라는 전제로 이 책을 읽어 보았습니다. 어릴 때는 물론이고 지금도 가끔씩 만약 내가 죽는다면 이라는 가정하에 상상을 해 보게 됩니다.

특히 스트레스가 무척이나 쌓였을 때라던지, 마음이 굉장히 안 좋을 때나 생각이 무척 많을 때 그런 생각이 좀 더 자주 드는 거 같습니다.

작가의 먼 친척 분께서 큰 병에 걸려 작가에게 했던 말을 기억을 바탕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기에 이 책은 어느 정도 작가의 자전적인 부분들도 많이 가미되었다고 합니다.

살면서 종종 크게 작게 주위에서 일어나는 삶과 죽음이라는 경계를 어렴풋이나마 겪게 되면서 죽음이라는 게 삶이라는 현실에서 결코 멀지만은 않다는 걸 알게 되면서 더욱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책의 저자인 카와무라 겐키는 일본인이고 일본이라는 나라가 언제나 지진이라던지 화산폭팔, 쓰나미와 같은 큰 자연재해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 보다 더 가까이에 있기에 그들은 어쩌면 더욱더 그런 주제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만약 내가 죽는다면, 저는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나의 죽음이 언제 나를 찾아오는지 알고 싶습니다.

사고라던지, 심장마비와 같이 갑작스럽게 아무런 준비도 없이 찾아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내 신변 정리부터, 주변 사람들과의 작별을 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이왕이면 무섭거나, 아프거나, 슬프지 않은 그런 죽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죽음이라는 게 영원한 이별이 아닌 또 다른 만남의 준비였으면 합니다.

   


월요일에서 일요일에서 성경 창세기에서 나왔던 천지창조에서 처럼 주인공에게 일어났던 일주일의 이야기가 나에게도 찾아올까 아니면 삶을 이 일주일처럼 나와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을 오늘이 마지막인 거처럼 느끼고 생각하면 살아야 하는 걸까 생각하게 된 이야기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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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어때서 - 프로싱글러 언니의 솔직상쾌 공감 에세이
아가와 사와코 지음, 고고핑크 그림, 권영주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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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삼십대가 되면 당연히 결혼을 하고 아이가 한 두명 정도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막상 이십대 생각의 변화가 오면서 진짜 삼십대가 되자 결혼이 꼭 해야 하는 필수가 아닌 나의 선택이겠구나 하고 살고 있는 요즘입니다. 결혼... 정말 이 사람이다 하면 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나이에 쫓겨서 하고 싶지 않고 지금은 꼭 해야겠다는 생각도 없네요.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될 마음의 준비를 일찌감치 했다는 저자의 문구에 깜짝놀랐습니다.

우리나라보다도 더 결혼 적령기가 빠르다는 일본이고 53년생으로 지금 육십대인 저자가 한창 살던 그 시대에는 더욱더 결혼적령기가 빠를 거 같기 합니다. 하지만 그 시대에 대학까지 나온 인재가 결혼을 목표로 공부를 하고 직업을 선택할 때도 결혼을 염두해 두었다는 말이 신기했네요. 하지만 인생이란 아이러니한 것.

결혼을 빨리하겠다고 벼루던 친구일수록 결혼을 늦게 하고 결혼 안 할 거라고 자신있게 말하던 친구들이 빨리하고 그러는 걸 몇 번 경험하고나니 사람일은 마음과 같지 않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네요.



​ "요새 아저씨들 기분을 알겠더라."  


​ 얏코가 말했다. "'여자는 역시 젊은 게 좋다'고 하잖아? 나도 고개를 크게 끄덕이면서 '맞아, 남자도 젊은 게 좋아'라고 대답하곤 해."

 어쩌면 여자의 아저씨화(化) 현상이 여기까지 왔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좌우지간 난 이해가 안 된다. 전혀 모르겠다.

-p.101 알 수 없어라, 요즘 멋진 남자 사정 中



 ​예전에 우연히 여배우들이 잔뜩 나오는 영화의 시사회를 간적이 있었습니다.

