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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세상에 오기 전에 있었던 모든 일 - 2023 볼로냐 라가치상 픽션 부문 대상
야엘 프랑켈 지음, 김정하 옮김 / 민트래빗 / 2023년 9월
평점 :

안녕, 내 말 들려?
네가 세상에 오기 전에 말이야...
요즘 내 인생에 가장 큰 고민은 둘째를 낳을까 말까다.
초예민한 아이를 낳아 둘째 생각은 꿈에도 없었던 작년초반까지를 지나
이제 몸이 좀 편해지니 둘째 생각이 스멀스멀.
양가 도움 없이 맞벌이를 해야하는 상황에서 이 생각은 사치다! 하며 고이 접으려고 했지만
계속 생각 나는 것이... 나도 내 미래를 모르겠다.
우리 아이는 어린이집이나 놀이터에서 동생들을 보면
뭐 저런 쉽고 간단한 것 까지 미주알 고주알 다 알려주나... 할 정도로 챙긴다.
우리 집에서는 가장 작고 늘 챙김 받는 아이가 누군가에게는
뭔가를 가르쳐 줄 수 있는 큰 존재가 된다는 게 우리 아이에게는 참 크게 다가오나보다.
늘 "나는 언니니까!" "동생들이 날 너무 좋아해~"라는 말을 달고 사는 아이를 보면
역시 동생을 만들어 줘야...?! 란 생각을 났다가
...독박육아하며 아이랑 투닥이다보면 들어가는 ㅠㅠ
하지만 이런 고민 끝에 언젠가 둘째를 가지게 된다면,
우리 아이를 품에 쏙 넣고 함께 읽어보고 싶은 그림책이 생겼다.
내가 좋아하는 야엘 프랑켈 작가님의 신간
<네가 세상에 오기 전에 있었던 모든 일>이다.

한번은 어항을 만지다 나도 모르게 그만 깨뜨리고 말았어.
너는 아무것도 만지지 말라고 미리 알려 주는 거야.
왜냐하면 깨진 유리 조각에 베일 수 있기 때문이야.

머리카락을 자리고 나면 막대 사탕이나 캐러멜 두개를 선물로 줘.
하지만 에스네스토는 아무 것도 받지 못했지.

엄마는 이제 네가 무척 많이 자라서 바닥에 있는 물건을 주울 수가 없대.
네가 엄마 뱃속에 있은 지 오래되었어.
나오려면 얼마나 더 있어야해?
동생에게 알려 주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안 그래도 말 많은 우리 아이에게 동생이 생기면
종알종알 동생 옆에서 해 줄 이야기가 얼마나 많을까?
책을 읽으면서 당장 동생을 가져야 겠다! 라는 마음보다는
내가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준비가 되었을 때 동생을 가지면 우리 아이가 동생에게 해줄 말이 더 많아지겠구나.
조급해 말고 마음에 여유를 가져도 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항이 깨졌을 때 만지면 안 된다는 것,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고 나면 간식을 준다는 것
네가 많이 커져서 엄마가 허리를 숙여서 물건을 줍기가 힘들다는 것.
너무 소소해서 어른에게는 별 것도 아닌 일상조차 아이에게는 동생에게 알려주고 싶은 큰 일 인가보다.ㅎㅎ
둘째가 생긴다면, 이 책의 아이처럼 알려 주고 싶은 걸 직접 그려 책을 만들어 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가족의 형태
동생을 가진 아이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책 속에는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녹아있다.
이모의 재혼 가정을 낯설어 하던 아이는 어느 순간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이모의 가족을 받아 들이고,
반려견도 가족으로 생각하는 모습을 통해
1인 가구, 딩크부부 등 점점 다양해지는 가족의 형태를
아이에게 알려줄 수 있었다.
어쩌면 동생이 생기는 것이 아이에게는 마냥 설레는 일 보다는
두렵고 질투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이 책을 읽고 아이와 동생에게 네가 뭘 알려 줄 수 있을 지
함께 생각하다보면 그런 아이의 불안함이 가라앉지 않을까?
둘째를 가진 집에도, 고민하는 집에도 꼭 추천하고 싶은 그림책이었다.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후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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