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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손님과 꿈사탕 가게 ㅣ 길벗스쿨 그림책 24
콘도우 아키 지음, 황진희 옮김 / 길벗스쿨 / 2023년 10월
평점 :

꿈에서라도 보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펭펭의 꿈사탕 가게로 초대합니다.
며칠 전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나랑 근 25년을 함께 살았던 우리 할머니.
100세가 다 되어서 돌아가셨고, 주무시면서 돌아가셨기에 호상이라고 할 수 있었다.
장례식장 분위기도 침울하지 않았고, 25년을 함께 살았지만
마지막 8년 정도는 할머니가 요양원에 들어가시고 중간에 코로나까지 겹쳐 자주 보지 못했기 그랬을까?
예전에 상상했던 만큼 눈물이 나진 않았다.
할머니의 부고를 듣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생각 나는 것은 따스했던 추억이 아니라
할머니에게 잘못했던 두가지의 기억들이다.
할머니에게 잘못했던 일이야 셀 수없을 텐데 다른 것은 기억나지 않고
이 두가지가 매일매일 머릿속을 뱅뱅 돌고 있다.
그때는 자존심때문에 사과를 안했고
그 이후에는 많이 지난 일인데 싶어 언급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는 할머니가 없다.
매일 밤에 몇개 있지도 않은 할머니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서 울며 잠들어도
꿈에서도 우리 할머니는 안 보인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이 그림책 서평 신청을 했는데,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책이 도착했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책을 읽었더라면 아마 이렇게까지 와닿지는 않았을텐데,
상실을 경험하고 읽은 <반가운 손님과 꿈사탕 가게>는 나에게 참 큰 위로가 되어 주었다.
상실을 경험한 사람에게는 위로가,
아직 상실을 경험해보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소중한 사람과 쌓아갈 추억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그림책
<반가운 손님과 꿈사탕 가게>를 소개한다.

꿈을 사탕으로 만들어 파는 꿈사탕 가게의 주인
펭펭과 모구모구는 할아버지의 오랜 친구인 페리 할아버지 집에 놀러왔다.
맛있는 과자를 먹으며 이제는 볼 수 없는 할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건 언제나 즐겁다.
페리 할아버지의 꿈 속에서 오랜만에 펭펭은 할아버지를 만난다.
페리 할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나무 밑에 무엇인가를 심는 걸 보고 펭펭은 그 나무를 찾아가는데...

나무 밑에는 할아버지와 추억의 물건이 가득하다.

할아버지와의 물건으로 할아버지를 추억하고 든 꿈에는 오랜만에 할아버지가 나왔다.
팔다리, 손마디가 굽어지지 않고 나를 똑바로 알아보고 보미야 하고 불러주는 우리 할머니랑
꿈에서 대화하고 싶다.
펭펭은 할아버지랑 있었던 추억을 떠올리며 행복해하는데,
나는 할머니랑 오래 같이 살았어도 떠올리며 행복해할 추억이 많이 떠오르지 않는다.
꿈에서 만나면 대화하게 추억 좀 많이 쌓아 놓을 걸.
할머니와의 추억의 물건 좀 만들어 놓을 걸.
지금 급작스럽게 다가온 상실에 후회만하고 있지만, 언젠가 다가올 다음 상실에 내가 허우적 거리지 않기 위해서
지금부터 나도 펭펭처럼 나눌 수 있는 추억을 많이 만들어 놔야겠다.
사진도, 물건도, 기억도 매년 꼭꼭 눌러담아 언젠가의 상실에 추억의 뚜껑을 열어보면
추억할 거리가 너무 많아 슬퍼할 겨를도 없게 해야겠다.
나에겐 펭펭의 꿈사탕이 없지만, 그렇게 꿈사탕을 잔뜩 만들어 놔야겠다.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후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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