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는 젊고 화려하고 흥미진진한 요즘판 버젼같다고도 할 수 있고,  여고생들이 열광하는 하이틴로맨스의 건전하고 우아한 버젼같은 부분도 살짝 있는 듯 한 재미있는 책이다. (사실 하이틴 로맨스 안읽어봤네. )  키친에 이어 또 달렸다. 12시 넘어서 읽기 시작했는데 1시까지 읽고 그 담날부터 로스트도 버리고 출퇴근길에 쏙 빠져들어 바로 끝내줬다.

글자도 많고 내용도 빡빡 차 있지만,  쉽게 쉽게 술술 읽힌다.  옛날에 블로그에 적어놨던 생각들도 오은수의 생각이 되어 잘 정리되어 표현되어 있다.   언제쯤 결혼할 것이냐는 옛날 누군가의 질문에 맘에 드는 남자가 결혼하자고 하면 그때 하는거라고 답을 했었던 것도 생각나고, 사람들이 옛사랑을 추억하는 이유는 그 사랑이 아니고 젊은 시절의 자기가 그리워서라는 생각도 그렇고.  지나가는 어린 연인들을 보면 그런생각이 부쩍 든다.   젊고 어려서 너무너무 이쁜 것들.

드라마로 만들어도 정말 재미있었을 것 같다.  31살에서 32살이 되기를 기다리는 노처녀가 될까 말까 하고 있는 주인공 오은수(95학번에 있던 동명의 단아한 후배 생각이 났다)를 중심으로 처녀들의 저녁식사도 약간 비슷하게 그녀의 베스트 프렌드 두여자의 이야기가 뜨문뜨문 나온다.  어딘가에서 들어봤을 법 하고, 상상만 해볼 법도 하고 한 이야기들을 참 잘 엮어 놨다. 

7살 연하에 영화를 만드는 이쁜 꿈을 가진 배려심 많고 철은 별로 없는 남자.  너무 평범하고 완벽한 남편의 조건을 다 갖추었는데....어딘가 이상해서 알고보니 남의 이름을 빌려서 살고 있었던 남자... 친구의 사촌이고 아버지가 남긴 부동산으로 백수임에도 먹고살 걱정하나 없으면서 서로의 연애 상담을 하는 남자.. 대략 은수씨한테 복잡한 감정을 만들어내는 세 남자다. 

세명 다 어찌 그리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지..아니면 그저 내가 회사원이라서 볼 수 없는 사람들인지 아니면 평범한 사람들을 작가가 개성 강하게 그려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다들 참 그럴싸한 남자들이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이 세명의 남자 사이에서 감정과 현실의 저울질을 하고 있는 은수씨의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 이야기만 하면 따분할 것이고 뭔가 행동의 이유도 좀더 필요할 것이니 은수씨의 가족도 나오고 회사도 나오고 친구들도 나오고 그렇다.  은수씨는 속마음을 잘 얘기 안한다.  자존심이 무척 강하니까.  그래서 상황은 소설에 담고도 남을 만큼 복잡하게 되어 간다. 

은수씨네 회사에 나오는 사장, 이사, 부장, 이민정, 장선배....상당수의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회사에서 늘 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고 보면 은수씨도, 재인이도, 유희도...어떤 어떤 면에서 알고 있는 친구들이 생각난다.  어쨌든 그런 친구들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은수씨 엄마 아빠도 엄마한테 오랜 남자인 친구가 있었다는 점을 빼면 우리 윗세대의 전형적인 부부의 모습 중에 하나이다. 

책의 끝까지 급하게 달리는 이유 중에 하나는 결말이 어떤지 궁금해서이다.  그런데 왕자님과 공주님은 결혼해서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라는 끝이 없다.  2편도 가능한 소설이다.  평범하고 작은데 기뻐하는 소박함이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하면서 왜 왕자님과 공주님이 결혼하는 것으로 동화책들이 다 끝나고, 그 뒷이야기가 나온 것은 거의 없는지 - 좋은 예외는 슈렉이다. - 모르겠다.  이 책은 끝이 없었다.  모호했다. 아무것도 끝나는 것이 아니고 계속 되어서 계속 로맨틱한 상상도 서글픈 상상도 할 수 있는 책이다.  32살이나 되었는데..... 그래서 인기가 많은 것 같다.  아마도 32살의 51%는 남편도 있고 직장도 있고 애도 있는 소박한 행복을 가진 사람들일 것이고, 그것이 행복임에도 불구하고 소설화가 될 수 없는 이유는 남들도 똑같기 때문인 것 같다.  물론, 세대를 건너서 갖는 갈등도 있고, 그런 갈등의 해소도 있지만 소설로 하기엔 뭔가 부족하고.....그나마 결혼 이후 생활의 갈등의 극대화가 사랑과 전쟁이라는 드라마의 형태로 나타나지만 이것은 극단적일 것이고.....