40대의 여배우들이 나오는 영화였는데 영화보기전 배우들이 인사를 나오는데 정말 아우라가 달랐습니다.

그러던 중 관객들 중 몇 번이 나와 배우들과 인사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20대인 관객들과 40대인 여배우들...

여배우는 여배우인지라 20대에도 전혀!! 절대!! 밀리지 않고 아름답더라고요.

근데 이런 저와는 달리 이 얘기를 다른 친구에게 했더니 친구 왈.

오징어라도 어린 게 훈장이라고...

순간 저도 모르게 그렇긴 그러지 하고 동의하게 되더라고요... ㅎㅎ

이런 대화를 주고 받은 친구와 저 둘 다 여자였습니다.

어릴 때는 잘 몰랐지만 어린 친구들에게 나오는 특유의 아우라가 따로 있는 거 같아요.  

저보다 연장자인 분들이 보시기에 지금의 저한테도 그런 게 있겠죠..? 있어야 할텐데... ㅎㅎ

​

​


이 책은 저자인 아가와 사와코 님의 이런저런 이야기들 모음집입니다.

특출나게 난 독신으로 살겠어라고 굳은 신념을 가지고 있던 것도 아니고 오히려 결혼을 하고 싶었던 그녀, 일에 대한 열정과 신념보다는 어리버리하게 있다가 어느새 정신차려보니 오랫동안 지금의 프리랜서 일을 하고 있는 그녀, 어떻게 보면 주위사람들에게 휘둘리기도 하고 이런 게 맞나할 정도로 우유부단한 그녀의 과거, 현재, 그리고 앞으로가 담겨 있었습니다.



 ​ "요즘 애들이랑 옛날 애들이랑 책 읽는 방식이 다른가요?"

  "네, 다르죠."

  "으음, 역시 책 읽을 시간이 없어서겠죠?"

  "아뇨, 독서 시간 자체는 짧아도 괜찮아요. 하루 삼십 분이어도 문제없답니다. 하지만……" 마쓰오카 씨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씀을 이으셨다. "책을 읽고 난 다음의 시간이 없어요. 요즘 애들은 책을 읽고 나서 읽은 내용에 관해 멍하니 생각할 시간이 없는 거예요."

 읽고 난 직후의 시점에서 습득하는 것은 일과성 정보뿐이다. 그 뒤 멍하니 생각함으로써 정보를 몸속에서 소화하고 감동할 때 비로소 진짜 지식과 지혜를 얻는다는 게 마쓰오카 씨의 주장이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애들만이 아니다. 요즘 세상에 책에서 얻는 것을 정보로만 파악하는 건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일과성이 아닌 감동을 과연 맛보고 있을까. 그래서 나는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절대량이 부족하고 속독이 안 되는 나는 어차피 조바심을 내봤자 소용없다. 그보다 좋은 책을 만나고 싶다. 읽고 나서 멍하니 생각하며 차분히 감동을 맛볼 수 있는, 언제까지고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책을 만나고 싶다.

-P.141~142 책을 읽고 나서 中



 ​이 책을 왜 공감 에세이라고 하는지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녀의 일상에서, 에피소드들 중에서, 생각들에서 아, 이건 내 얘긴데, 내 생각인데 하는 부분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그렇게 바쁘게 사는 것도, 치열하게 사는 것도 아닌 데 왠지 사색의 시간들이 너무 부족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책을 읽고는 있지만 그 책을 충분히 음미한다는 느낌도 없고 ...

그래서 요즘에 멍 때리기 대회같은 것도 있는 건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저만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음식에 대해 강한 집착을 보이시면서 엄마를 괴롭히는(?) 직업 작가이신 그녀의 아버님이 누구일지 정말 궁금하네요. 그런 아버님이 쓰신 글들은 어떤 종류의 글일지도 궁금하고요.

아시는 분들은 꼭 제보 주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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