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 젓가락 두짝이 똑같다고 나오는 줄 알았는데 토끼랑 나랑 세수하는게 똑같아요. 악어랑 나랑 이닦는게 똑같아요. 이런 책이다. 데생? 세밀화? 이런 그림이 특이하다.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한페이지에 그림 하나씩이 있는 책이다.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해서 샀는데 일단 나만 봤다. 사둔지는 좀 되었는데 왠지 좀 더 큰 애기용 같아서. 내일은 한번 꺼내서 보여줘야지. 다른 책들은 이제 너무 많이 본 것 같다. 승빈이도 좋아했으면 좋겠다. 이미지를 가져오느라 찾아보니 보드북도 있는데, 왜 양장본을 샀을까? 이런 책이 지금 한두개가 아니다. 보드북이 영 좋은거 같구만.....찢어지지도 않고 하지만 페이퍼북이 더 오래 볼수 있을거라..위로를 하고..(맞나??) 승빈이한테 보여주니 좋아한다. 그림도 칼라풀하지도 않은데 신기하게도 좋아한다. 엄마가 리듬감 있게 읽어주면 더 좋아하는 것 같다. - 엄마의 생각 역시...애들이 좋아한다는 책을 사면 실패할 확률이 적어.
밀라노였나 피렌체였나.. 그곳의 두오모에 꼭 가봐야 할 것 만 같은 생각이 들었었다. 그리고 로마인 이야기를 읽으면서 부서진 건물들을 돈주고 구경해야 한다고 투덜거린 포로로마노에 옛 건물들과 토가를 입고 토론을 즐기고 있는 로마인들 모습이 상상될 것 같아서 다시 가봐야 할 것만 같았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토스카나에 가서 아주 식당에나 가서 무진장 맛있는 음식을 먹어보고 우는 남자들의 모습을 봐야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이름들도 어렵고 내용도 참 산만하다 싶었는데 이책은 스토리 보다는 바람의 화원에 나오는 김홍도나 신윤복이 저자거리를 보면서 그림으로 그려내듯이 책을 쓴것 같다. 책 표지에 중요한 것들이 다 나오기도 한다. 토스카나..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겠다. 어찌되었건 시장(Mayer)도 있고 로마시대에 만들어진 도로들도 그대로 사용되고 동네 사람들 모두가 가족이나 친척같은 분위기의 마을이다. 사람들은 짜증날 정도로 남의 일에 간섭하기 좋아하고 감정을 있는대로 다 표출하고 살고 느려 터져서 저녁을 먹으러 레스토랑에 가면 점원들이 식사를 마치고 카푸치노를 먹으면서 주문 받을 생각도 안하는 그런 사람들이 이탈리아 사람들이라고 한다. 원래 작가는 헐리우드의 나름 인기있는 작가로서 스트레스 가득한 생활을 하면서 미국식 누릴 것들을 다 누리고 살다가 첨에는 이런 이탈리아의 느려터진 사람들과 운전할때만 갑자기 성급한 사람들로 변신을 해버리는 것과 합법적이고 합리적으로 해결되는게 아니고 감정에 호소해야만 일이 해결되는 것에 어처구니가 없어 하다가 점점 자기 내면의 이탈리아 인을 발견하고 동화가 되어가는 내용이다. 인상적인 것들이 참 많은데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내용은 대충 생략하도록 하고 세달쯤 전에 본 맘마미아와 연결이 되는 책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감정을 배제하고 일해야 프로페셔널답다는 어이없는 가정하에 소셜 스마일로 무장하고 친절한 서책으로 살아가는 요즘......나도 이탈리아 사람들처럼 감정을 표현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이탈리아에 가서 살고 싶은 생각도 들었고 너무너무 맛있을 것 같은 뜻도 모를 이탈리안 요리들을 상상하며 새벽까지 침을 꼴딱 삼킨 책이었다. 매일매일 그저 회사생활에 찌들어 있는 직장인들한테 휴가가기 전에 읽어보라고 강추,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한 자각을 해야 할 때 읽어보라고 초강추. 아 그리고 혹시 부부사이가 권태기인가 싶을 때도 추천. 하고 싶다. 아, 그리고 작가 필 도란은 어린시절 다소 열광하며 보았던 캐빈은 12살 시리즈의 작가이기도 하다. 비록 통역되고 번역된 말들이긴 하지만 캐빈은 12살의 캐빈과 이 작가의 말투와 분위기는 일관성 있게 비슷하다.
참 좋다. 정말 좋다. 특히 끝장을 읽을 때보다 첫장을 읽을 때가 아주 좋았다. 쿨한 사람은 심각한 나르시스트라는 점. 쿨하기 위해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데서부터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공감가는 이야기도 참 많았고 전문가는 아니어도 카운셀링을 해주기 좋아하는 - 카운셀링을 받는 사람은 여자인 경우에만 만족스러워하고, 남자들은 일단 잘 의뢰도 하지 않는다 ^^ - 내가 해주고 싶은 말들도 많이 들어 있었고 특히 책이 재미를 더하는 것은 영화나 소설을 상황에 맞게 적절히 잘 인용해 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루하지가 않다. 그런데 어느 부분에서는 안 본 영화, 안 읽은 소설이 많이 인용되어서 그 부분은 살짝 지루하게 느껴졌다. 소설의 내용을 모르니 막 궁금해지고..찾아서 읽어줘야 할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서른이 되어가면서 서른을 넘기면서 하는 다양한 주제들에 관해서 누구나 다 하고 있는 고민이니 너무 심하게 고민하면 병되니 적당히 고민하고 해결 방법의 방향성은 이러이러하다..라고 앞서 말했듯이 영화/소설까지 인용해가며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또한 적절한 부분에 본인의 사례도 등장한다. 이렇게 훌륭한 정신과 의사지만 똑같이 고민하였고 힘들어하였음에 왠지 동병상련의 느낌이 들어서 책에 거리감이 덜 느껴진다. 그리고 타겟을 요즘의 서른살로 한정하고 있는 것도 덜 일반적이고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부분으로 작용하는 이유다. 88만원 세대가 서른살이 넘어가면서 하는 고민, 88만원 세대와 386세대 사이에 낀 우리 세대들의 회사에서의 어정쩡한 위치와 가정과 회사에서의 두가지 역할을 하면서 힘들어하는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 사랑의 의미가 퇴색해 하고 자유분방한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데 대한 염려와 건전한 해결 방법도 제시해준다. 결혼이 갖는 의미와 출산과 육아가 갖는 의미 약간의 부모와 아이에 대한 관계까지 (그랬던가? 갑자기 다른 책과 좀 섞이는 것도 같고) 이렇게 이렇게 좋은데 별이 네개인 이유는, 금방 나한테 "그래, 결심했어!" 하면서 영향이 오진 않아서 ^^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점이 너무 많아서 ^^(역시 글 잘 쓰는 사람은 뭔가 다르다. 남들도 하는 생각을 이렇게 잘 적어서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내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제일 큰 소득은 심리학에서 자기합리화는 고민을 해결하는 아주 괜찮은 방법중에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앞으로도 쭈욱 자기합리화를 하면서 내 기분을 풀고..그리고 다른 사람의 기분들도 풀어주고 살아야겠다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