꼭 쉬운 것만은 아니라믄 참 평범하고도 평범한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남 대신 울어도 주고 웃어도 주고, 그리도 대체로는 아이의 레벨업에 행복해하면서 남편과 나의 승진에 만족해 하면서 살아야지.
앞으로도 쭈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안돼, 데이빗! 지경사 데이빗 시리즈
데이빗 섀논 글 그림 / 지경사 / 199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화려한 색감 때문인지 처음 샀을때부터 관심은 많이 보였었다. 들고와서 읽어달라고도 하고. 그래서 부드럽게 안돼~ 하는 버젼과 안돼! 하고 계속 화를 내는 버젼으로 두가지로 읽어줘보는데....보는 내내 녀석의 표정이 우울하다. 이 쪼꼬만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그런데 몇번 반복해 읽어줘도 계속 보긴 한다. 계속 우울하게. 그러다가 마지막장에 가서 데이빗~ 이리 오렴, 엄만 세상에서 널 가장 사랑한단다 하면서 안아주는 장면에선 급기에 눈시울이 벌개진다.
어쩌다 그런건가 싶어서 다시 읽어줘봐도 그장에 가면 또 코도 벌렁벌렁 하고 입술도 삐죽삐죽 한다.  그렇게 몇번을 읽어줬더니 눈물이 주르르 내린다.  읽어주면서 꼬옥 안아줬지만 뭔지 모르게 슬픈가보다. 
엄마말로는 요즘 문화센터에서도 엄마랑 오는 애들을 좀 부러워하는 것 같다고 하고.....아, 이런 걱정을 본격적으로 해야 하는 시기가 오고 있나보다.  수요일 반에는 할머니가 데려오는 애들이 대부분인데 목/금은 엄마가 데려오는 애들이 더 많다고 한다. 
우리 쪼끄매서 뭘 알겠냐고 하는데 아가들은 나름 참 많은 생각들을 하는 듯해 보인다. 

다른 사람들 서평을 보니 35개월 지난 아이가 열광을 하면서 좋아한다고 하고 하는데, 승빈이는 너무 슬퍼해서 당분간 안 읽어주려고 한다.  저 중에 승빈이가 하는 것은 콧구멍 파기하고 목욕후에 옷 안입고 도망가기 겨우 두가지밖에 없는데.

콧구멍을 후비면 책도 그렇고 두돌도 안된 우리 아이한테는 너무 빠른 책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  그 책을 읽어줘도 표정이 참 우울하고, 그나마 이책은 그림이라도 맘에 드는지 지가 들고와서 읽어달라고도 하고 우울한 표정으로 계속 보는데 콧구멍 책은 완전 싫어한다. 

언젠가 교육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날이 오겠지......

아, 입을 삐죽삐죽 울먹울먹 하는게 귀여워서 깔깔거리면서 읽어줬는데 미안하네 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아빠야!
앨리슨 리치 글, 앨리슨 에지슨 그림, 윤희선 옮김 / 세상모든책 / 200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빠 곰과 아들 곰(딸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왠지 홀딱 벗고 나오니 아들 같다)이 나오는 그림도 예쁘고 내용도 참 좋은 책이다. 별이 4개인 이유는 아들이 완전 열광하지를 않기 때문이다. 읽어주면 끝페이지까지 들어주기도 하고 가끔 책도 들쳐 보기도 하지만, 몇몇 열광하는 책들이나 울다가도 뚝 그치던 갓난쟁이 때 읽던 책들 정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 갓난쟁이 때 보여줬더라면 열광했을지도 모르겠다. -

처음에는 짝꿍 책인 우리 엄마야를 사주려다가 슬그머니 남편한테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이 책을 먼저 샀는데 할인폭이 계속 작아서 - 신간이라고 - 선뜻 엄마야를 사주기가 쉽지 않네... 게다가 책 속에 나온 것 같은 아빠가 해준다는 것들을 엄마가 많이 해주고 있기도 하고.  가끔 남편은 이건 누구네 아빠래..하면서 읽어주기도 한다.  아들보다는 엄마가 좋아하는 책인것 같다.  이런 아빠와 아들 사이가 되었으면...하는 바램인가보다.  그래서 괜찮다. 추천할만은 하다. ^^

그러고 보니 아빠한테 미안하기 보단 책 읽어주라고 시키려고 샀는지도 모르겠다.  남편은 마눌보다 말이 꼭 빠르지는 않다.  그런데 태교 동화를 읽어주던 그 시절부터 책을 읽어주라면 어찌나 빠르게 읽어주는지 모르겠다.  남편이 느리게 읽어주던 책은 글자가 정말 적은 헝겊책 정도 - 왠지 내용이 금방 안읽혀지는 것 같았다. -

남편...책도 천천히 읽어주는 좋은 아빠가 되자.  좋은 부모가 되는 길은 정말 멀고도 험난한 것 같아.

새해가 되면 우리 엄마야도 꼭 사줘야지. - 아..도서관 찾아가서 빌려다 읽어야 하는데 이렇게 자꾸자꾸 사주는 게으른 엄마 -_-;;;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삼성토이북 : 의사놀이 (책 + 의사 장난감 8개) - 2012년 개정판 삼성토이북
신지윤 지음, 윤종태 그림, 김미화 외 도움말 / 삼성출판사 / 2003년 5월
평점 :
절판


큰 기대는 안했었다. 그냥 돌잡이 때 청진기를 집었으니 이제 의사놀이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싶어서  산 책이다. 사고 보니 소윤이네 집에서도 본 것 같다. 그런데 참 좋아한다. 자꾸 갖고와서 읽어달라고 한다. 메이지의 생일파티만큼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런데 입체북이 아니라 오히려 좋다. 입체북은 이미 많이 찢어버렸다. -_-;

글자도 많고 내용도 어려운 책이다.  그런데 책장에 제일 높은 데 꽂혀 있으면 빼달라고 졸라댄다.  아, 신기하다.  표지가 맘에 드는가 보다.  그리고 유난히 큰 책인 것도.  원래 있던 장난감 정리함 책꽂이에는 들어가지도 않을 것 같다.  앞면 보이게 해 놓은 부기 책꽂이 산 보람이 느껴진다. 

첫날은 청진기를 걸어주면 빼더니..이제 자기가 가서 청진기를 걸고 논다.  그리고 체온계는 재는걸 많이 봐서 귀에 넣고 체온 재는 흉내도 낸다.  이런 아가의 흉내들이 여간 귀여운게 아니다.  그런데!  주사기를 잘 모른다. -_-;  감기로 병원에 더러 가기는 하지만, 의사쌤들이 주사를 놔주지 않는 좋은 세상이 되어서 가끔 맞는 예방주사는 잘 기억을 못한다는게 참 고맙다.  문제는 이녀석이 주사기를 귀에 넣는 다는 것이다.  어머님이 깜짝 놀라서 귀가 빨개졌다..하신다.  뭐...뭉툭해서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아 보이지만.  어쨌거나 주사기는 압수.

같이 있는 카르테르던가?  환자의 상태를 적어놓는 종이 같은거...그거도 연필이 달려있어서 아직 엄마가 보관중이다.  커가면서 치과가 뭔지 이비인후과가 뭔지 정형외과가 뭔지 넌 왜 소아과에 가야 하는지 알려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좋고..혹시나 의사가 되고 싶다고 하면 그것도 나쁘지는 않고~

그림도 비록 글자는 많지만 크게 동물 의사선생님들이 나오는 것이 아가가 봐도 좋아하기에 충분한 것 같다.  뭐 내용이야 대충 만들어서 해주면 되니까.

참 좋다.  다른 의사놀이 책은 안 봐서 딴거랑 비교하긴 불가능하지만, 잘 산 것 같고 의사놀이 책 찾는 사람한테 강추~ 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구해줘와 비슷하고 약간 더 재미있는 책이다. 
소재도 워낙 비슷하고 배경이나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도 너무 비슷해서 김민종의 노래를 듣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심지어 표지도 비슷하다.  같은 책인줄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로 넘어가면서 페이지를 빨리 넘기게 되고 끝나고 책장 덮을 때는 잼있네..싶은 느낌이 들어 별점은 4개 주었다.

아무래도 구해줘는 이랬는데 당신은 이렇다..라는 비교를 혼자서 계속하게 된다.

지난편 구해줘에서는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 오더니.
이번에는 30년전의 과거로 돌아간다.  원래는 과거로 돌아가서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고 싶다는 작은 바램만 이루려고 한 것이었으나
어디 인간의 마음이 그런가? 화장실 갈때와 나올 때가 다른데.
이젠 운명을 거스르려는 갖은 잔머리를 쓰고야 만다.

나비효과 영화에서처럼 미래는 그런 노력들로 인해 다소 뒤죽박죽이 된다.

젊은 작가구나 싶은 점은 오바마 대통령도 사용할 것 같은 아이팟을 들고 30년 전으로 돌아갔다던가 막 "애플"이라고 불리는 컴퓨터가 개발되었을 당시를 (아이팟과는 30년 쯤 차이가 나는구낭) 무대로 한다는 것도 왠지 잼있다.

그렇게 시키지 않았는데 책장 앞에 나오는 작가의 얼굴과 등장인물인 프랑스에서 미국에 건너온 친구 매트를 매칭시켜 상상을 했다.
.
다음장에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계속 궁금하게 했고 특별한 반전은 없지만 그렇다고 뻔한 다음 장면도 아니었던 점이 좋았다.
그리고 배경 무대가 샌프란시스코였는데 내가 아는 미국은 샌프란시스코가 다 이기 때문에 왠지 배경들이 상상될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표지는 다음부터는 푸른색 톤으로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  여름이니까 ^^

그리고 결말을 알려주면 약간의 스포일러가 될수도 있겠는데 나름 해피엔딩이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